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D-29
"~, 아테네 여신이여! 나를 몰래 쏘아놓고 내가 찬란한 햇빛을 볼 날도 많지 않다고 뽐내는 저자를 내 창이 닿는 곳으로 들어오게 하시어 내가 그를 죽이게 해주소서." 이렇게 기도하자 팔라스 아테네가 그의 기도를 듣고 그의 사지, 두 발과 두 팔을 가뿐하게 해주었다. 그녀는 가까이 다가서서 물 흐르듯 거침없이 말했다. "디오메데스여!자, 이제 용기를 내어 트로이아인들과 싸우도록 하라. ~다만 제우스의 딸 아프로디테가 사움터에 들어오거든 날카로운 창으로 그녀를 찔러주도록 하라."
일리아스 제 5권 p133~4,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좀 전까지만 해도 제우스에게 찍히면 안된다고 해 놓고선 본인은 디오메데스를 꼬드기네요.. 역시 아테네... 지혜, 전쟁 전략, 기술의 여신답습니다. 그런데 외 아프로디테를 공격하라고 했을지 뒤가 궁금해집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혼란은 또 어느 신들의 장난이야?! 하며 읽고 있습니다.
장난 치고는 아주 짖궂기가....
"인간들의 가문이란 나뭇잎의 그것과도 같은 것이오. 잎들도 어떤 것들은 바람에 날려 땅 위에 흩어지나 봄이와서 숲 속에 새싹이 돋아나면 또 다른 잎들이 자라나듯, 인간들의 가문도 그와 같아서 어떤 것은 자라나고 어떤 것은 시드는 법이오."
일리아스 제 6권 145,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저도 이 대목이 인상깊더라구요. 피 튀기는 전장에서 갑자기 초탈한 듯한 대사를 해서... 그런데 이러고나서 자기 가문 소개를 몇십줄이나 하다니^^;
이렇게 말하고 영광스러운 헥토르는 아이를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아이는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놀라 소리를 지르며 예쁜 허리띠를 맨 유모의 품속으로 파고들었으니, 청동과 투구의 정수리에서 무시무시하게 흔들리는 말총 장식을 보고 겁을 먹은 탓이다. 그러자 사랑하는 아버지와 존경스러운 어머니가 웃음을터뜨렸고, 영광스러운 헥토르는 즉시 머리에서 투구를 벗어 두루 번쩍이는 그것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6:466)
일리아스 6권 466절,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안녕하세요. 뒤늦게 모임에 참여합니다.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가증스러운 파리스여, 외모만 멀쩡하지 계집에게 미친 유혹자여! 너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거나 장가들기 전에 죽었어야 했다. 그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지. 이렇게 만인이 보는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멸시받느니 그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장발의 아카이오이족은 멀쩡한 네 외모만 보고 너를 우리의 선봉장인 줄 알았다가 네 마음속에 아무런 힘과 투지가 없음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고 있겠지. 그런 주제에 감히 충실한 전우를 모아 가지고 바다를 여행하는 함선들을 타고 대해를 건너가 이방인들과 사귀다가 머나먼 나라에서 창수들의 며느리인 미인을 데려와 네 아버지와 도시와 모든 백성들에게는 큰 고통을, 적에게는 기쁨을, 그리고 너 자신에게는 굴욕을 안겼단 말이냐?
일리아스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이런 명대사가 있었더라구요. 이게 딱 파리스를 보는 제 심정인데 말예요. 이 철딱서니 없는 왕자 때문에 헥토르같은 멋진 왕자가 그리 죽고 아버지는 그 시신 달라고 그리 굴욕을 겪고 왕비 왕자비들 그뒤로 줄줄이 끌려가 고생하고..... 에휴..... 저같으면 아테네인들 몰려왔을 때 철딱서니 커플 꽁꽁 묶어서 “예쁜 사랑 하세요“ 하고 성밖으로 쫓아냈을 거 같아요.
파리스 덕분에 이 재미있는 전쟁 이야기가 생긴건 인정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예쁜 사랑하세요.' 하고 진짜 짐 싸서 같이 보내버리고 싶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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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12권 ■■■■ ● 함께 읽기 기간 : 1월 8일(수) ~ 14일(화) 안녕하세요, 그믐클럽지기입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영웅들의 갈등과 신들의 개입에 대해 생각하며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벌써 한 멤버께서 '대한민국은 어느 신들의 장난이냐' 라는 우스개 이야기를 던지기도 하셨지요. 신들이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삶은 운명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쪽이신지요? <일리아스>에서 신들은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서 인간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존재입니다. 영웅들은 신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거두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들의 뜻에 의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신들의 개입은 전쟁을 더욱 길고 잔혹하게 만들며, 인간의 고통을 증폭시킵니다. 인간의 자유 의지를 훼손하고, 전쟁의 비극성을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하지요. 작품 속에 여러 신들이 등장하는데요, 인상적인 인물을 고르실 때 꼭 인간이 아닌 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좋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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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인상 깊었던 사건이나 인물은 누구인가요? 12권까지 읽으며 떠오른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들려 주세요. 책 내용과 상관은 없지만 연관되어 떠오른 다른 생각들도 좋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B-2.마음에 남은 문장을 적어주세요.(댓글창 아래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 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내 아들아! 힘은 아테나와 헤라가, 그럴 마음만 있다면 네게 내려주실 것이다. 그렇지만 너는 거만한 마음을 가슴속에서 억눌러야 한다. 상냥한 마음씨가 더 나은 법이니라.
그대는 결코 무자비한 마음을 먹어서는 아니 되오. 덕과 명예와 힘에서 더 위대한 신들의 마음도 돌릴 수 있는 법이오.
일리아스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그러니 그대는 집에 돌아가 베를 짜든 실을 잣든 그대가 맡은 일을 보살피고, 시녀들에게 일에 힘쓰도록 이르시오. 전쟁은 일리오스에 사는 모든 남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헥토르가 염려할 것이오.
일리아스 P.206 (6장 490),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A-2. 6장 말미에 헥토르와 안드로마케가 이별하는 장면에서 헥토르가 안드로마케에게 한 말이 인상 깊습니다. 이 대사는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어느 정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도, 헥토르의 영웅다움과 동시에 인간적인 고뇌를 잘 드러내는 것 같아 기억에 남습니다.
A-1. 디오메데스의 맹활약이 돋보이는 5권의 전투 장면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전투 한가운데서 트로이 병사들뿐 아니라 아프로디테와 아레스 같은 신도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드는 모습은, 당시 그리스인이 신과 인간의 경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흥미롭게 보여주는듯 합니다. 인간이 운명과 신의 힘을 두려워하면서도 그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느껴졌습니다.
저는 아직 책 끝머리의 주요 등장인물을 먼저 읽다가 아직 1권도 시작 못 했네요. 이번 주말에 달려보겠습니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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