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륙] 2. 피프티 피플

D-29
197쪽, [각자 다른 방향으로 탐험하다가 길이 얽힌 극지탐험가끼리 느낄 만한 호감이었다.]
211쪽, […지금은 정말 집고양이 비슷했다. 생활에 도움은 못 되지만 심리적 안정에는 좋았다.] 아 고양이 키우고 싶다아!
281쪽, [악기 없이 다니는 건, 마치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던 무술 고수가 그걸 푸는 것과 비슷했다.]
최대환편은 제가 그와 비슷한 커리어를 걷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더 면밀하게 읽게 되는데 거슬리는 부분이 조금 있습니다. 광상사가 나오는 군관련 에피소드는 주변에 전역 장병들에게 조금만 물어봐도 검수가 될 것 같은데 이해가 잘 가지 않네요. 중위에게 함부로 반말하는 상사는 없습니다. 뒤에 나오는 헬기 취업이야기도 이상합니다. 고정익 비행기와 회전익 비행기는 조종기술이 완전히 달라서 서로 다른 조종사로 취급합니다.
양혜련 [호감. 가벼운 호감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일들이 시작되는지. 좋아해서 지키고 싶었던 거리감을 한꺼번에 무너뜨리고 나서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겼는데, 어쩌면 더 좋은 기회가 온 것인지도 몰랐다.]
골반을 내주고 기회를 얻는..! 농담입니다ㅋㅋ🫣 생각해보면 제 여러 기회들도 가벼운 호감에서 시작된 것 같네요. 군에서 같이 근무하던 헬기조종사 선배 장교와 꽤 친했거든요. 그 분이 꼬셔서 전역 후에 비행학교에 들어갔었죠. 잘 지내시려나 모르겠어요.
윤창민 [사랑하는 얼굴. 소은의 얼굴에 햇빛이 비쳤다가, 구름이 그림자를 드리웠다가, 다시 햇빛이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보고 있고 싶었다. 눈을 최대한 깜빡이지 않으면서. 오늘도, 이어질 날들도.
둘이 알콩달콩 사랑하는 거 너무 달달해요. 혁현과 채원도 그렇고.. 읽으면서 당수치가 올라가는 기분이에요.
소현재편이 가장 마지막에 배치된 것이 소설의 구성에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이호와 소현재의 대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건네는 메시지가 인상적입니다. 수십여명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소현재는 자신의 행동으로 과연 사회가 바뀔까 고뇌합니다. 이에 이호는 답하길, 우리는 그저 시대와 세대에 맞춰 돌을 던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후대의 사람들이 그 움직임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크게 달라져 있을거라고 저는 받아들였어요. 이호 아저씨는 여기저기서 에피소드에서 멋진 말을 많이 하네요.
476쪽, [하계범은 슬슬 뒤로 물러섰다. 살날이 많이 남은 사람들이 먼저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입 밖에 꺼내어 말하진 않았지만 이호와 하계범의 눈이 마주쳤을 때 두 사람은 같은 상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한승조, [테이는 형의 휴가가 끝나고 이틀 뒤에 죽었다. 형은 겨울에 다시 귀국해 회사원으로서 가장 눈에 안 띄는 곳인 발바닥에 테이의 모습과 이름을 새겼다. 승조가 새겨주었다.]
김혁현, [알고 있었어, 내가 좋아한다는 걸. 내가 내내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언제부터 알았을까? 아마도, 눈만 보고.] 각 장마다 엔딩을 어떻게 끝내는지 궁금해 하면서 보는데 여기서는 좀 감탄했어요. 앞에서 빌드업한 내용과의 연결성도 있고, 눈으로도 느껴지는 감정선을 혁현이 빤히 내보였다는게 귀엽기도 해서요. 참으로 달달한 에피소드 아닌가요 🥰
김의진,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랑의 기간들이 얼마나 길까.] 미지근했던 사랑의 온도도, 설레고 떨리던 순간들도 모두 영영히 기억에 남을 것 같았지만 희미해져가는 걸 보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랑의 기간들은 생각보다 훨씬 길겠지. 연인에게 받은 사랑뿐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들을 합하면 더욱.
아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을 아이는 아직 너무 어려서 기억하지 못하겠죠. 기억하지는 못해도 정서나 태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사랑 모두가 기억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하네요. 만약 기억에 남겨진다면.. 꽤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혁현, [그날밤 혁현은 거의 자지 못했다. 천재소녀가 아침을 사주겠다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수술이 8시에 시작인데 7시 반이라니. 물론 바빠서겠지만 선 긋기가 아닐까. 빵 쪼가리나 먹고 빨리 헤어지자는 그런 이야긴가. 도넛을 좋아하는 것인가. 혁현을 싫어하는 것인가. 도넛을 좋아하며 혁현을 싫어할 수도 있다. 가슴이 거대한 도넛에 눌리는 듯해 얕게 잠들었다.]
한승조, 김혁현편을 다시 읽고 있는데 또 읽어도 참 좋네요.. 다음 모임에서 멤버분들마다 인상적으로 읽은 인물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도 정말 흥미로울 것 같아요. 어느 인물의 어떤 이야기가 울림을 주었는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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