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달달북다07)》 함께 읽어요! (1/23 라이브 채팅!)

D-29
사실 그래서 나는 이번 소설의 결말이 퍽 어색하다. 동미에게 조금이나마 밝은 장면을 주었지만 그것이 나에게는 좀처럼 익숙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노력해서 인물들에게 바른 장면을 선사해주는 것. 그건 참 해볼 만한 데다가 해서 나쁠 것도 없는 일이다. 모두를 구제하는 일이니까. 이렇게 소설 쓰는 일이 사람 정신에 도움이 된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73, 예소연 지음
사실 나는 그래서 소설 속 인물을 나와 분리시켜 바라보는 일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고백건대, 다 나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는 운동을 간다고 결심하고서 몇 시간 뒤에는 운동 갈 생각을 전혀 안 하는 사람이다. 누워 있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누워 있는 사람이다. 천성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면서 그 게으름을 고치려고 들지 않는 사람이다. 자주 슬퍼하는 사람이고 슬퍼하면서도 핸드폰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슬퍼하는 데에는 주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슬퍼‘만’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75, 예소연 지음
나는 그런 명태준을 보고 있으면 깊은 분노가 끓어오르다가도 크나큰 공포감이 엄습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13, 예소연 지음
흔히들 학교폭력에서 '방관자도 나쁘다'고들 하는데요, 사실 나쁜 건..가? 싶은 부분이에요. 가해자를 돕는 동조자가 아닌 이상, 방관자도 그저 두려워할 뿐인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해자와 같이 '나쁨'의 카테고리에 묶이기엔 과한 것 같아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주제일 것 같아요. 사실 누군가의 고통을 함께 감당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것 역시 참 쉽지 않은 일이지요.
컨테이너 구석에 가만히 몸을 숨기고 적군을 기다리는 시간. 현실에서는 대상을 찾지 못해 의미 없이 부유하기만 하던 분노가 조용히 명중하길 기다리는 시간. 나는 그 시간을 참 좋아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22, 예소연 지음
"동미야, 어른들은 이 상황을 절대로 바꿀 수 없어. 내가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이 공책을 우리 부모님이 보게 되는 거야." 이석진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는 그제야 내가 오롯이 '타깃'이 되지 않은 입장에서만 이 상황을 생각해왔단 걸 깨달았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31, 예소연 지음
정말 이석진은 명태준이 밉지 않은 걸까. 맨날 맞고 괴롭힘당하면서도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결코 내가 가닿을 수 없는 마음이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돼. 엄마의 단호한 그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았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46, 예소연 지음
"화분이요." "응? 무슨 화분?" "명태준이 할머니가 아끼던 화분을 떨어뜨렸다고 했어요." "아, 그거?" "실수였대요." "다 실수지. 그맘때는. 근데 어떤 건 돌이킬 수가 없어. 그게 문제야."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55, 예소연 지음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을 읽고 쓴 감상평을 공유합니다! “청소년 시기의 한순간을 함께 견딘 서동미와 이석진의 이야기. 인생에서 안 그런 시기가 있으랴 싶지만 돌이켜보면 청소년 시기는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고요한 절망감을 견디며 지나 보낸 시절 같다. 매일 가야 하는 교실에선 익숙하게 폭력적인 장면들이 반복되고, 돌봄이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받지 못할 때가 많고, 주체적인 생각과 의지는 자라나는데 그만큼 무얼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는 편이다. 서동미는 음식물 냄새가 나는 집에서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며 필요한 돌봄을 받지 못하며 소리 없이 무너지는 마음이 있다. 이석진은 공공연히 일상적으로 폭력을 당하며 수치심을 견딘다. 그런 두 사람은 우연히 서로의 고통을 나눠갖는 비밀 친구 사이가 된다. 서로를 위해 큰일을 해줄 순 없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선의와 애정으로 한 시기를 같이 지나간다. 서동미가 아주 천천히 걷고 싶다고 반복해 한 말은 이석진을 향한 마음이자 크게 달라지는 게 없어도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고 싶다는 다짐, 미래에서 온 어떤 바람이 아닐까. 덧붙여 이석진은 알고 보면 웃수저다. 주식 이야기, 가방에서 무언가 나왔을 때 이야기에서 속절없이 웃었다.”
다정한 감상평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선의와 애정'이라고 적어 주신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아요.
그때 그 시절 우리는 무언가를 아주 절실히 참고 견뎌내고 있었는데, 그 무언가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무엇은 더위처럼 아주 기승을 부렸고 극성이었으며 말 그대로 지랄 맞았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예소연 지음
저는 작업 일기를 보고 작가님이 남자 주인공을 둘 중에 두고 고민했다는 사실에 신기했어요. 왜냐면 저도 둘 중에 누가 주인공일까 초반부에 고민하며 읽었거든요. 물론 학교 폭력은 있어서 안 되는 일이지만 소설에서만큼은 누구나, 어떤 인물이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그 지점에 주목해서 읽었던 것 같아요. 또 정말 어떤 순간을 담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독영 님도 비슷한 고민을 하셨군요! 만약 명태준이 주인공이었다면, 한 때 유행했던 인터넷 소설의 도식을 떠올리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들었답니다.
다소 늦었지만 수령 인증합니다! 지금 읽고 있어요 ㅎㅎ
1월 달력의 컬러감과 찰떡 같이 잘 어울리는 우리 달달북다!🩵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아주 좋아요 ♡
달달북다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지요.😀
우리가 매번 같은 길로만 가듯이, 사고도 주어진 회로가 있다고 한다. 항상 사고하는 대로만 사고하는 데 익숙해진 우리는 쉽게 함정에 빠진다. 어쩌면 나의 사고는 매번 함정에 걸려드는 걸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72, 예소연 지음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의 감상평을 남깁니다. 그 시절에는 유독 저마다의 아픔으로 점철된 내가 더 안쓰럽고, 애틋하곤 했던 것 같아요. 비슷한 또래의 작가님이 쓴 추억속 인물을 뒤적거리는 것 같은 이번 이야기는 아이라기엔 커버린 10대 끝자락의 청소년이 어른의 경계에서 감정을 훑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소한 일들이 크게 다가오고 커다란 일들은 어떻게든 축소해서 바라보곤 했던 그 나이의 이야기요. 내가 통제 가능한 일들과 감정인지 끊임없이 재단하는 일이 벌어지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동미처럼요. 10페이지에 "그때 그 시절 우리는 무언가를 아주 절실히 참고 견뎌내고 있었는데, 그 무언가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는 구절이 이 이야기를 압축한 문장같아서 좋았어요. 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방황에 이유를 붙이고 싶지 않지만, 명태준이 가진 아픔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점이 좋았어요. 특히 작업일기에서 작가님이 캐릭터를 어떻게 매만지는지 그래서 이 아이들이 어떻게 독자에게 비춰지는지 엿볼 수 있었던 점이 묘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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