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

D-29
공중에서 풀럭거리는 이불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으로 멍청하게 살았구나, 싶었다. 멍청해서 멍청하게 살았겠지만, 멍청하게 살아서 좀 더 멍청해진 것 같기도 했다. 공중에 떴다가 가라앉은 이불에 몸이 깔렸는데, 이불은 풀럭거리기 전보다 조금 더 무거워져 있었다.
쇼는 없다 -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60쪽, 이릉 지음
@이릉 작가님께 한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이 소설에는 문장에 쉼표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어떤 효과를 의도하신 것인지, 그냥 작가님의 스타일인지 궁금합니다.
네, 질문 감사합니다. 이번 소설을 쓰면서, 어떤 톤으로 서술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밝고 경쾌하게 가자'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 큰 틀에서의 결정에 따라, 문장은 간결체보단 만연체, 단문보단 중문과 복문 구사 비율을 높였습니다. 그게 이 소설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을까 판단을 했고요. 아무래도 문장이 길게 늘어지다 보니, 가독성이나 의미 전달의 명료성 등 여러 측면에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고민하다가 '쉼표로 리듬감을 만들어내면 어떨까' 하는 의도로 이번엔 쉼표를 많이 넣게 되었습니다. (소설가 중 이기호 작가님이 쉼표를 많이 쓰기로 유명하죠. 이 작가님 소설들을 좋아하긴 합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을 쓰며 문체를 참조하거나 그런 적은 없습니다.) 쉼표를 즐겨 사용하는 편이긴 한데, 이번엔 의도적으로 더 넣긴 했습니다 ^^
처음의 어리둥절함(?)을 잘 지나고 나니 재미의 맥을 찾아냈습니다. 쉼표의 느낌, 저에게는 잘 닿았고요^^
언젠가 더 큰 각도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내 몸이 내려갈 수 있는 바닥의 끝이 어디인지, 나도 궁금했다. 바닥에 닿았다고 생각할 때마다 늘 내겐 더 깊은 바닥이 있었고, 허리를 더 굽힐 때마다 바닥은 조금씩 더 깊어졌다.
쇼는 없다 -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25p, 이릉 지음
함께 책 읽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가 밝았네요. 우리 모두 2025년에는 보다 행복한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새해엔 덜 싸우고 떨 분노하며, 설레임과 흐뭇함이 더많은 날들로 빼곡하시길, 책들에서 그러하시길 바라봅니다!
좋아요! 여기엔 좋아요 버튼이 없어서 참 불편합니다. 😢
ㅎㅎㅎ 자기 기분이나 마음을 좋아요 버튼 누르는 행위 말고 언어로 표현하게 하자... 는 의도가 있었는데 불편하기도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게 깊은 뜻이...! ㅎㅎ 고맙습니다. 장맥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도 그 생각이 종종 들곤 했는데, 어쩌면 sns의 감정버튼들에 익숙해졌나 싶기도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든 이는 언젠가 심장이 멈추는 날이 오고,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마지막 숨결을 내뱉는 순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가 일생 다른 이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삶 자체보다 더 웅장한 떨림을 안겨 줬다면, 그의 존재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쇼는 없다 -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32p, 이릉 지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43p에 보면 김일을 아냐고 묻잖아요. 김일이 박치기왕 맞고요, 김일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하나 더 있는데 천규덕 선수입니다. 아마도 이 두 선수가 70년대 프로레슬링계를 이끌었던 라이벌이자 양대 산맥이라고 볼 수가 있죠. 일본엔 책에 나왔던대로 안토니오 이노끼 선수가 있는데,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그땐 한일 감정이 지금 보다 더 안 좋아 김일선수가 박치기로 이노끼 선수를 이기면서 국민 영웅이 됐던거죠. 그러다 70년대 말이되면서 급격히 인기가 떨어졌는데 그중 하나가 꼼수가 있다는 걸 관중이 의식했다는 거죠. 세번 싸우면 두번은 우리나라가, 한번은 상대측이 이기는 방식을 간파하고부턴 더 이상 재미가 없다는 걸 알았죠. 후계자를 키우지 못한 이유도 있고. 여건부라는 선수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김일이나 천규덕 보다는후배였던 것으로 압니다. 그 선수야 말로 경기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같았는데 안타깝게도 전 레스링선수는 여기까지 밖엔 모릅니다.
혹시 소설배경이 되는 게스트하우스(?)의 모델이 이태원에 실제한다면 한번 가보고 싶네요.
실제하는 모델이 있는 건 아니지만, 쓰면서 지금은 없어진 ‘이태원랜드’라는 찜질방을 떠올리긴 했습니다. 이태원역 부근 골목길 계단 위쪽에 있었는데, 규모가 상당했고, 외관이 남대문을 연상시키는 곳이었습니다. 나중엔 찜질방 겸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글이 두번 올라가 삭제합니다)
저는 20대때 이태원의 해밀턴 호텔 수영장을 좋아했어요. 거긴 노키즈 수영장이었거든요.ㅎㅎ 티팬티 수영복을 입은 외국인을 가장한 한국인을 볼 수 있는 국내 몇 안되는 수영장이었지요. 지금은 모든 노키즈존을 혐오하는데, 세월이 인간을 이렇게 변화시키네요 ㅎㅎ
아 넵 작가님 감사합니다. 어떤 지역을 걸을 때 그 지역에 소설가와 소설이 생각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아마 제가 더 많이 읽어야겠지만, 이태원하면 이릉님의 <쇼는 없다>도 생각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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