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 다시 한번 읽어볼게요.

D-29
이 질문을 지정할 때 즈음엔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 책을 완독하고 온라인 독서모임도 하고 난 이후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일단 문장 수집을 하다가 발견하면 남겨볼게요. <소년이 온다>를 읽고,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는데요.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우듬지'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던 건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듬지: 나무의 꼭대기 줄기.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한강 작가님의 다른 책들이 떠올랐어요.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지만 아직 못 읽은 책들.
디 에센셜 한강 (무선 보급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작가의 핵심 작품들을 큐레이팅하여 한 권으로 엮은 스페셜 에디션 ‘디 에센셜The essential’. 문학동네에서 출시하는 디 에센셜 한국작가 편은 ‘센세이션’이라는 키워드 아래, 독자들에게 강렬한 독서 경험을 선사하며 한국문학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가를 선정한다. 첫번째 작가는 한강이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 시인선' 438권. 인간 삶의 고독과 비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맞닥뜨리는 어떤 진실과 본질적인 정서들을 특유의 단단하고 시정 어린 문체로 새겨온 한강의 첫 시집. 틈틈이 쓰고 발표한 시들 가운데 60편을 추려 이번 시집을 묶었다.
키가 자라고 싶었지. 팔굽혀펴기를 마흔번 연달아 하고 싶었지. 언젠가 여자를 안아보고 싶었지. 나에게 처음으로 허락될 여자, 얼굴을 모르는 그 여자의 심장 언저리에 떨리는 손을 얹고 싶었지.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57, 한강 지음
그가 손을 쳐들었을 때, 설마 때리는 건가, 생각하며 앉아 있었던 그녀 자신을. 목뼈가 어긋난 것 같았던 첫 충격을.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70, 한강 지음
얼굴은 어떻게 내면을 숨기는가, 그녀는 생각한다. 어떻게 무감각을, 잔인성을, 살인을 숨기는가.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77, 한강 지음
그녀는 책을 덮고 기다렸다. 창밖이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인간을 믿지 않았다. 어떤 표정, 어떤 진실, 어떤 유려한 문장도 완전하게 신뢰하지 않았다. 오로지 끈질긴 의심과 차가운 질문들 속에서 살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95-96, 한강 지음
한달 전 그의 부고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그 눈이었습니다. 멀건 콩나물국에서 콩나물을 골라 먹다 말고 멈칫 나를 보던 눈. 그가 콩나물을 다 먹어버릴까봐 긴장하고 있던 나를, 우물거리는 그의 입술을 혐오하며 쏘아보고 있던 나를 묵묵히 마주 바라보던, 나와 똑같은 짐승이었던 그의 차갑고 공허한 두 눈.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07, 한강 지음
김진수의 생각에 대해선 알지 못합니다. 그는 자신이 죽으리라고 예상하면서도 도청 밖까지 나갔다가 되돌아왔던 걸까요. 아니면 나처럼, 죽을 수도 있지만 살 수도 있다는 생각, 어쩌면 도청을 지킬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평생 동안 부끄러움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거란 막연한 낙관에 몸을 실었던 걸까요.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13, 한강 지음
아니요, 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17, 한강 지음
우, 우리는······ 주, 죽을, 가, 각오를 했었잖아요. 김진수의 공허한 눈이 내 눈과 마주친 것은 그때였습니다. 순간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원한 게 무엇이었는지. 우리를 굶기고 고문하면서 그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너희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른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이었는지, 우리가 깨닫게 해주겠다. 냄새를 풍기는 더러운 몸, 상처가 문드러지는 몸, 굶주린 짐승 같은 몸뚱어리들이 너희들이라는 걸, 우리가 증명해주겠다.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19, 한강 지음
해쉬태그나 키워드 3개를 이 책에 붙인다면?
소년, 태극기, 먹는 일
이 책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소년, 동호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나서 '소년'을 뽑았고요. 관에 태극기를 두른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결국 한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더 기묘하고 슬픈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태극기',도 짚었습니다. 그 다음은 '먹는 일'을 뽑았는데요. 먹는 데는 치욕스러운 데가 있다고 책에서 나왔던 것 같은데 그 말이 와닿아서 뽑았어요. 결국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삶의 어떤 것들을 더 가지려는 마음, 그걸 지키려는 욕망 등등... 그런 욕망들 중 가장 익숙한 욕망으로 식욕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갖고 사람들을 싸우게 만들고 고문 하니.. 그게 너무 끔찍하고 생생해서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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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이 잘 없는데 이렇게 읽게 됐네요. 좋은 일로(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읽으려고 했다가 최악의 일로도 다시 읽게 만드는(계엄령)... 진짜 다이나믹 코리아! 2025년에도 꾸준히 읽고 남겨야겠어요. 감사해요!
카, 카스테라가 제,제,제일 머, 먹고 싶어요. 사,사이다하고 가,같이. 외사촌이 죽던 이야기를 하면서도 울지 않던 그 아이는, 뭐가 먹고 싶으냐는 말에 주먹으로 눈언저리를 문지르며 대답했습니다. 눈을 문지르지 않는 그 아이의 왼 주먹, 곽 움켜쥔 그 손가락들 사이에 약솜이 끼워져 있는 것을 나는 묵묵히 바라봤습니다.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20, 한강 지음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내가 겪은 일들을 이해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20, 한강 지음
각진 각목이 어깻죽지와 등허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자신의 곧은 물성대로 활짝 펴지며 내 몸을 비틀 때, 제발, 그만, 잘못했습니다, 헐떡이는 일초와 일초 사이, 손톱과 발톱 속으로 그들이 송곳을 꽂아넣을 때, 숨, 들이쉬고, 뱉고, 제발, 그만, 잘못했습니다, 신음, 일초와 일초 사이, 다시 비명, 몸이 사라져주기를, 지금 제발, 지금 내 몸이 지워지기를,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21, 한강 지음
그후 우리는 이따금 만나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서로가 자격증 시험에 떨어지고, 교통사고를 내고, 빚이 생기고, 다치거나 병을 얻고, 정 많고 서글서글한 여자를 만나 잠시 모든 고통이 끝났다고 믿고, 그러나 자신의 손으로 모든 걸 무너뜨려 다시 혼자가 되는 비슷한 경로를 거울 속 일그러진 얼굴처럼 지켜보는 사이 십년이 흘렀습니다. 하루하루의 불면과 악몽, 하루하루의 진통제와 수면유도제 속에서 우리는 더이상 젊지 않았습니다. 더이상 누구도 우리를 위해 염려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자신조차 우리를 경멸했습니다. 우리들의 몸속에 그 여름의 조사실이 있었습니다. 검정색 모나미 볼펜이 있었습니다. 하얗게 드러난 손가락뼈가 있었습니다. 흐느끼며 애원하고 구걸하는 낯익은 음성이 있었습니다.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p.126,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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