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인간이 서로를 해치는 현상은 보편적이지도 불가피하지도 않다는 깨달음, 어떻게 그런 일을 피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우리가 차츰 과학적 통찰을 쌓아가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내 비관적 자아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사실이지만, 우리에게는 분명 낙천적으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 p.13 정보와 지시가 늘 3층 뇌에서 2층 뇌에서 1층 뇌로 하향식으로만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손에 차가운 음료를 든 사람은 그 상태에서 만난 상대를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로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현상이다. p.33 오늘날은 변연계가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을 부추기는 정서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p.34 우리는 무언가가 무섭다는 사실을 수동적으로 잊는 게 아니다. 그것이 더는 무섭지 않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학습한다. p.50 인간의 기본 상태는 상대를 믿는 것이고 편도체는 그 위에 경계와 불신을 학습시킨다. p.51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실은 저도 뇌출혈로 몇차례 입원했고 지금도 선천적 뇌혈관 기형으로 장기적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고 제 주변에도 워낙 뇌경색, 뇌출혈 환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5장의 뇌가소성 이야기가 참 반갑네요. 특히 이전부터 참사들이나 학대를 통해 PTSD를 겪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뇌가소성은 긍정적인 발견인데 이를 실험적 근거들이 누적되도 계속 학계에서 무시받은 걸 보면 참 과학계도 bias를 무시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뇌경색 후 이상하게 신경세포가 매핑되서 간질발작을 일으키거나 우울증에서 해마가 아예 위축되면 가소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도 참 비극적이네요.. 우울증이 참 무시무시한 병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죽기 전 늘그막에라도 뒤늦게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아서 다행일까요? 비슷한 유대계 출신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비슷한 학계의 편견에 익숙해선지 이번 장에서 뇌가소성 뿐만 아니라 뇌가소성(과 이를 연구한 학자들)이 얼마나 홀대받고 무시받았는지 많은 부분을 할애한 것 같습니다. 저도 실은 실제적인 근거가 되는 실험연구는 학생이나 부하들에게 맡기고 본인은 그럴 듯한 이론과 본인 업적을 부풀려 포장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교수님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새폴스키와 Altman의 심정을 이해할 듯합니다. "Maybe he spent too much time in the lab and too little marketing the discovery, he suggests."
... neuroplasticity makes the functional malleability of the brain tangible, makes it "scientifically demonstrated" that brains change. That people change. (...) A different world makes for a different worldview, which means a different brain. And the more tangible and real the neurobiology underlying such change seems, the easier it is to imagine that it can happen again.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ch. 5, p. 153,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목소리가 없던 시민들에게서 독재정권을 뒤엎는 민주시민으로, 인종차별의 피해자에서 인권운동의 기폭제로, 적에서부터 평화를 쌓아가고 죄수에서부터 나라의 지도자로 변하는 등 변화의 미래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뇌의 가소성은 비록 가치적 판단에서 자유롭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네요. 인정받기 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정말 아름다운 결론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늘릴 뿐이다. 우리 최선의 행동들에게 높은 지위를 주는 세상이라면, 테스토스테론은 세상에서 가장 친사회적인 호르몬이 될 것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4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호르몬들은 ‘우리’에 대해서만 친사회성을 증진한다. 우리가 ‘그들’을 대할 때, 이 호르몬들은 우리의 자민족중심주의와 외국인 혐오를 더 강화한다. 옥시토신은 결코 보편적 사랑 호르몬이 아니다. 편협한 사랑 호르몬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4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5장은 기억과 학습 등에 관련되서 그런지 어제 옛날 읽은 논어를 다시 펼쳐봤는데요.. 공자는 항상 학습 중 배우는 학學보다 지속적으로 익히고 실천하는 습習을 강조하는 것 같았습니다. 1.1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1.4 전불습호 - 스승께 배운 것을 실천했는가? 5.13 자로유문 미지능행 유공유문 - 자로는 하나의 도리를 듣고서 그것을 아직 실행하지 못한 때에 또 다른 도리를 듣게 될까 두려워하였다. 19.6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 인재기중의 - 배우기를 널리 하고 분명하게 기억하며, 내게 절실한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유한다면 인은 곧 그 가운데에 있다. Malcolm Gladwell이 강조한 만번, 십만번의 실천(연습)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커스 윤리학에서도 이론보다 실천적 지혜를 강조했는데 독서, 공부 외에도 삶의 여러 기술과 지혜는 결국 실천으로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옛 현자들의 말이 신경과학에서도 보이는 듯 하네요. 하지만, 독서나 공부를 스트레스받지 않고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대뇌피질과 해마 등 여러 곳에 악영향이 있으니.. 애들 스트레스 주면서 공부시키지 말아야겠네요..^^ 즐겁게 읽고 즐겁게 배우기!도 공자가 강조한 부분이네요. 6.18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 총명한 자는 총명하지 못하나 학문을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학문을 좋아하는 자는 학문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자만 못하다. 8.9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 백성들을 교화하고 이끌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믐에 좋아요 버튼이 없는것이 이럴때 아쉽습니다~ 이런 글에는 좋아요를 꼭 누르고 싶어집니다..
@dobedo @장맥주 새폴스키가 1957년생이니까. 히피, 68 세대는 바로 윗 세대잖아요. 마치 1990년대 학번 대학생이 1980년대 386(지금은 686)을 보는 그런 감정을 느꼈을 것 같긴 해요. 새폴스키가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마거릿 미드의 인류학을 포함한 구성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이 득세했던 1980년대니까 균형 감각에 대한 갈구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깜짝 놀란 게, 저자가 점잖게 "나는 그런 복잡한 논쟁에 끼긴 싫다"고 하고 있지만 뒤에서 문화의 영향 얘기를 하면서 놀랄 만한 식견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 그런 얘긴 싫어"가 아니라 "나도 읽을 만큼 읽고 알 만큼 아는데"를 깔고 하는 얘기가 내공이 만만치 않아요. 9장에서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앗 그렇군요. 근데 전 새폴스키 머리스타일 보구 약간 히피문화에 심취했을 줄 알았어요. ㅋㅋ 알만큼 아는 사람이 까는 게 더 무섭죠..ㅎㅎㅎ 9장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YG 네. 제가 소위 X세대라 그 마음 잘 알죠. 오히려 그래서 혼자 너무 넘겨짚어 오버하는 건가 확인해 보고 싶었어요. 저만 느낀 건 아니로구만요. 점점 더 흥미진진해집니다.
@dobedo 저도 X세대. @장맥주 작가님도 X세대. :)
@YG 앗! 저보다는 예닐곱 살쯤 어리실 줄 알았는데... 두 분 동안이시네요.
저는 여기저기서 자주 언급되는 MZ세대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그믐의 생태계에서는 이렇게 마음껏 건강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연해 네, 책을 매개로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온라인 공간, 소중하네요!
@dobedo 이렇게 새해 선물을 주시는군요. :)
@dobedo @YG 저도 새해 선물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YG님, 장맥주님 계타셨네요. 이렇게 좋아하시다니...ㅎㅎㅎ
이것은 시냅스 흥분성이 경험에 의존하여 장기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장기 약화가 기능적으로 장기 강화의 반대인 것도 아니다. 장기 약화는 전반적인 망각의 바탕이 되는 현상이 아니라, 그보다는 관계없는 것을 지움으로써 신호를 더 날카롭게 벼리는 현상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5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독서모임의 필독서 <다정한 나의 30년 친구, 독서회>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도서 증정] 안톤 허 첫 소설 《영원을 향하여》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이달의 심리학>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매달 1일 시작합니다
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
바쁘지만 책은 읽고 싶어 by Oncoazim
올해 가을엔 산에 가야지 머리는 차갑게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 비트코인과 달러, 같이 공부해요!
『트럼프 시대의 비트코인과 지정학』 함께 읽기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의 개정판)책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읽기 모임
극과 극은 통한다!
[도서증정][김세진 일러스트레이터+박숭현 과학자와 함께 읽는]<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