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편도체가 경계, 불확실성, 불안, 공포에 관여한다는 점을 반영하듯, 편도체를 활성화하는 것은 통증 그 자체라기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통증이다. 통증은 (그리고 통증에 대한 편도체의 반응은) 철저히 맥락 의존적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54,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비인간 동물중에서 리더의 잘못된 판단으로 공동체가 멸망에 이르는 사례가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동물의 왕국>류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개미 공동체는 늘 성장하고 성공해보이는듯 하거든요. 이들은 본능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할뿐인데 그것만으로도 공동체는 성장하고 성공하는가… 혹시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암울한 시국에 영향으르 받은 것 같긴 합니다.
인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사자나 침팬지는 무리에 지도자가 있고, 무리끼리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패배한 측의 패배 원인에는 지도자의 과오도 있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성공한 공동체가 살아남아서 자손을 남겼고 성공하지 않은 공동체는 아예 예전에 사라져서 관찰할 만한 게 남아있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중이떠중이나 좀 부족한 공동체도 종종 생기긴 했지만 오랜 세월의 진화 끝에 후손을 못 남겨서 지금까지 이르지 못하거나 비슷한 어중이떠중이들만 공존할 수 있는 niche를 찾아 생존했을지도요.. 시국을 떠나서도 흥미로운 주제같아요.
나는 천성이 극도로 비관적이다. 내게 어떤 주제든 던져만 주면, 그 일이 어떻게 결딴나버릴지를 줄줄 늘어놓을 수 있다. 거꾸로, 일이 훌륭하게 진행됨에도 오히려 그 때문에 슬프고 씁쓸해지고야 마는 이야기도 줄줄 늘어놓을 수 있다. (중략) 그러다가 내게 아이가 생겼을 때, 이 성향을 단단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이 책의 주제에 대해서 공부하다보니, 뜻밖의 깨달음이 들었다. 인간이 서로를 해치는 현상은 보편적이지도 불가피하지도 않다는 깨달음, 어떻게 그런 일을 피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우리가 차츰 과학적 통찰을 쌓아가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내 비관적 자아가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은 사실이지만, 우리에게는 분명 낙천적으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서문,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문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저자가 저랑 비슷한 (시니컬한) 부류인가 보다 했는데 얼마 안 가 본인의 고백과는 달리 훨씬 산뜻한 분인데 하는 의심이 들었어요. 특히 '포도맛 막대사탕' 덕분에 아내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사랑으로 가슴이 벅찼다'는 에피소드를 읽으며, '어 이 양반은 시니컬...근데 위트를 곁들인... 부류네?! 그러면 얘기가 달라지지' 싶었네요. 위트 결핍이 있는 저에겐 부러운 재능입니다.
서문에서 히틀러에 대한 상상을 읽으며 누군가가 대입되면서 마구 동의가 됐더랍니다. 깨닫지 못했었는데 나 역시 폭력을 싫어하지 않는구나 좀 놀랐습니다. ''우리가 싫어하고 겁내는 것은 잘못된 종류의 폭력, 잘못된 맥락의 폭력이다. 옳은 맥락의 폭력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목표는 그런 범주적 사고를 피하는 것이다. 사실들을 깔끔하고 깨끗하게 분리된 설명의 구획들에 나눠넣는 것은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그러면 사실들을 기억하기가 더 쉬워진다. 하지만 그러면 사실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능력이 망가질 수 있다. (중략) 한마디로, 범주적 사고는 어떤 두 대상이 서로 얼마나 비슷하거나 다른지 알아보는 데 걸림돌이 된다. 경계가 어디인지에 온통 주의를 쏟다보면, 전제 그림에 주의를 덜 쏟게 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과학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범주가 이야기의 전체는 아니라는 것을 안다. 정말 알까?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서문,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과학자가 인간 행동을 단 하나의 시각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저 학문적인 문제만이 아닐 수도 있다. 훨씬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이처럼 크고 중구난방이 주제에 접근할 때는 먼저 용어를 정의하는 것이 일종의 의무다. 썩 달갑지 않은 의무다. (중략) 이런 용어 중 많은 수가 그 의미의 전유와 왜곡을 놓고 이데올로기 싸움이 벌어지는 대상이라는 것이 한 이유다. 단어에는 힘이 있고, 그 정의에는 종종 황당하리만치 개성적인 가치들이 담뿍 담겨 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장 행동,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많은 경우에 이 필수적이고 중요한 의무를 건너뛰는 바람에 하나마나 한, 지극히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진다고 생각해 답답함을 느끼곤 합니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어서 반갑네요.
이 책의 거몰못에 해당하는 핵심 용어들은 그 커다란 맥락 의존성 때문에 정의하기가 유난히 어렵다. 따라서 나는 이 점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용어들을 묶으려고 한다. 어떤 행동이 친사회적인가 혹은 반사회적인가 하는 식으로 나누지는 않겠다. 내 취향에는 너무 냉혈한 표현이다.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으로 부르지도 않겠다. 너무 열혈이고 뜬구름 같은 표현이다. 간결함을 한사코 거부하는 개념들을 부르는 편리한 준말로서, 나는 이 책을 우리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의 생물학을 살펴보는 책이라고 부르겠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장 행동,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제 취향은 저자가 보기에는 냉혈한 편이로군요. 하지만 그보다는 '선한'이나 '악한'이라는 표현이 열혈이고 뜬구름 같다고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반갑습니다.
신경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비다. 할 말이 있는 상태와 할 말이 없는 상태가 모호하지 않게 거의 극단적으로 구별되어, 신호 대 잡음 비가 극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힘들고 값비싼 일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부록1 신경과학 입문,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뇌의 신경망은 무수히 발산하고 수렴하는 신호들의 망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부록1 신경과학 입문,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인간 행동들의 개인차를 설명하도록 해준 흥미로운 발견들 중 일부는 바로 이 신경전달물질의 생성량과 방출량, 수용체나 재흡수 펌프나 분해 효소의 양과 기능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저는 신경망의 발달에 비전형적인 특징이 있는데, DSM-5에 따른 진단명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입니다. ADHD인에게서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시스템의 불균형이 관찰되는데, 그 농도가 비ADHD인들에 비해 낮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르에피네프린의 생성을 촉진하는 약을 쓰거나, 분해를 늦춰서 농도를 유지하는 약을 쓰곤 합니다. 그 기전을 이 부록 부분을 읽으면서 제대로(?) 이해했네요. 무려 '신경과학 입문' 제하의 글인 데다, '뇌과학 입문 수업'이라 문과 출신인 저는 뉴런 그림 그려가면서 천천히 따라가야 했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부록 빼놓지 말고 읽어보시기를!
저도 부록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이렇게 재미있게 설명하니 정말 일반인도 쏙쏙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어요.. (글구 주석에 있는 정보도 쏠쏠한 재미가;;) 우리 대학교수님들이 이거 반이라도 재미있게 강의했다면 좋았을텐데..;; 저희 아들도 ADHD여서 이 책을 나중에 추천해야겠어요.^^
@borumis 아드님이 adhd 증상 있으시다면 패턴시커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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