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오도니안 아마도 이 책의 스케일을 보건대 뒷장에서 오도니안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고민도 빠뜨리지 않고 지적하고 저자가 궁리한 바를 정리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이마엽 겉질이 최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무래도 교육제도와 사법제도가 아닐까... 그게 또 인류 문화가 만들어낸 궁극의 시스템이 아닌가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도 '더 많은 노력'을 객관적으로 가늠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결과로 '예단'해버리겠죠-'결과가 좋으니 열심히 노력했을 거야'. 혹은 기껏해야 '내'가 그만큼의 결과를 내는 데 '노력'이 든다면 '그'도 '노력'을 했겠거니, 내가 '노오력'이 든다면 그도 '노오력'을 했겠거니 짐작하는 거겠죠. 이게 부당하다는 고민은 전 요즈음 들어 시작했습니다. :-( )
어떤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 것은 의미없고, 그 유전자가 특정 환경에서 무슨 일을 흐는지 묻는 것이 의미 있을 뿐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p.304,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유전자와 환경에 대한 내용은 희망을 주기도 하네요. 특정 행동은 여러 유전자와 환경의 결합 결과여서 유전자 요인이 없거나 환경 요인이 없으면 발현되지 않습니다. 어릴 적 학대가 개인에게 큰 취약성을 만드네요. 유전보다 무섭게 세대간 전달이 되고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의 아이들은 유전율이 높고, 낮은 가정의 아이들은 유전율이 낮다고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고 태어났어도 발현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세 쥐 실험이 인상 깊었습니다. 중독 관련 유전자 변이체를 가진 혈통의 생쥐를 유전적으로 동일하게 만들고, 각기 연구실에서 같은 환경을 조성해 주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코카인에 대한 반응 편차가 컸어요. 그 이유는 사실상 완벽에 가까운 환경 통제에도 미세한 차이가 있었고, 파악하지 못한 유전자의 역동? 때문이었겠지요. 같은 회사의 톱밥, 같은 회사의 장갑, 같은 횟수의 접촉. 지금 생각나는 건 같은 회사의 장갑을 끼고 쥐와 같은 횟수로 접촉했더라도 연구자가 쥐(동물)를 예뻐하는지 싫어하는지의 영향도 있을 것 같고, 손의 온도차도 있었을 것 같아요. 수많은 변수의 조합으로 지금의 제가 있네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저도 세 쥐 실험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쓰신 문장 읽으니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시가 떠오르네요. https://m.blog.naver.com/fanclub200/120050467215
아.. @구름마음 님의 마지막 문장과 @오도니안 님이 올려준 시를 보니 그만큼 나도 다른 사람들도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칼 세이건 말대로 The cosmos is within us. We are made of star-stuff. We are a way for the universe to know itself.
@구름마음 저자의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셨네요. 구름마음님 후기 읽고 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가 떠올랐어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있고 그 다음에 그로부터 비롯된 가깝고 먼 온갖 관계들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동시적인 것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태어나고 관계 속으로 던져지며 관계 위에 존립해 있다. 관계에 앞서 자아가 선재(先在)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곧 관계다.
어른 되기의 어려움 이수태 지음
어른 되기의 어려움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수태의 꾸임 없는 성찰과 성장의 기록 <어른 되기의 어려움>. 동경했던 어른의 나이가 되자, 아이의 마음을 가진 저자는 막상 그 세계로 흡수되지 못한다. 저자는 권태롭고 무의미해 보이는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우리가 놓쳤던 진리를 찾아낸다. 이 책은 성장기에 우리가 진정으로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되는 방법을 전한다.
아. 좋은 문장이네요.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지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월 15일 수요일, 1월 16일 목요일, 1월 17일 금요일에는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을 읽습니다. 문화가 행동에 미친 영향을 따져보는 장입니다. 길어서 사흘에 걸쳐서 읽습니다. 정말, 9장도 재미있게 읽으실 거예요. 주말에 10장 '행동의 진화'까지 읽으면 이 책의 전반부가 끝납니다!
단순하게 말해서, 소득 불평등이 큰 문화는 사회자본이 적다. 신뢰에는 호혜성이 필요하고, 호혜성에는 평등이 필요한데, 위계란 곧 지배와 비대칭이다. 게다가 유형자원의 불평등이 큰 문화는 거의 반드시 개인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효과를 발휘하고, 가시화되는 능력도 불평등하게 분포된다(일례로, 소득 불평등이 커지면 번거러움을 감수하고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의 비율이 보통 낮아진다). 극단적인 소득 불평등과 풍부한 사회자본을 함께 갖는 사회란 정의상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다. 좀더 사회과학풍으로 표현하자면, 뚜렷한 불평등은 사람들이 서로 못되게 굴도록 만든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불평등사회에서 상층의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개발해낸다. 그리고 불평등이 심할수록 강자들은 종속된 사람들이 사실 축복을 누리고 있다는 신화를 강하게 믿는다. "그들은 가난하긴 해도 행복하다/정직하다/사랑받는다"는 것이다. 한 논문의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불평등한 사회는 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른다. 소득 불평등은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사회적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하층 집단들에게 보상한다." (중략) 그렇다면 불평등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낸시 애들러가 수행한 결정적 연구에 따르면, 나쁜 건강의 예측 지표는 가난한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하다는 느낌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를 보여주는 훌륭한 은유라고 해도 좋을 법한 한 현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내 난동', 즉 비행중에 승객이 뭔가가 거슬린 나머지 비행에 방해가 되고 위험할 정도로 성질을 부리는 사건은 그동안 꾸준히 늘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상당히 잘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만약 일등석이 있는 비행기라면, 이코노미석 승객이 기내 난동을 부릴 확률이 4배 가까이 는다. 이코노미석 승객들에게 탑승할 때 일등석 객실을 거쳐서 들어가게 하면, 기내 난동 확률이 두 배 높아진다. 계급 위계에서 내 위치가 어디인지를 상기하면서 비행을 시작하는 것은 정말 기분 나쁜 일인 것이다. 폭력 범죄와의 유사성은 더 있다. 불평등을 환기한 이코노미석 승객이 기내 난동을 부릴 때, 그가 일등석으로 달려들어서 마르크스주의 구호를 외치는 식으로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 그가 옆에 앉은 노인이나 승무원을 못살게 구는 식으로 일이 벌어진다. - 아이러니한 주석 :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일등석 객실을 거쳐서 탑승하면, 일등석 승객들 사이에서도 특권 의식에 반한 기내 난동이 늘어난다. 심지어 이코노미석 승객들의 경우보다 더 늘어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불평등과 폭력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살펴볼 우울한 사실이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쥐는 쇼크를 받으면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한다. 그런데 쥐가 쇼코를 받은 뒤에 다른 애먼 쥐를 깨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스 반응이 한결 누그러진다. 개코원숭이들도 그렇다. 지위가 낮은 개코원숭이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를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은 자기보다 지위가 더 낮은 개체에서 전위 공격성을 표출하는 것이다. 인간도 좀 비슷하다. 보수주의자들은 가난한 자들이 들고일어나서 부자들을 학살하는 계급 전쟁의 악몽을 꾸지만, 현실에서 불평등이 폭력을 부추길 때 그 폭력은 주로 가난한 사람이 다른 가난한 사람을 등치는 폭력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읽으면 읽을수록 속상해지는 9장입니다. 근데 쑥쑥 잘 읽혀요. 단순하게 머릿속에만 둥둥 떠다니던 단어들이 정갈한 문장으로 잘 정리된 느낌이에요. 새폴스키의 주장과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요목조목 잘 담겨있네요. 처음에는 이 책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흥미롭네요(하지만 아직 절반도 다 읽지 않았다는 게 함정).
막연하게 갖고 있던 생각들이 과학적 가설로 표현되고 데이터로 확인해 주고 그 함의와 적용의 한계들을 짚어주니까 생각의 밭을 싹 갈아주시는 느낌이에요. 탄탄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생각의 기반을 마련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
동감이요..
네.. 특히 가족들한테 명예살인 당한 젊고 빛이 나는 듯한 여성들의 사진들은.. 가짜 엄마를 꼭 끌어안고 있는 새끼원숭이 사진만큼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항상 사회는 강자가 아니라 가장 약한 자들에게 그 화살이 돌아가죠.. 속상합니다.
저도 여성들의 사진이랑 이름, 살해당한 이유를 읽으면서 먹먹했습니다(아니, 사실 화가 났습니다). 9장은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장이었어요.
뚜렷한 불평등은 사람들이 서로 못되게 굴도록 만든다 356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나쁜 건강의 예측 지표는 가난한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하다는 느낌이다. 어떤 사람아 주관적으로 느끼는 사회경제적 지위 (즉 "당신은 남들과 비교해서 경제적으로 어떻다고 느낍니까?"에 대한 대답)가 객관적 지위 못지않게 건강의 예측 지표로 유효했다. 358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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