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보수주의자들은 가난한 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부자들을 학살하는 계급 전쟁의 악몽을 꾸지만, 현실에서 불평등이 폭력을 부추길 때 그 폭력은 주로 가난한 사람이 다른 가난한 사람을 등치는 폭력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따라 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 플랫폼이 쫌 어렵네요. 인터페이스가 뭘보려면 처음부터 다시 다 봐야하네요.
좀 산만하지요? 글자 입력창 위의 '채팅'이라고 써 있는 버튼을 눌러서 게시판 모드로 바꿔보시면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민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안정된 옛 사회에서 괴짜, 불평분자, 만족하지 못하는 자, 이단자, 말썽꾼, 과잉활동성이 있는 자, 경조증이 있는 자, 인간 혐오자, 역마살이 든 자, 관습적이지 않은 자, 자유를 갈망하는 자, 부를 갈망하는 자, 지루하고 억압적인 코딱지만한 마을에서 벗어나고자 갈망하는 자, 아무튼 갈망하는 자였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정치적 올바름 관점에 익숙하다 보면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드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의 독특성에 대해 시원스럽게 표현해주네요. 저자도 이민자의 자식이니 ^^
갈망하는 자들이 결국 그들의 자손들이 머나먼 남미 대륙까지 도착한 것이죠.. 안그래도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자꾸 찾고 과잉활동성이 있는 것 보고 새로운 걸 자꾸 좇고 새로 시작하는데 끝맺음은 잘 못하는 산만한 ADHD가 생각났는데 역시 도파민 수용체 D2DR 7R 유형도 ADHD와도 관련이 높네요. 그런데 이 7R도 ADHD를 가진 아시아인에서는 거의 0%에 가까운데 남미의 ADHD 환자들을은 30%에 육박한다고 하네요.
이 부분 정말 재밌었어요. 태평양의 섬들과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간 사람들의 7R 유전자 비율이 높고, 그 비율이 신대륙 깊이 들어간 지역의 사람일수록 더 높다니. 경쟁에서 밀린 사람들이 아니라 탐험심이 높은 사람들이 더 멀리까지 간 거네요. 짠한 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7R 유전자가 거의 사라져버렸다는 것. 높은 인구밀도 속에서 아둥바둥 살다보니 튀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방식으로 사라져버린 것이군요 ㅜㅜ 총균쇠 읽으면서 문명의 차이는 유전자의 차이가 아니라는 걸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유전자와 호르몬이 이런 저런 방식으로 관여한다는 관점이 신선합니다. 우등 열등 기준으로 적용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것이겠지만요.
@오도니안 저는 그 대목 읽으면서 작년(2024년)에 올해의 과학 책으로 꼽았던 『한국인의 기원』이 떠오르더라고요. (1) 한반도는 서해가 평야였던 구석기 이전까지는 산지가 많아서 전혀 사람이 살기에 매력적인 동네가 아니었다. (2) 그 즈음에 서남아시아에서 남아시아를 거쳐서 이주한 동아시아의 인류는 대체로 서해 평야를 포함한 중국과 만주 지역에서 살았다. (3) 그 북쪽 평야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기후가 혹독하게 추워질 때 간헐적으로 한반도로 소수가 이동했다. (4) 이렇게 한반도는 오랜 시간 동안 피한지였고, 그나마 한반도에 정착한 인류도 소수였다. (5) 한반도에 정착민이 생기기 시작한 건 서해 평야가 물에 잠기고 벼농사가 전해지기 시작하고 나서였고, 그들조차도 후손을 안정적으로 남기진 못했다. (6) 그러다 거의 우리가 아는 역사 시대(고조선, 삼한, 부여 등)가 시작되기 직전에야 한반도에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거칠게 요약하면, 이런 내용인데. 이 얘기를 '책걸상'에서 재미있게 해줬더니 같이 듣던 박혜진 평론가가 "아, 그럼 우리 조상은 대담한 탐험가랑은 거리가 멀었네요. 추워지면 구석진 곳으로 도피하는. 소심한." 아, 엄청 웃었어요. 그런데 왠지 인용하신 대목이랑 통하죠?
한국인의 기원 - 아프리카에서 한반도까지 기후가 만든 한국인의 역사서울대 지리학과의 박정재 교수가 여기에 고고학과 역사학, 언어학까지, 점점이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하나로 엮어 지금까지 누구도 들려주지 않았던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담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밌네요. 서해가 평야였으면 한반도는 대륙의 동쪽 끝에 붙은 산동네였겠네요. 어쩜 그래서 "나는 자연인이다"가 국민 프로가 된 걸까요? 한민족 유전자에는 사람 많은 넓은 평야를 벗어나 산촌에 은거하고 싶은 성향이 들어있는지도. ^^
@YG 저는 제 조상을 유전자 검사로 확인해 봤는데 서남아시아 남아시아계 피는 없었고, 대체로 중국(한족 및 각종 소수민족 피가 섞인)-한국-일본인인 동아시아인 피가 99.5%에 동-북-남유럽인 피가 합쳐서 0.5% 섞였더라고요.
안 그래도 얼마전에 직장동료랑 서양권에서는(그 나라들에서 자란 동양인 포함) 왜 이렇게 ADHD가 많냐는 얘길 했어요. 근데 그것도 유럽 쪽은 아니었어요. 심지어 H를 뺀 ADD까지 만난 적도 있어요. 너무 차분해 보이는 사람이 "난 너한테 그런 이야길 들은 적이 없다."고 해서 증거를 들이밀었더니 "미안한데, 나 ADD야" 하더라고요. H 부분이 빠져서 사람들한테 더 오해를 많이 받는다며. 아직 이 진도까지는 못 읽었지만, 댓글들 보니 조금 납득이 가기도...ㅎㅎㅎ
그러고 보면 범죄 소설이란 것도 19세기 도시화가 진행된 뒤에야 등장했고, 그 배경은 대체로 도시였다. 전통사회의 환경에서는 범인을 알아맞히는 추리 소설이란 게 가능하지 않다. 누가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모두가 아는 환경이니까.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범죄소설 좋아하는데 이게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에요
저도요. 이런 식으로 생각을 못해봤는데요. 마플 여사님이라면 세인트메리미드 마을에서도 잔혹한 범죄 많이 일어난다고 반박하시려나요. ㅎㅎㅎ
안그래도 최근 추리소설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에드거 앨런 포 등 추리소설의 기원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추리소설의 탄생에 대해 배웠는데.. 정작 이제는 cctv CSI 등 인구밀집된 도시에서는 오히려 전통적 추리소설 쓰기가 힘들고 기껏해야 스릴러인데.. 우리가 예전에 읽던 전통 추리소설을 쓰려면 이세계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무인도에 가둬야 하더라구요;;(나이브스 아웃처럼) 어쩌면 도시보다 산간마을이 더 사람 몰래 죽이기 쉬워진 듯;;
미스터리 가이드북 - 한 권으로 살펴보는 미스터리 장르의 모든 것“미스터리라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하다.” 국내 최고의 미스터리 애호가가 안내하는 미스터리 장르의 세계. 미스터리의 A부터 Z까지를 총망라한 충실한 장르 입문서. 미스터리 장르에 대해 빠뜨리는 것 없이, 어렵지 않게, 체계적으로 찬찬히 알려준다.
[큰글자책]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백휴 선생의 '추리소설 읽는 철학 수업'. 평생 추리소설로 철학하며 집필해온 글의 정수만을 담은 책. 20년 넘게 써온 글 중 추리소설 독자들, 교양 철학 독자들의 사유의 지평을 넓혀주는 글들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아라 노렌자얀이 지적했듯이, “거대한 신” 즉 인간의 도덕성을 염려하고 인간의 탈선행위를 처벌하는 신이 등장하는 것은 사람들이 수시로 낯선 이와 마주칠 만큼 사회가 충분히 커진 뒤다. 익명의 상호작용을 자주 하는 사회는 처벌을 신에게 외주로 내주는 경향이 있다. 대조적으로, 수렵채집인들의 신은 인간이 못되게 굴든 착하게 굴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장맥주 @링곰 아, 두 분 다 2장보다 8장을 힘들셨나요? 저는 8장은 유전과 환경을 놓고서 얘깃거리가 많아서 즐겁게 읽으실 줄 알았는데. (제가 제 중심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아들한테 유전학과 진화론 컨셉에 대해 이야기할 때 참 어려운 게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는 아직도 멘델리안 유전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는데 비해 후성유전학 및 새로운 기술 등 최근 개념들을 많이 대학교 때 생물 관련 전공하지 않으면 잘 모르게 뒤로 미루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고전적인 개념에서 벗어난 경우는 좀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survival of the fittest 등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는 나오지도 않은 개념 등 카더라 통신을 통해 오해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원에서 미생물 유전학 실험을 하면서 확실히 인간이나 포유류 위주 관점에서 벗어나 보게 된 것 같은데,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다른 개체로 들어가면 또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더라구요.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많이 보시는데 전 좀 더 넓은 관점을 얻기 위해 도킨스의 다른 두 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지상 최대의 쇼"와 "조상 이야기". 새폴스키처럼 직관적인 메타포를 이용해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하기도 하고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들을 잔뜩 풀어놓는 스타일이라 좀 책이 두껍긴 하지만 '행동'처럼 긴 여정이 참 즐거워지고 완독의 보람이 넘치는 책이에요.
조상 이야기 -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전면 개정판이번 전면 개정판에서는 최신의 유전자 연구로 인해서 초판의 랑데부 순서가 일부 바뀌고, 새로운 순례자도 등장한다. 물고기의 교본이라고 할 창고기보다 바닷가에서 고착생활을 하는 멍게가 우리와 더 가까운 친척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도 밝혀진다.
지상 최대의 쇼 - 진화가 펼쳐낸 경이롭고 찬란한 생명의 역사베스트셀러 <만들어진 신> 이후 과학과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선 리처드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 이 책은 진화 '이론'이 다른 과학적 사실들처럼 여지 없는 사실이라는 증거를 간추려서 명백하게 제시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이기적 유전자>와 <조상 이야기> 등 그의 저서에서 정작 진화 증거 자체를 명확히 제시한 대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 책을 썼다. 모든 생물의 존재 이유는 '진화'라고 말하는 책.
저도 후성유전학 개념을 들은 게 불과 2, 3년 전이에요. 근데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에는 그 개념이 없었을 것 같기는 하네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네, 실은 1940년대 처음 나오긴 시작했는데 methylation관련해서 연구가 핫해지기 시작한건 90년대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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