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겨울]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

D-29
안녕하세요 그믐 활동은 처음입니다!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로 시작하게 되니 그믐 활동은 우연이 아닌 필연일지도요😉 다같이 재밌게 알차게 읽어나가보아요!
반갑습니다! 비켜 가지 않는 우연이라는 말이 새삼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 우연이 함께 읽는 모두를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해지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이 모임에서 함께 <우연을 비켜 가지 않는다>를 읽을 강보원입니다. 얼마 전 이동진 평론가가 꼽은 2024년 최고의 책에도 이 책이 선정되었네요 ㅎㅎ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에 대한 섬세하고, 슬프고, 동시에 어느 정도는 또 즐거운 접근이 담겨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책을 읽어가며 틈틈이 인상깊었던 구절이나 그로부터 떠오른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해주시면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며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은 주말에 시간을 내서 1부부터 금방 읽어버리면 좋을 것 같네요!
'하나'까지 읽고 조금 끄적여봅니다. EF는 이미 시작부터 의연하고 색다르지만, 첫 챕터를 읽고 앞쪽을 다시 보니 '그녀가 생명력을 유지해주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버린 진리에 따라 살았다' 문장이 머리에 더 박혔네요. 복장부터 에픽테토스 인용, 사색 노트까지 모든 게 이 문장이 펼쳐지고 변신한 것 같아서...이런 인간관계가 있다는 걸 닐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건, 작가도 읽는 사람도 EF라는 인물을 기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이겠지...? 하고 상상해봅니다. 저런 품위를 살짝 꿈꿔본 사람에게는 실제로 그렇네요.
저도 '그녀가 생명력을 유지해주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버린 진리에 따라 살았다'라는 문장이 눈에 확 들어왔던 것 같아요. 읽는 순간 문학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진리에도 생명력이 있어서 그것을 진리라고 여겨주고 그에 따르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진리도 죽고 사라지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믐의 캐치프레이즈랄까, 이곳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문장도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잖아요. 그러니 책을 읽고 있는 우리도 어느 정도는 이미 EF의 길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ㅎㅎ
진리의 생명력 말씀에 고개 끄덕이게 되네요. 이미 사라진 시대의 정신이라도 지식의 끈이 이어져있다면 얼마든지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스케일이 너무 커서 놀랍기도 합니다. EF 정도로 현 상황에 맞는 적용까지 하면서 옛 정신을 구현한다는 건 정말 가능할까 싶습니다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녀는 이전 세대가 아니라 이전 시대의 진리, 그녀가 생명력을 유지해주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버린 진리에 따라 살았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p.23,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저도 같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어요!
좋은 문장들이 많지만, 선빵(?)이라 그런가 임팩트가 정말 크네요~
저도 같은 문장에서 한참 서성였습니다. 품격이라는 단어를 떠올렸구요. EF의 외형과 강의 장면을 통해 그녀의 취향이 드러나면 EF의 이미지를 떠올리느라 혼자 분주했습죠.^^ EF의 블라우스(p.13)와 흡연(p.15) 장면에서는 줄리안 오피의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묵직한 문장은 모두에게 훅 다가오나봐요. 사실 전 흡연 이야기에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깔끔하고 담백한 EF가 니코틴 착색된황니를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하지만 그런 것들이 인생의 우선 순위가 아닌 인물이니 또 묘하게 납득도 되네요.
핀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작품인 것 같아요!
전 이 책을 두 번째 읽는데요, 오늘 내일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하아, '엄격한 즐거움'(p.12)이 넘쳤을 EF의 강의를 직접 수강하고 싶어졌습니다. '고요와 수십 년 흡연으로 풍요로워진 차분하고 맑은 목소리'(p.16)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강의라니!
아.. 금연 4년차건만.. 담배 얘기만 따라가면서 읽고 있네요. ㅠ.ㅠ 진도는 완전 초반 40pg 어간인데.. 그러나저러나 오랜 흡연 경력으로 절감한 바이지만... 흡연으로 목소리가 풍요로워지고 차분해지다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쫌.. ㅋㅋ 그걸 보면 닐은 분명 핀치에게 푹 빠진 거네요.
저도 그 부분을 읽으면서 ???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말씀하신 것처럼 그걸 닐이 완전 콩깍지가 씌인 상태라는 것을 증거하는 문장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녀는 여러 면에서 그녀의 시대 바깥에 있었다. (…) 그녀는 고결하고 자족적이고 유럽적이었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p.23,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은 엘리자베스 핀치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우리가 흔히 소설에 등장하는 선생님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열정적인 타입의 교육자는 아니에요. 그렇다고 냉소적이거나 학생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그런 교육자도 아니지요. 독설가도 달변가도 아니고요. 친절하지만 상냥하지는 않고 호들갑떨지 않으면서 학생들을 자신과 동등한 지성체로 대한다는 인상을 주네요. 13페이지부터 한쪽 조금 넘게 엘리자베스 핀치에 대한 묘사가 들어가는데요, 요즘 소설치고는 제법 긴 묘사네요. 재미있는 건 분명 핀치의 외양에 대한 묘사인데 우리가 흔히 ‘인물 묘사’에서 기대하는 외모에 대한 묘사보다는 전적으로 스타일에 대한 묘사에 치중해 있다는 거예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핀치가 타고난 것보다는 스스로 만들어온 무언가가 더 그에 대해 중요한 많은 것들을 의미한다고 말하는 것 같네요. 여담이지만, 여러분은 핀치에 대한 묘사룰 보고 누구를 떠올리셨어요? 저는 약간 수전 손택 같은 느낌 혹은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프랜 리보위츠가 떠오르더라고요. 영화로 만든다면 어쩐지 에밀리 블런트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줄리언 반스는 실제 모델을 두고 핀치라는 인물을 만들었다고 해요. 영국의 소설가이자 미술사학자였던 어니타 브루크너와 역시 영국의 소설가인 힐러리 맨틀이 그 주인공인데요. 두 분과 줄리언 반스는 모두 부커상을 수상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영상화를 생각하니 저는 틸다 스윈튼에게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실제 모델이 있다는 게 정말 놀랍네요. 암에 대한 EF의 발언에서, 이 정도 침착함은 소설이니까 할 수 있는 묘사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이런 인물의 바탕이 되는 분들이면 얼마나 의연한 성격이셨을지...
틸다 스윈턴도 어울리네요! 틸다 스윈턴을 말씀하시니까 케이트 블란쳇도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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