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겨울]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

D-29
하아, '엄격한 즐거움'(p.12)이 넘쳤을 EF의 강의를 직접 수강하고 싶어졌습니다. '고요와 수십 년 흡연으로 풍요로워진 차분하고 맑은 목소리'(p.16)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강의라니!
아.. 금연 4년차건만.. 담배 얘기만 따라가면서 읽고 있네요. ㅠ.ㅠ 진도는 완전 초반 40pg 어간인데.. 그러나저러나 오랜 흡연 경력으로 절감한 바이지만... 흡연으로 목소리가 풍요로워지고 차분해지다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쫌.. ㅋㅋ 그걸 보면 닐은 분명 핀치에게 푹 빠진 거네요.
저도 그 부분을 읽으면서 ???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말씀하신 것처럼 그걸 닐이 완전 콩깍지가 씌인 상태라는 것을 증거하는 문장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녀는 여러 면에서 그녀의 시대 바깥에 있었다. (…) 그녀는 고결하고 자족적이고 유럽적이었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p.23,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은 엘리자베스 핀치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우리가 흔히 소설에 등장하는 선생님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열정적인 타입의 교육자는 아니에요. 그렇다고 냉소적이거나 학생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그런 교육자도 아니지요. 독설가도 달변가도 아니고요. 친절하지만 상냥하지는 않고 호들갑떨지 않으면서 학생들을 자신과 동등한 지성체로 대한다는 인상을 주네요. 13페이지부터 한쪽 조금 넘게 엘리자베스 핀치에 대한 묘사가 들어가는데요, 요즘 소설치고는 제법 긴 묘사네요. 재미있는 건 분명 핀치의 외양에 대한 묘사인데 우리가 흔히 ‘인물 묘사’에서 기대하는 외모에 대한 묘사보다는 전적으로 스타일에 대한 묘사에 치중해 있다는 거예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핀치가 타고난 것보다는 스스로 만들어온 무언가가 더 그에 대해 중요한 많은 것들을 의미한다고 말하는 것 같네요. 여담이지만, 여러분은 핀치에 대한 묘사룰 보고 누구를 떠올리셨어요? 저는 약간 수전 손택 같은 느낌 혹은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프랜 리보위츠가 떠오르더라고요. 영화로 만든다면 어쩐지 에밀리 블런트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줄리언 반스는 실제 모델을 두고 핀치라는 인물을 만들었다고 해요. 영국의 소설가이자 미술사학자였던 어니타 브루크너와 역시 영국의 소설가인 힐러리 맨틀이 그 주인공인데요. 두 분과 줄리언 반스는 모두 부커상을 수상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영상화를 생각하니 저는 틸다 스윈튼에게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실제 모델이 있다는 게 정말 놀랍네요. 암에 대한 EF의 발언에서, 이 정도 침착함은 소설이니까 할 수 있는 묘사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이런 인물의 바탕이 되는 분들이면 얼마나 의연한 성격이셨을지...
틸다 스윈턴도 어울리네요! 틸다 스윈턴을 말씀하시니까 케이트 블란쳇도 떠올랐어요.
오! 저한텐 케이트 블란쳇이 EF랑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
케이트 블란쳇이 EF 역을 맡은 영화를 꼭 보고 싶네요!
에밀리 블런트도 좋고 @꼬모 님께서 언급하신 틸다 스윈튼도 좋아요. 중년~노년 여성이라 생각한다면 메릴 스트립도 어울 것 같아요.
저는 한국 제목이 더 나은 것 같네요 책을 읽다 보면 "19세기 소설에도 우연의 일치는 많았다" 라는 대목이 나오거든요 인생은 아이너리하게도 수많은 우연으로 빚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영화로 난들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틸다 스윈튼도 생각나지만 좀더 따뜻한 느낌의 줄리안 무어도 생각나네요 최근에 룸넥스트도어를 너무 재미있게 본지라
더 룸 넥스트 도어Ingrid, a best-selling writer, rekindles her relationship with her friend Martha, a war journalist with whom she has lost touch for a number of years. The two women immerse themselves in their pasts, sharing memories, anecdotes, art, movies—yet Martha has a request that will test their newly strengthened bond.
줄리언 무어를 잊고 있었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번역 제목도 작품과 잘 어울리는 좋은 제목인 것 같아요. 이렇듯 번역 제목이 원제보다 더 나은 경우가 종종 있죠. 소설은 대체로 원작을 따라가는 편이지만, 영화만 해도 [부치 캐시디 앤 더 선댄스 키드]가 [내일을 향해 쏴라]가 된다거나 [보니 앤 클라이드]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가]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반대로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이상한 제목이 되기도 하지만요... (공교롭게도 원제가 모두 인명이나 지명 같은 고유명사네요)
앗 저도 처음에 틸다 스윈튼 언급을 보고 아, 틸다 스윈튼 멋지네, 했다가 그런데 지나치게 넘사의 외모여서… (인간계가 아닌 느낌ㅎ) 오히려 줄리안 무어가 더 어울릴지도? 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룸넥스트도어 넘 재밌게 봤어요. 정말 오랜만에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를 봤는데 영어 대사임에도 알모도바르 영화 특유의 느낌이 살아서 신기했더랬어요… 원색의 활용과 음악 덕분일까요. 영화 이야기 보니 넘 반가워 주절거려 봅니다 ㅎㅎ
저는 이 영화의 색감에 넋을 놓고 봤던 것 같아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미지로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에요!
닐이 묘사하는 엘리자베스 핀치는 닐이 관찰자 입장에서 외부적으로 보이는 사실적인 모습과 그에 따른 상상 혹은 짐작이 덧대어져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 묘사된 엘리자베스는 닐의 시선에 따른 것으로써 상당히 주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맞아요, 보통 일반적인 소설에서는 초반부에 화자가 어떤 대상을 이상적으로 묘사한다면 중반 이후 이면의 비밀이 드러나며 그 인식이 뒤집히는 반전이 일어나기 마련인데요. 그것이 소위 말하는 '장르소설'에서는 낙차가 크고(실은 세상 선량해 보이는 그 이웃이 살인마였어!) '순문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낙차가 적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요. 과연 줄리언 반스는 이것을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두근두근... (저는 이미 다 읽었지만요...)
이 작품을 영화화한다면 케이트 블란쳇이 캐스팅 된다면 좋겠어요. 영문은 모르겠지만 EF에게서 중성적(어쩌면 무성적) 뉘앙스가 느껴져서요.
실제 모델이 있었다니 더 궁금해요. 그 전에 찾아보면 그 인물이 같이 보일거 같으니 책 다 읽고 찾아봐야겠어요.
그녀가 첫 수업에서 우리에게 뭘 가르쳤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막연하게나마 내 평생 이번 한 번만큼은 제대로 찾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12쪽,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많이 늦게 책을 펼쳤습니다...(모두 독감 조심하세요...) 도입부에서부터 ‘문화와 문명’ 강의실에 제가 함께 앉아있는 기분이었네요. 저는 초반부에서 화자가 EF를 묘사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대학 시절의 은사님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분들의 수업을 들으면서는 '이게 교육이지' 싶은 놀라움을 경험하기도 했는데요. 매 수업 때마다 강의 내용 이상의 것을 가르쳐 주신 그분들을 오랜만에 뵙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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