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읽기

D-29
저도 고향이 대구라 1, 2장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중심가로 유명한 동성로도 성의 동쪽이었기 때문이었겠구나 생각하며 북성로 집을 통해 그 시절 저희 집과 가족도 떠올려봅니다 똑같은 집이 누군가에는 아늑한 추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고된 시집살이의 시절이고 누군가에게는 부양할 가족들만 가득한 그런 집이었네요
아! 고향이 대구시군요. 대구엔 2005년도에 가보고 못가본 것 같아요;; 동네의 분위기를 떠올리며 읽으면 저자의 추억도 자신의 추억처럼 느껴질 것 같아요! 물론 같은 도시, 동네가 아니라도 보통의 공감이 느껴지지만요.
저도 고향이 대구이긴 한데... 대구에서 태어나고 초등학교때 까지만 살았다가 떠나서 그런지 북성로 라는 지명은 생소했어요. 그 유명한 동성로와 같은 맥락으로 붙여진 이름이군요! 조부모님 살아계실 때 친가가 북구에 있었는데, 그 집과 동네는 어렴풋이 기억이 나거든요. 물론 북구라고 하여 무조건 북성로와 인접해 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부모님께서 그쪽 지역 이야기를 들려 주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쭤봐야겠습니다. ㅎㅎ
나는 집이 가진 계급과 자본의 속성을 알아차렸다. 단지와 단지로 이루어진 아파트와 고급 빌라는 비슷한 계급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신분제 공간이었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저 또한 수성구 키즈로 2장을 읽으며 공감이 많이 가네요 아파트 이름으로 선 긋기는 저때에도 있었군요 저는 초등학교 때는 전학을 많이 다녀서 저런 분위기를 좀 늦게 파악했거든요 그 이후 작가님이 난곡과 금호동 등 6년 사이 9새의 방을 옮겨 다녔다고 내가 머문 곳은 집이 아니라 방이었다고 할때 제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그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대학 이후 상경해 6년동안 5개의 방을 옮겨 다녔더라구요
대부분의 사회초년생이 방과 방을 옮겨 다니죠. 방에서 집으로 넘어가는 때 중 가장 많은 사례가 언제일까요? 아직은 결혼, 인 것 같아요. 결혼, 하며 무리해서라도 집으로 옮기는 사람이 많은듯 해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무살 때 독립해서 13년동안 수많은 방들을 옮겨다니다가, 이후 결혼과 함께 처음으로 집으로 옮겼었네요. ㅎㅎ
저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그 시람들은 저기릉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저기에서나마 쫓겨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그 절박함앞에서 느끼는 안도와 불안이 부끄러웠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학생시절 자취에 이어 결혼하고 네번의 전세살이를 하면서 나도 언젠가 내가 거쳐간 집들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미 여기 좋은 책이 나왔네요 에곤 쉴레의 그림으로 낡은 벽을 가리는 언니와 힘든 직장 생활 후 집에서 <이 시대의 사랑> 시집을 읽는 동생 뭔가 마음이 아련해지네요
"집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집에 다시 살아보는 일"일 것 같아요. 그래서 집에 대해 쓰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고요. :)
“집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집에 다시 살아보는 일이었다. 간절히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었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돌아가고 싶거나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절일 것이다. 과거가 되었기에 이야기로서의 자격을 부여받은 시절. 나는 집에 대해 쓰려 했으나 시절에 대해 썼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198, 하재영 지음
북성로에 살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겨우 서른 살이었다. 가족 구성원들이 같은 성을 공유하는 집에서 홀로 다른 성을 지닌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서구 사회의 전통은 결혼한 여성에게 남편의 성을 따르게 하지만 한국 사회의 전통은 원래 성을 유지케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 사회가 여성을 주체적인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라, 피가 섞이지 않은 여성을 가족 안의 영원한 이방인으로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부계 혈통주의에서 여성은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감히 따르지 ‘못한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1 다크 헤리티지, 하재영 지음
아... "며느리 따위에게 감히 우리 가문의 성을 줄수 없다" 정도의 의미였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터라 조금 놀랍네요. 요즘에는 오히려 서구 사회에서도 여성 주체 의식에 대한 부분이 자연스러워 지면서 결혼 후 여성이 본래 성을 그대로 보존하거나 두 성을 섞어 쓰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고, 그래서 유럽에 살았을 때 이러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들었거든요. 되려 부끄러워 해야 마땅한 '다크 헤리티지' 였는데 말이죠.
아버지의 성을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자녀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은 참 진취적이기도 하지만, 무척 보수적이기도 한 양가적인 나라 같아요. 여러모로.
앗, 저도 저기서 놀랐었어요. 저도 오히려 서양은 남편 성을 따라가는데 우리는 자기 성을 가지고 살아가니 더 주체적인 거라서 생각해왔었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 이면에는 오히려 성을 줄 수 없는 차별의 의미가 담겨있었다니 ㅠㅠ 혼자만 다른 성을 지닌 사람으로 우두커니 있었을 엄마의 그 심정을 이 책을 읽으면서 겨우 짐작해볼 수 있었네요. 설날이 지나면서 이 책을 읽는게 그 장면이 더욱 선명하게 그려져서 마음아프더라구요 ㅠㅠ
집은 우리에게 같은 장소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집이 쉼터이기 위해 다른 누군가에게 집은 일터가 되었다. 보수도, 출퇴근도, 휴일도 없이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가사 노동의 현장. (...) ‘집처럼 편하다’는 관용구대로 일과가 끝난 뒤 돌아가는 휴식의 공간을 집이라 한다면 엄마에게 집은 집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가족에게 집이 집이기 위해 엄마는 집을 비워선 안 되었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1 다크 헤리티지, 하재영 지음
"엄마는 집을 비워선 안된다" 아직도 일부에선 그렇게 생각하는 가족이나 가정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게 80년대 초반 여성들이 엄마가 되면서 정말 많은 부딪힘이 있었고 ing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수성구 범어동은 저도 직접 살아봤던 곳이면서도, 너무 까마득한 어린시절이었어서 그냥 조금 흐릿하고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책에서도 언급된 지산동의 어느 빌라 1층이 외갓집이었는데 그 집과 동네를 떠올리며 읽게 되더라고요. 아 그리고 저는 작가님이 수성구로 이사를 하실 때 즈음 태어난 세대라, 이미 한참 ‘대구의 강남’이 되어 있는 수성구를 보고 자랐어요. 수성구 하면 수성못도 절대 빠지면 안되는데... ㅋㅋㅋ
이 책은 읽을수록 너무 좋네요 작가님이 동생과 금호동에서 살던 시절 그리고 독립해서 행신동으로 이사갈때 진심으로 해피엔딩을 바랐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신혼집을 꾸미고 나의 공간 나의 취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면서 너무 즐겁고 마음도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신혼집에 각자의 방을 만들기로 한 생각을 왜 저는 못했을까요 저도 언젠가 엄마가 부엌에 있는 시간을 세어 본 적이 있어요 엄마는 책을 읽을 때도 티비를 볼때도 신문을 읽고 전화를 하고 화장을 할때도 늘 부엌에서 하곤 했죠 엄마의 방이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 와 닿네요
아직도 많은 여성이 개인의 방 없이 부엌을 방 삼아 살죠;; 키친 테이블 라이팅하는 작가도 아직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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