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겨울]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

D-29
저는 한국 제목이 더 나은 것 같네요 책을 읽다 보면 "19세기 소설에도 우연의 일치는 많았다" 라는 대목이 나오거든요 인생은 아이너리하게도 수많은 우연으로 빚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영화로 난들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틸다 스윈튼도 생각나지만 좀더 따뜻한 느낌의 줄리안 무어도 생각나네요 최근에 룸넥스트도어를 너무 재미있게 본지라
더 룸 넥스트 도어Ingrid, a best-selling writer, rekindles her relationship with her friend Martha, a war journalist with whom she has lost touch for a number of years. The two women immerse themselves in their pasts, sharing memories, anecdotes, art, movies—yet Martha has a request that will test their newly strengthened bond.
줄리언 무어를 잊고 있었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번역 제목도 작품과 잘 어울리는 좋은 제목인 것 같아요. 이렇듯 번역 제목이 원제보다 더 나은 경우가 종종 있죠. 소설은 대체로 원작을 따라가는 편이지만, 영화만 해도 [부치 캐시디 앤 더 선댄스 키드]가 [내일을 향해 쏴라]가 된다거나 [보니 앤 클라이드]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가]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반대로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이상한 제목이 되기도 하지만요... (공교롭게도 원제가 모두 인명이나 지명 같은 고유명사네요)
앗 저도 처음에 틸다 스윈튼 언급을 보고 아, 틸다 스윈튼 멋지네, 했다가 그런데 지나치게 넘사의 외모여서… (인간계가 아닌 느낌ㅎ) 오히려 줄리안 무어가 더 어울릴지도? 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룸넥스트도어 넘 재밌게 봤어요. 정말 오랜만에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를 봤는데 영어 대사임에도 알모도바르 영화 특유의 느낌이 살아서 신기했더랬어요… 원색의 활용과 음악 덕분일까요. 영화 이야기 보니 넘 반가워 주절거려 봅니다 ㅎㅎ
저는 이 영화의 색감에 넋을 놓고 봤던 것 같아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미지로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에요!
닐이 묘사하는 엘리자베스 핀치는 닐이 관찰자 입장에서 외부적으로 보이는 사실적인 모습과 그에 따른 상상 혹은 짐작이 덧대어져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 묘사된 엘리자베스는 닐의 시선에 따른 것으로써 상당히 주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맞아요, 보통 일반적인 소설에서는 초반부에 화자가 어떤 대상을 이상적으로 묘사한다면 중반 이후 이면의 비밀이 드러나며 그 인식이 뒤집히는 반전이 일어나기 마련인데요. 그것이 소위 말하는 '장르소설'에서는 낙차가 크고(실은 세상 선량해 보이는 그 이웃이 살인마였어!) '순문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낙차가 적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요. 과연 줄리언 반스는 이것을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두근두근... (저는 이미 다 읽었지만요...)
이 작품을 영화화한다면 케이트 블란쳇이 캐스팅 된다면 좋겠어요. 영문은 모르겠지만 EF에게서 중성적(어쩌면 무성적) 뉘앙스가 느껴져서요.
실제 모델이 있었다니 더 궁금해요. 그 전에 찾아보면 그 인물이 같이 보일거 같으니 책 다 읽고 찾아봐야겠어요.
그녀가 첫 수업에서 우리에게 뭘 가르쳤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막연하게나마 내 평생 이번 한 번만큼은 제대로 찾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12쪽,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많이 늦게 책을 펼쳤습니다...(모두 독감 조심하세요...) 도입부에서부터 ‘문화와 문명’ 강의실에 제가 함께 앉아있는 기분이었네요. 저는 초반부에서 화자가 EF를 묘사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대학 시절의 은사님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분들의 수업을 들으면서는 '이게 교육이지' 싶은 놀라움을 경험하기도 했는데요. 매 수업 때마다 강의 내용 이상의 것을 가르쳐 주신 그분들을 오랜만에 뵙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반갑습니다! 저희 가족도 연말에 독감이 걸려서 한참 고생했어요. 정말 독하더라고요. EF를 보며 대학 시절 은사님을 떠올리셨다니 무척 부럽습니다. 저는 그냥 내게도 그런 선생님이 있었다면 좋았겠다,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제가 존경하는 은사님은 물론 계시지만, EF와는 전혀 다른 타입이셨어요. 저도 문득 선생님이 뵙고 싶네요.
안녕하세요 함께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토요일에 첫 부 '하나' 읽은 소감 나눕니다! 1. 모순적인 제목은 어떤 의미일까 비켜갈 수 없다면 그건 더 이상 우연이 아닐텐데 형용모순인 제목이라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우연이라 생각하는 건 단지 그 필연성을 모르기 때문일까요? 책 추천사 내용을 보건데 누군가를 '어떤 사람'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건 그 사람을 모르기 때문이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제목인가 싶기도 해요. 2. 닐은 엘리자베스 핀치가 그렇게 좋은가 닐이 EF를 너무 열렬히 추종해서 괜히 반감이 생기나봐요. 둘만의 식사에 훼방 놓은 안나도 비슷한 마음이었을까요. 닐은 EF의 감상적이지 않고 자기연민하지 않는 태도를 굉장히 높이 사는데, 저는 EF가 이 둘에 자연스럽다기보단 방어적인 게 아닌가 싶어요. 건강한 감상과 자기연민이 필요한 순간에도 그런 스스로를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1. 원제는 담백한 <엘리자베스 핀치>인데 번역본 제목은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가 된 이유는 아무래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운을 맞추기 위한 출판사의 전략인 것 같아요. 하지만 내용과 밀접한 제목이기도 해서, 제목을 생각하며 작품을 읽는다면 더 풍부한 감상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2. 주인공은 핀치 교수에게 처음부터 속수무책으로 빠져들며 거의 ‘추앙’을 하는데요, 실제로 핀치의 강의실에서는 주인공과 다른 감상을 가진 학생들도 있고 오히려 주인공의 그런 태도 때문에 더욱 반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핀치의 그런 초연한 태도가 어떤 방어기제일 수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사람에게는 다양한 측면이 있고 어떤 면에서 보면 장점이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약점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초반부의 주인공이 너무 좋은 측면만 보고 있는 건 분명한듯 합니다.
저도 2번 말씀에 공감이 가네요 ㅎㅎ 저도 읽으면서 그래...EF가 훌륭한 사람인 건 알겠어 그런데 정말 그렇게까지 다 완벽한 사람이야?? 하는 약간의 삐뚤어진 심보로 보기도 했었거든요.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중심 인물이 거의 결점 없는 이상향으로 묘사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조금 의문이 있기는 했고요. 사실 EF라는 사람이 완벽하다기보다는 EF를 바라보는 닐이 그렇게 보고 싶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기는 하지만요...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닐의 환상이 깨지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 점이 또 하나의 독서의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는 호기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흥미가 없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역설적으로 젊은 사람일수록 자기 확신이 더 강해요. 그들의 야망은 외부인의 객관적인 눈에는 모호해 보이지만 자신들에게는 선명하고 성취 가능해 보이죠. 반면 성인의 경우는...... 일부는 그저 즉흥적으로 등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삶에서 결핍을 느끼기 때문에 와요. 자기가 뭔가 놓쳤을지도 모른다는 느낌, 그런데 이제 상황을 바로잡을 기회 -어쩌면 아마도 마지막 기회-가 왔다는 느낌. 나는 그게 대단히 감동적이라 생각해요."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p.72,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그녀와 직선적인 대화를 나누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제 알겠는가? 아니, 이것도 모욕이다, 라는 걸 깨닫게 된다. 내 말은, 나에게, 또 나 같은 사람들에게 그녀와 대화를 나눌 때 그것을 주도하거나, 심지어 동등한 자리에 서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제 알겠느냐는 거다. 그녀가 그걸 교묘하게 조종하기 때문이 아니라 - 그녀는 내가 만나본 여자 가운데 그런 교묘한 조종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더 넓게, 다른 지평과 초점으로 사물을 검토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바라건대는, 내가 왜 그녀를 흠모했는지 알게 되었기를 바란다. 또 나는 그녀가 나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사실을 흠모했다. 내가 이런 말을 안나에게 했을 때 - 딱 그대로 - 그녀는 나를 지적인 마조히스트라고 불렀다. 나는 그 딱지가 싫지 않았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부모님은?" "중간 어딘가쯤. 그 말은 우리 둘 다 그분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는 뜻이죠. 오 뻔한 방식으로 그런 건 아니고. 나는 흔히 말하듯이 '그분들에게 손자를 안겨 드렸어요;. 하지만 내 생각에 그분들은 리즈가 더 관습적이기를, 그리고 나는 더...... 진취적이기를 바랐다고 봐요, 아마도."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p.97,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둘'까지 읽으면서 또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율리아누스의 행적에 대한 닐의 - 작가의 - 글부터, 중간에 EF를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묘하게 구슬펐네요. 이름만 아는 정도지 구체적 행적은 몰랐던 황제라 세간에 문학작품으로까지 다뤄졌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무슨 소리를 했는지 약간이라도 읽어보자고 위키 소스 뒤졌다가 꽤 놀랐습니다. 사람이 질투하면 비난하면서, 신이 질투하면 신성이냐는 이 패기는 요새 기준으로 쳐도 닐의 말대로 두개골에 피켈 꽂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율리아누스 황제 또한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율리아누스 황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점에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일단 인물도 그렇지만, 비난을 감내했다는 면에서도 선택된 것일까 싶기도 하네요. 율리아누스는 사후에도 계속 까이고 있으니 단순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EF에 대한 제프의 편지(한숨 팍...)를 보니 나름 평행라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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