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달달북다07)》 함께 읽어요! (1/23 라이브 채팅!)

D-29
그때 그시절 우리는 무언가를 아주 절실히 참고 견뎌내고 있었는데 그 무언가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29, 예소연 지음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을 손글씨로 남겨 주셨네요! 부글부글 끓는 것 같은 청소년의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요.
내가 제일 불쾌했던 건 그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나는 전혀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결코 모르지만 남들은 아는 냄새일 것이고 이 냄새는 내가 그집에 사는 동안 아니 살아가는 동안 영영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26, 예소연 지음
그때 그 시절 우리는 무언가를 아주 절실히 참고 견뎌내고 있었는데, 그 무엇인가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10, 예소연 지음
무른 아이인 줄로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단단한 구석이 있는 아이였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34, 예소연 지음
학교 바깥에서 명태준은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느끼며 살아갈까. 나는 어쩌면 우리가 같은 지점에서 같은 미래를 상상하며 그 미래를 몹시 두려워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42, 예소연 지음
나는 되도록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58, 예소연 지음
나는 정말 마음이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믿는다. 그런데 마음이 한번 이야기를 지어내면 그 이야기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우리는 늘 그런 이야기 속에 산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68, 예소연 지음
사실 그래서 나는 이번 소설의 결말이 퍽 어색하다. 동미에게 조금이나마 밝은 장면을 주었지만 그것이 나에게는 좀처럼 익숙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노력해서 인물들에게 바른 장면을 선사해주는 것. 그건 참 해볼 만한 데다가 해서 나쁠 것도 없는 일이다. 모두를 구제하는 일이니까. 이렇게 소설 쓰는 일이 사람 정신에 도움이 된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73, 예소연 지음
사실 나는 그래서 소설 속 인물을 나와 분리시켜 바라보는 일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고백건대, 다 나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는 운동을 간다고 결심하고서 몇 시간 뒤에는 운동 갈 생각을 전혀 안 하는 사람이다. 누워 있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누워 있는 사람이다. 천성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면서 그 게으름을 고치려고 들지 않는 사람이다. 자주 슬퍼하는 사람이고 슬퍼하면서도 핸드폰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슬퍼하는 데에는 주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슬퍼‘만’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75, 예소연 지음
나는 그런 명태준을 보고 있으면 깊은 분노가 끓어오르다가도 크나큰 공포감이 엄습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13, 예소연 지음
흔히들 학교폭력에서 '방관자도 나쁘다'고들 하는데요, 사실 나쁜 건..가? 싶은 부분이에요. 가해자를 돕는 동조자가 아닌 이상, 방관자도 그저 두려워할 뿐인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해자와 같이 '나쁨'의 카테고리에 묶이기엔 과한 것 같아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주제일 것 같아요. 사실 누군가의 고통을 함께 감당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것 역시 참 쉽지 않은 일이지요.
컨테이너 구석에 가만히 몸을 숨기고 적군을 기다리는 시간. 현실에서는 대상을 찾지 못해 의미 없이 부유하기만 하던 분노가 조용히 명중하길 기다리는 시간. 나는 그 시간을 참 좋아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22, 예소연 지음
"동미야, 어른들은 이 상황을 절대로 바꿀 수 없어. 내가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이 공책을 우리 부모님이 보게 되는 거야." 이석진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는 그제야 내가 오롯이 '타깃'이 되지 않은 입장에서만 이 상황을 생각해왔단 걸 깨달았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31, 예소연 지음
정말 이석진은 명태준이 밉지 않은 걸까. 맨날 맞고 괴롭힘당하면서도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결코 내가 가닿을 수 없는 마음이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돼. 엄마의 단호한 그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았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46, 예소연 지음
"화분이요." "응? 무슨 화분?" "명태준이 할머니가 아끼던 화분을 떨어뜨렸다고 했어요." "아, 그거?" "실수였대요." "다 실수지. 그맘때는. 근데 어떤 건 돌이킬 수가 없어. 그게 문제야."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 55, 예소연 지음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을 읽고 쓴 감상평을 공유합니다! “청소년 시기의 한순간을 함께 견딘 서동미와 이석진의 이야기. 인생에서 안 그런 시기가 있으랴 싶지만 돌이켜보면 청소년 시기는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고요한 절망감을 견디며 지나 보낸 시절 같다. 매일 가야 하는 교실에선 익숙하게 폭력적인 장면들이 반복되고, 돌봄이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받지 못할 때가 많고, 주체적인 생각과 의지는 자라나는데 그만큼 무얼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는 편이다. 서동미는 음식물 냄새가 나는 집에서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며 필요한 돌봄을 받지 못하며 소리 없이 무너지는 마음이 있다. 이석진은 공공연히 일상적으로 폭력을 당하며 수치심을 견딘다. 그런 두 사람은 우연히 서로의 고통을 나눠갖는 비밀 친구 사이가 된다. 서로를 위해 큰일을 해줄 순 없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선의와 애정으로 한 시기를 같이 지나간다. 서동미가 아주 천천히 걷고 싶다고 반복해 한 말은 이석진을 향한 마음이자 크게 달라지는 게 없어도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고 싶다는 다짐, 미래에서 온 어떤 바람이 아닐까. 덧붙여 이석진은 알고 보면 웃수저다. 주식 이야기, 가방에서 무언가 나왔을 때 이야기에서 속절없이 웃었다.”
다정한 감상평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선의와 애정'이라고 적어 주신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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