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겨울]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

D-29
멋진 구절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인용문을 보니 오늘 펼쳐본 책에서 본 제사가 생각나네요. 시그리드 누네즈의 <그해 봄의 불확실성>이라는 소설 앞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자서전의 한 구절을 인용해두었더라고요. 삶은 우리가 산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는 것, 우리가 이야기하기 위해 기억하는 것이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Living to Tell the Tale>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과 타인과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내고, 특히 소설가들은 그걸 직업적으로 하는데, 어떤 소설가들은 그걸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한편, 어떤 소설가들은 기질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떤 소설가가 더 뛰어나다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성향의 소설가가 있다는 의미에서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소설가들은 형식에 대한 고민을 하거나, '이야기할 수 없음(혹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게 '이해할 수 없음')'에 대해 골몰하는 경향이 있고요. 반스도 어느 정도는 그런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세계 역사에 대한 일종의 포스트모더니즘적 전복을 시도한 '소설'이다. 박식과 아이러니, 유머와 서정이 결합된 작풍으로 1980년대 이후 영국 문단의 대표 작가로 부상한 줄리언 반스가, 역사를 어떻게 포착하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세계 27개국에 번역되어 반스의 작품들 중 가장 널리 읽히는 대표작이다.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 마르케스 자서전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날카롭고 비판적인 시선과 라틴 아메리카 토착의 환상적인 신화를 결합한 작품들로 '마술적 사실주의의 창시자'라는 헌사를 받은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자서전이다. 놀라운 기억력과 세심한 시선, 이야기를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으로 자신의 삶의 궤적과 문학적 배경을 복원했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뉴욕 타임스』21세기 최고의 책에 선정된 『구』 저자이자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신작 장편소설. 버지니아 울프를 인용하며 〈불확실한 봄이었다〉라고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감염병에 따른 봉쇄 조치로 인적이 뜸해진 뉴욕 맨해튼에서 우연히 지인의 반려 앵무새를 돌봐 주게 된 한 나이 든 소설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좋은 책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책과 연관지어 읽어보면서,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야기할지 저도 저만의 결론을 가질 수 있었으면 살짝 기대하게 되네요.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야기하는지에 대해서라면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을 강력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솔닛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에요.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그동안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독서 많이 하시길 바랄게요!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저자 리베카 솔닛은 따뜻하고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들이 우리의 삶을 만들어내고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세밀하게 관찰한다. 내밀한 회고록이지만 읽기와 쓰기가 지닌 공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유려하게 웅변하는 에세이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세계 석학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적 순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준비된 우연>이라는 책을 조금 읽었는데요, 말 그대로 한 순간에 나를 바꾼 사람, 말, 사건 등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었어요. 뭐랄까, 다른 평행우주에서 닐이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었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되어 이런 책에 "내 인생은 아무 생각 없이 수강했던 '문화와 문명'이라는 수업에서 엘리자베스 핀치를 만난 순간 돌이킬 수 없이 달라져버렸다"라는 이야기를 썼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이야기라는 건, 우리가 자기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일종의 '틀'이겠죠. 그리고 그것이 틀인 이상 무언가를 그 틀 속에 넣기 위해서는 변형이 불가피할 테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는 EF를 '추앙'이라는 틀 속에 넣었던 닐이 EF가 남긴 메모 속 율리아누스의 삶을 경유해 EF의 발자취를 쫓아가다가 과연 누군가를 그런 틀 속에 넣는 게 옳은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에 맞닥뜨리고 혼란스러워 하는 이야기라고 정리할 수도 있겠네요. 한가지 분명한 건, 그런 혼란을 느끼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절대로 '세계 석학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적 순간'에 들어가는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습니다. 일단 '세계적인 석학'이 될 수 없을 테니까요... (농담입니다ㅠㅠ) 반스의 소설과는 전혀 상관없는 책이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이야기'로 정리하고 거기서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지'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재미있는 병렬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준비된 우연 - 세계 석학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적 순간78명의 석학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인생 이야기. 각각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 인정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발견했을까? 그들의 운명을 지금 여기로 이끈 결정적 순간은 도대체 언제였을까? 이 책은 세계적 석학 78명의 웃음과 눈물, 고민과 통찰이 담겨있다.
저는 이책을 처음에 읽고 내용에대한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만 모임과 같이 다시 읽어보니 그제야 내용에 대한 이해가 되었네요 이 책 모임을 열어준 소전문화재단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저 역시 많은 분들 덕분에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게 함께 읽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부가 아무래도 가장 두껍고 전체 골격을 이해하는 데 핵심 같아서 후루룩 다시 훑어 보다가 이제는 정이 들어 살짝 귀엽기까지 한 우리의 닐에게 이런 회고가 있네요. "그녀의 말은 격식을 갖추었으며 문장구조는 문법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쉼표, 세미콜론, 마침표가 귀에 들릴 정도였다." (16-17pg) 재미 있는 건, <밀리의 서재>에서 이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EF의 또박또박한 말솜씨처럼 성우의 딕션도 엄청나게 탁월했는데.. 슬프게도 전 오디오만으로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더군요. ㅎㅎㅎ 청력과 이해력의 문제겠지요. 책과 병행하면 어떨까 해서 들어본.. 예를 들어 그 다음 페이지 이런 문장. "하지만 테크니컬러와 시네마스코프로, 카르파초가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그 테크닉으로...<...>" (19pg) 뜨헉.. 이런 문장을 듣기만 하고도 너끈히 이해한다면, 감히 천재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다시 돌아와 앞부분을 읽으면 처음 읽었을 때랑 또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면서 새로운 감상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다시 돌아가서 앞부분 읽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동지를 만난 것 같아서 반갑네요! 오디오북이 있군요. 핀치가 강의하는 걸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강의를 듣는 것과 유사한 느낌일 거라는 걸 상상도 못해봤는데 저도 한 번 들어봐야겠네요. 좋은 팁(?) 주셔서 감사하고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줄리언 반스의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가 유난히 잘 안 다가왔던 것 같아요. 저는 이전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소설책보다는 철학책 같다는 느낌이 초반에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율리아누스에 대한 E.F의 강의를 따라 가는 것이 저에게는 좀 버거웠습니다. 리더님의 말에 따라가며 발 맞춰 걷다보니 이제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처음부터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전문화재단 덕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소설보다는 철학이나 인문학에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알 것 같아요. 소설의 구성이 강연과 율리아누스에 대한 에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구성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다시 읽어보시면 전과는 조금 다른 감상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책 내용을 모르는 상태로 쫓아가며 읽는 것과 이미 아는 상태에사 보는 건 또 다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걸 좋아해요. 한 달 동안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의 과제는 과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교정하는 것이다. 이 과제는 과거를 교정할 수 없을 때 더 긴요하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90p,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성공에 대한 자족과 마찬가지로 실패에 대한 자족도 있을 수 있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94p.,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생각해보면 한 책을, 그것도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처럼 두깝지 않은 책을 이렇게 오래 읽어본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은 분들과 함께 읽으며 저와는 다른 관점과 해석과 감상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 직업은 책을 읽는 거라 빨리 읽어버리고, 읽고 나면 잊어버리는 일이 많은데요. 여러분들과 함께 읽은 시간 덕분에 EF와 핀치는 제 안에 오래도록 남아 기억될 것 같아요. 그동안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명절 잘 보내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독서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정말 이 모임 덕분에 책 너무 흥미롭게 읽었어요. 책의 외연으로 확장하고 또 문장 하나 단어 하나로 파고들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금정연 님 제가 내내 궁금했던건데.. 이 책에 대한 화제를 던지실 때 이미 인터뷰나 그런걸 찾아보시고 던지신거였을까요? 뭔가 일신교 얘기도 그렇고 이 책 자체가 그렇게 유도해서 작가가 생각한 방향대로 이 책을 생각하게 된건지, 아님 정연님이 미리 준비하셔서 그렇게 된건지 해서요. 제가 혼자 이책을 읽었다면 과연 그런 쪽에 주의를 기울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여쭤봐요.
즐거운 경험이 되셨다니 저도 좋네요.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인터뷰는 제가 올려드렸을 때 그때 찾아봤어요. 다른 분께서 인터뷰 언급을 해주셔서, 아 나도 인터뷰를 찾아봐야겠구나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하면서요. 아무래도 모임을 이끄는 입장이다 보니 조금 더 꼼꼼히 읽게 되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오래 하다보니 어느 정도 훈련이 된 면도 있겠지요. 한 달 동안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덕분에 폭이 넓어지는 독서를 할 수 있는 팁들을 많이 얻은거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책들도 같이 읽어 볼게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욘욘 님 말씀처럼 '폭이 넓어지는 독서'(전 거미줄 같은 책읽기라고 합니다만 ㅎ)를 누려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작가님이 알려주신 마르케스 자서전의 구절은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추천하신 다른 책들도 잘 쟁여두었네요. 여기서 실제도 아닌 '허구'(그게 우열의 문제도 아니지만요)에 대해서 우리가 이렇게 '같이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가 초반에 눈여겨 봤던 '인위'의 한 형태인 것 같아서 새삼 놀랍고 재미있고 그렇습니다. 약칭, 이름짓기, 이야기 만들기, 책 읽기, 인용하기, 각주 달기, 쓰기, 그리고 문학과 예술, ... 굳이 무겁고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다소 헐렁하지만 보다 폭이 넓은 '인위'라고 한 의도... EF도 결국은 닐에게 배우로서 익숙한 '인위'를 통해서 이 세계와 역사를 잇고 덧대고 일고 쓰라고 소중한 공책들을 물려주면서 에둘러 가르친 건 아닌지.... 곰곰 생각해봅니다. 멋진 선생 EF의 성공한 조언이라고 봅니다. 결국 누구에게나 외로울 이 세계를 견디는 방법 하나를 잘 배워갑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기뻐요. 저도 함께 읽어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제가 소개해드린 다른 책들도, 만약 제가 혼자 읽었다면 그런 책들과의 연결성을 굳이 찾진 못했을 것 같아요. 함께 읽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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