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저는 일도 그렇고, 관계도 그렇고, 선이 있는 게 더 안전하다 여겨질 때가 많아요. 가끔 깜빡이도 켜지 않고, 무작정 다가오시는, 뒤가 없는 분들(너랑 친해지고 싶어!) 보면 화들짝 놀라서 숨어(차단해)버리곤 하는데요.] <- 여기에 공감 1만 퍼센트입니다. 저는 제가 그런 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자체를 뒤늦게 알았어요.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으로 고쳐야 하는 줄 알았어요. '우리'를 강조하는 집단주의 문화와 외향인들이 성공한다는 자본주의 신화 속에서 자라서 그랬나 봅니다. 뒤늦게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 여기고 있어요.
요즘 MZ세대가 콜포비아라고 전화나 대면업무를 기피하고 SNS 메시지로 전달하는 게 더 편하다고 하잖아요.. 전 구세대 아줌마지만.. 이 마음 공감해요;; 특히 코로나 때문에 대면회의들이 많이 줄어들면서 너무 좋았어요;;;; Robert Frost가 괜히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라고 한 게 아니었어요.
저두 콜포비아 있어요. 전화음성으로는 뉘앙스를 파악하기 어렵고 대화도 어려워요.. 저는 이메일, SNS 선호해요.... 사회생활하기 어려운 성격인데, 나이 들수록 더 힘들어져서 큰일이에요.
@borumis @오구오구 @dobedo 저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에 청탁이나 요청을 전화로 하려는 분들이 참 불편하더라고요. 예고 없이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서 상대 소개를 듣고 용건을 듣고 그 자리에서 한다 만다 답을 해줘야 한다니. 메일이 안 되면 문자로 연락하면 안 될까. 한동안은 메일이나 문자 보내기 귀찮아서 그러는 건가 생각했어요. 그런데 개중에 어떤 분은 서로 모르는 사이에 메일이나 문자로 청탁을 하는 게 예의가 아니고, 실제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게 더 정성이 담긴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여러 채널로 다른 사람에게 연락을 할 수 있는 시대에 관련 매너는 아직 통일되지 않아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나 봅니다.
@장맥주 맞아요. 전화로 상의해야 예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저는 인사만 간단히 드리고 메일로 자세한 내용 알려주시면 답 드리겠다고 하고 끊습니다.
아, 맞아요. 전화나 문자, 이메일에 대한 인식이 다르더라구요. 제 주변에는 연배가 있는 분들 일수록 문자나 이메일로 요청하는 것보다 전화로 요청하는 것이 더 바른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저는 일단 문자로 간단하게 설명하고 이메일로 자세하게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하구요. 전화는., 쩜쩜쩜...
저도 이런 부분 너무 헷갈려요. 연배 있으신 분들은 전화 통화를 예의바른 방식으로 생각하시고, 젊은 사람들은 이메일, 카톡도 잘 안하고 인스타 dm만 사용해서 이메일 말투도 SNS화 되어버리고.. 뭐가 뭔지... 나는 어느 쪽인지.. 어리둥절 + 좌충우돌
저는 그냥 제 맘대로 합니다. 40넘어서부터는 전화소통은 피하고, 전화오면 자동답문자... "죄송합니다 지금 전화 못받습니다, 문자나 이메일주세요" 이런식으로 대응하구요. 욕하던 말던... ㅠ
저도요. 나이대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성향도 다 다르니까요. 제가 상대에게 무관심하게 행동했던 건 상대를 방해하는 게 싫어서 일부러 말을 건네지 않았던 건데(그게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되레 서운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너는 나한테 관심도 없니? 뭐 이런 식). 무작정 연락드리는 게 조심스러워 문자나 이메일을 먼저 드렸던 건데, 예의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조심스러워서 하나하나 물어보고(괜찮으세요?) 행동하는 걸 답답해하는 분들도 계시고. 뭐가 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리둥절 + 좌충우돌 + 갈팡질팡
선호하는 도구는 케바케, 사바사인 것 같더라고요. 60대 이상 어른들은 전화를 선호하고, 제 또래인 40-50대는 카톡에 익숙하고, 30대 이하는 각종 SNS 메신저로 주로 소통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긴 해요. 한데 별난 저는 카톡 프로필에 '용건만'이라고 써붙여 놨고, 제 친구 중엔 아예 카톡을 안 쓰는 이들도 있고요. 전 MZ들한테 연락할 때는 일단 문자나 카톡으로 먼저 연락해요. 그 친구들은 바로 전화하면 '다짜고짜'로 느끼는 것 같길래.
하하, 무려 1만 퍼센트나 공감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작가님:) 저도 어릴 때는 친구들이랑 우르르 몰려다닐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집에 돌아오면 항상 피곤했어요. 근데 그 시기에는 관성처럼 또래 문화에 휩쓸려서 그게 괜찮은 건 줄 알았답니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끄러운 장소도 잘 가고 사람들이랑 왁자지껄 어울려다녔어요. 특히 20살에는 술자리도 많고, 행사도 많고.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원 없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제가 그쪽(?) 성향이 아니더라고요. 소모적인 관계를 하나하나 정리하고 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작가님 말씀처럼 제가 선을 필요로 한다는 것, 더 나아가 선이 선명하게 그어진 관계 안에서(만) 안정감을 느낀다는 걸 서서히 알게 됐어요. 지금의 저와 과거의 저는 많이 다른 사람 같습니다. 사회적 에너지가 점점 떨어지는 것 같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급속도로 방전되는 기분이에요. 심할 때는 아파버리기도 하고요. 고요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그믐을 읽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해요(뜬금없는 결론).
저도 공감 1만퍼센트 제곱입니다. 어느 정도의 거리는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친구, 자녀, 부부 가까울수록 더욱...
ㅋㅋㅋ 애들 어릴 때는 심지어 화장실 가면 함흥차사 된다고 화캉스라고도 했죠;; 얘들아~엄마아빠도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ㅠㅠ
저는 이게 기본 인권이자 인간의 본능 같은데, 사생활이라는 개념이 중세까지 희박했던 걸 떠올리면 기분이 이상해요. 현대인한테만 자연스러운 욕구일까요.
@장맥주 현대적인 의미의 '인권'이라는 개념도 근대에 생긴 것 아닌가요? 저도 그 시절을 살아보라면 끔찍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긴 합니다만... 인권에 대한 개념도 없는데 사생활의 개념이 생기긴 힘들 것 같긴 해요.
그렇죠. ‘천륜’이라든가 ‘천인공노’ 같은 말이 있었던 걸로 봐서 신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아주 기본적인 윤리라는 개념은 있기는 있었던 거 같은데요. 저는 인권의 발명보다 사생활의 발명이 좀 더 신기하긴 해요. 그냥 사생활 발명 안 하고 다 같이 개미나 꿀벌, 늑대처럼 부대끼며 살면서 거기에 아무 불편한 마음 없이 적응해서 살았으면 서로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수렵채집인들은 쉼없이 소문을 주고받는다. 유타대학교의 폴리 위스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 내용은 아니나다를까 주로 지위가 높은 개인들이 어떻게 규범을 위반했는가 하는 것이다.77 모닥불을 둘러싸고 『피플』 지가 펼쳐진 것이라고나 할까.* 소문은 다양한 목적을 수행한다. 현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내가 이상한 거야, 아니면 그 인간이 멍청이야?”), 소식을 전하고(“오늘 사냥에서 하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에 발에 쥐가 난 인간이 누구게?”), 합의를 구축한다(“이 인간에게 뭔가 손을 쓸 필요가 있어”). 소문은 규범 강제의 무기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규범을 어긴 자를 집단적으로 비판하고, 창피를 주거나 조롱하고, 배척하거나 따돌리고, 고기를 나눠주지 않고, 치명적이지 않은 물리적 처벌을 가하고, 집단에서 내쫓고, 그러고도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죽인다(집단 전체가 가담하거나 지정된 처형자가 수행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처럼 뒷담화와 처벌의 압력이 있으니 그 반대급부로 뒷담화의 위험에서 벗어나 남들에게 평가 받을 걱정 없이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예전엔 한데 엮여 살 수밖에 없으니 귀족이나 특권 계층만 추구할 수 있었던 욕구가 근현대에 오면서 대중화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조선시대 왕들은 사생활이 너무 부족해서 단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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