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3> 이어서 읽고 답해요

D-29
과학책을 좋아해서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를 장바구니에 담아뒀어요. 사실 무슨 내용인지 사실 전혀 몰랐어요. '물질이야말로 화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라는 작가의 말처럼, 주기율표의 원소에서 연상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걸 인터뷰를 읽고 알게 됐습니다. 또한 작가가 아우슈비츠를 경험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제작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여성 창작자들에 관한 프로그램을 관람했어요. 저는 다른 작가의 영화를 봤지만, 수전 손택도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인물 중 하나였습니다. 그때는 사회운동가로 알고 있었어요. 인터뷰를 읽고 나니 수전 손택이 작가로서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졌어요. 사회운동가로만 알고 있었던 게 굉장히 죄송하네요.
프랑수아즈 사강은 어릴 때부터 굉장히 진취적이었네요. 인터뷰 질문이 사강을 어린 애로 보고 할법한 내용이라 좀 별로인데(예: 언론에 실린 평론에서 배운 것이 있나요?), 자기 생각을 대차고 조리있게 대답하는 게 정말 멋있습니다.
저도 똑같이 생각했습니다. 사강이 나이가 들면서 분명히 바뀌거나 발전한 생각들이 있을 텐데 그 얘기도 들어보고 싶었어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는데도 다들 노년의 사강은 외면하는 거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F-2.마음에 남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과학자의 윤리에 대한 프리모 레비의 의견입니다.
여성의 관점에 대한 수전 손택의 말입니다.
독자가 아니라 문학을 위해 글을 쓴다는 손택의 말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존 드릴로의 말입니다.
존 치버의 일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예술은 삶에 기습적으로 현실을 가져와야 한다는 사강의 말입니다.
물질이야말로 제가 화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지요. 진실인지 거짓인지 증명할 수 있는 것을 제 손 안에 두고 싶었거든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인터뷰어: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세요? 손택: 그건 제가 만족해하는 몇 안 되는 이름표 가운데 하나예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예술은 기습적으로 현실을 가져와야 해요. 예술은 우리가 별 의미 없게 여기는 한순간을 가져오고, 다시 또 한순간을, 그리고 또 다른 순간을 가져와서는 그 순간들을 재량껏 바꿔서 지배 정서로 결합된, 특별하고도 연속적인 순간을 창조해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인터뷰어: 소설가가 자신을 소설가 역할로 상상하기 때문에 소설이 쓰일 수도 있나요? 사강: 그렇지 않아요. 먼저 주인공 역할을 맡은 다음 주인공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소설가'가 되려고 하지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가즈오 이시구로] 과거에는 독자들의 질문에 친절하고 솔직하게 답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로 인해 어떤 피해가 생기는지 보게 됐어요. 어떤 작가들은 망가져 버리죠. 결국 침해당하는 기분을 느끼며 분개해요. 그건 글 쓰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죠.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아서 생각하는 거예요. ‘나는 사실주의 작가인데 부조리주의 작가이기도 한 것 같아.’ 자의식이 훨씬 강해지기 시작하죠.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Q. 많은 평론가들의 생각처럼, 그 소설이 매우 어둡다고 보세요? A. [이시구로]전 언제나 『나를 보내지 마』가 유쾌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과거에는 인물들의 실패담을 썼죠. 그 이야기들은 저 자신이나 힘들고 암울한 삶을 그려낸 책들에게 경고를 해줬어요. 『나를 보내지 마』를 통해, 인간의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도록 스스로에게 처음으로 허락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 인간은 결점이 있을지 몰라. 질투와 옹졸함 같은 일반적인 감정에 취약할지 몰라.’ 하지만 전 본질적으로 품위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함을 깨닫게 되면 사회적 지위나 물질의 소유에는 집착하지 않기를 바랐어요. 서로에 대해, 그리고 상황을 바로잡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랐죠. 그렇기 때문에 그 책은 우리의 죽을 운명이라는 다소 우울한 사실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지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제가 이시구로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인데, 작품을 통해 느낀 것을 작가가 정확하게 자기 입으로 전달해주는군요. 자신의 의도가 작품을 통해 그대로 전달이 되니 참으로 실력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시구로] 플라톤의 「대화편」을 보면, 이상주의적인 사람들은 두세 번 실망하면 대개 염세적으로 변한다고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구절이 있어요. 플라톤은 선의 의미를 찾는 문제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암시하는 거예요. 퇴짜를 맞더라도 환멸에 빠져서는 안 돼요. 우린 그저 그 탐색이 어렵다는 걸 발견한 것뿐이고, 탐색을 계속할 의무가 있어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Q. 『사진에 관하여』는 어떻게 쓰시게 됐나요? A. 손택: 1972년 초에 『뉴욕 리뷰 오브 북스』의 바바라 엡스타인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다이앤 아버스의 추모 사진전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녀가 “사진전에 대한 글을 써보는 게 어때요?”라고 하더군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 그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사진 전반을 다루는 몇 단락으로 시작한 다음 아버스로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곧 몇 단락보다 훨씬 많은 단락이 생겼는데 뿌리칠 수가 없었어요. 그 글은 점점 증식했어요. 종종 불운한 마법사의 견습생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글로 쓰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지요. 하지만 전 고집이 세요. 세 번째 에세이를 쓴 뒤에야 아버스와 그 사진전을 다룬 몇 단락을 간신히 넣었답니다. 그리고 이 작업에 전념할 것이며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죠. 『사진에 관하여』를 구성하는 에세이 여섯 편을 쓰는 데 5년이 걸렸어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수전 손택,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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