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오도니안 저는 그 대목 읽으면서 작년(2024년)에 올해의 과학 책으로 꼽았던 『한국인의 기원』이 떠오르더라고요. (1) 한반도는 서해가 평야였던 구석기 이전까지는 산지가 많아서 전혀 사람이 살기에 매력적인 동네가 아니었다. (2) 그 즈음에 서남아시아에서 남아시아를 거쳐서 이주한 동아시아의 인류는 대체로 서해 평야를 포함한 중국과 만주 지역에서 살았다. (3) 그 북쪽 평야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기후가 혹독하게 추워질 때 간헐적으로 한반도로 소수가 이동했다. (4) 이렇게 한반도는 오랜 시간 동안 피한지였고, 그나마 한반도에 정착한 인류도 소수였다. (5) 한반도에 정착민이 생기기 시작한 건 서해 평야가 물에 잠기고 벼농사가 전해지기 시작하고 나서였고, 그들조차도 후손을 안정적으로 남기진 못했다. (6) 그러다 거의 우리가 아는 역사 시대(고조선, 삼한, 부여 등)가 시작되기 직전에야 한반도에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거칠게 요약하면, 이런 내용인데. 이 얘기를 '책걸상'에서 재미있게 해줬더니 같이 듣던 박혜진 평론가가 "아, 그럼 우리 조상은 대담한 탐험가랑은 거리가 멀었네요. 추워지면 구석진 곳으로 도피하는. 소심한." 아, 엄청 웃었어요. 그런데 왠지 인용하신 대목이랑 통하죠?
한국인의 기원 - 아프리카에서 한반도까지 기후가 만든 한국인의 역사서울대 지리학과의 박정재 교수가 여기에 고고학과 역사학, 언어학까지, 점점이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하나로 엮어 지금까지 누구도 들려주지 않았던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담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밌네요. 서해가 평야였으면 한반도는 대륙의 동쪽 끝에 붙은 산동네였겠네요. 어쩜 그래서 "나는 자연인이다"가 국민 프로가 된 걸까요? 한민족 유전자에는 사람 많은 넓은 평야를 벗어나 산촌에 은거하고 싶은 성향이 들어있는지도. ^^
@YG 저는 제 조상을 유전자 검사로 확인해 봤는데 서남아시아 남아시아계 피는 없었고, 대체로 중국(한족 및 각종 소수민족 피가 섞인)-한국-일본인인 동아시아인 피가 99.5%에 동-북-남유럽인 피가 합쳐서 0.5% 섞였더라고요.
안 그래도 얼마전에 직장동료랑 서양권에서는(그 나라들에서 자란 동양인 포함) 왜 이렇게 ADHD가 많냐는 얘길 했어요. 근데 그것도 유럽 쪽은 아니었어요. 심지어 H를 뺀 ADD까지 만난 적도 있어요. 너무 차분해 보이는 사람이 "난 너한테 그런 이야길 들은 적이 없다."고 해서 증거를 들이밀었더니 "미안한데, 나 ADD야" 하더라고요. H 부분이 빠져서 사람들한테 더 오해를 많이 받는다며. 아직 이 진도까지는 못 읽었지만, 댓글들 보니 조금 납득이 가기도...ㅎㅎㅎ
그러고 보면 범죄 소설이란 것도 19세기 도시화가 진행된 뒤에야 등장했고, 그 배경은 대체로 도시였다. 전통사회의 환경에서는 범인을 알아맞히는 추리 소설이란 게 가능하지 않다. 누가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모두가 아는 환경이니까.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범죄소설 좋아하는데 이게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에요
저도요. 이런 식으로 생각을 못해봤는데요. 마플 여사님이라면 세인트메리미드 마을에서도 잔혹한 범죄 많이 일어난다고 반박하시려나요. ㅎㅎㅎ
안그래도 최근 추리소설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에드거 앨런 포 등 추리소설의 기원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추리소설의 탄생에 대해 배웠는데.. 정작 이제는 cctv CSI 등 인구밀집된 도시에서는 오히려 전통적 추리소설 쓰기가 힘들고 기껏해야 스릴러인데.. 우리가 예전에 읽던 전통 추리소설을 쓰려면 이세계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무인도에 가둬야 하더라구요;;(나이브스 아웃처럼) 어쩌면 도시보다 산간마을이 더 사람 몰래 죽이기 쉬워진 듯;;
미스터리 가이드북 - 한 권으로 살펴보는 미스터리 장르의 모든 것“미스터리라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하다.” 국내 최고의 미스터리 애호가가 안내하는 미스터리 장르의 세계. 미스터리의 A부터 Z까지를 총망라한 충실한 장르 입문서. 미스터리 장르에 대해 빠뜨리는 것 없이, 어렵지 않게, 체계적으로 찬찬히 알려준다.
[큰글자책]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백휴 선생의 '추리소설 읽는 철학 수업'. 평생 추리소설로 철학하며 집필해온 글의 정수만을 담은 책. 20년 넘게 써온 글 중 추리소설 독자들, 교양 철학 독자들의 사유의 지평을 넓혀주는 글들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아라 노렌자얀이 지적했듯이, “거대한 신” 즉 인간의 도덕성을 염려하고 인간의 탈선행위를 처벌하는 신이 등장하는 것은 사람들이 수시로 낯선 이와 마주칠 만큼 사회가 충분히 커진 뒤다. 익명의 상호작용을 자주 하는 사회는 처벌을 신에게 외주로 내주는 경향이 있다. 대조적으로, 수렵채집인들의 신은 인간이 못되게 굴든 착하게 굴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장맥주 @링곰 아, 두 분 다 2장보다 8장을 힘들셨나요? 저는 8장은 유전과 환경을 놓고서 얘깃거리가 많아서 즐겁게 읽으실 줄 알았는데. (제가 제 중심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아들한테 유전학과 진화론 컨셉에 대해 이야기할 때 참 어려운 게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는 아직도 멘델리안 유전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는데 비해 후성유전학 및 새로운 기술 등 최근 개념들을 많이 대학교 때 생물 관련 전공하지 않으면 잘 모르게 뒤로 미루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고전적인 개념에서 벗어난 경우는 좀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survival of the fittest 등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는 나오지도 않은 개념 등 카더라 통신을 통해 오해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원에서 미생물 유전학 실험을 하면서 확실히 인간이나 포유류 위주 관점에서 벗어나 보게 된 것 같은데,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다른 개체로 들어가면 또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더라구요.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많이 보시는데 전 좀 더 넓은 관점을 얻기 위해 도킨스의 다른 두 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지상 최대의 쇼"와 "조상 이야기". 새폴스키처럼 직관적인 메타포를 이용해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하기도 하고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들을 잔뜩 풀어놓는 스타일이라 좀 책이 두껍긴 하지만 '행동'처럼 긴 여정이 참 즐거워지고 완독의 보람이 넘치는 책이에요.
조상 이야기 -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전면 개정판이번 전면 개정판에서는 최신의 유전자 연구로 인해서 초판의 랑데부 순서가 일부 바뀌고, 새로운 순례자도 등장한다. 물고기의 교본이라고 할 창고기보다 바닷가에서 고착생활을 하는 멍게가 우리와 더 가까운 친척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도 밝혀진다.
지상 최대의 쇼 - 진화가 펼쳐낸 경이롭고 찬란한 생명의 역사베스트셀러 <만들어진 신> 이후 과학과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선 리처드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 이 책은 진화 '이론'이 다른 과학적 사실들처럼 여지 없는 사실이라는 증거를 간추려서 명백하게 제시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이기적 유전자>와 <조상 이야기> 등 그의 저서에서 정작 진화 증거 자체를 명확히 제시한 대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 책을 썼다. 모든 생물의 존재 이유는 '진화'라고 말하는 책.
저도 후성유전학 개념을 들은 게 불과 2, 3년 전이에요. 근데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에는 그 개념이 없었을 것 같기는 하네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네, 실은 1940년대 처음 나오긴 시작했는데 methylation관련해서 연구가 핫해지기 시작한건 90년대쯤이었죠.
2장 뇌 이야기는 재미있었어요. 8장은 전반부에서 전사? 게놈? RNA? 단어가 날라다니니까 급피곤해지더라구요? 10장도 피곤해지려나요?
주제는 흥미로운데 용어나 몇몇 예시가 어려웠습니다. 정말 안 읽히는 구간이 몇 곳 있더라고요. ^^;;;;;;
10장에서 행동의 진화에 대한 건 사고실험이나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등을 통해 자주 설명하는데요. 글을 봐도 어려우시면 제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의 애니메이션을 참고하시면 좀더 쉬울거에요. Primer라는 채널인데 한글자막도 있으니 설정에서 바꿔주시면 됩니다. 녹색수염 효과 https://youtu.be/goePYJ74Ydg?si=tvDkVokBmFcC2wo3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진화 시뮬레이션 https://youtu.be/iLX_r_WPrIw?si=vbUDrx61H5kPUreY 가위바위보 진화 시뮬레이션 https://youtu.be/tCoEYFbDVoI?si=ze3U40LH5fvgY2Vv 수학을 이용하여 cheater를 잡는 방법 https://youtu.be/XTcP4oo4JI4?si=YryWIxPJN3MRzqmu
샤뇽은 전투에서 살인한 적 있는 중년 남자들의 후손 수를 살인 경험이 없는 남자들과 비교하여, 전자의 후손 수가 유의미하게 더 많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중략) 이것은 젊을 때 살인한 적 있는 중년 남자들의 번식 성공률을 알아봐서 될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살인자들의 번식 성공률을 조사해야 하는데, 그중에는 젊을 때 전투에서 죽은 사람들도 있을 테고, 그들을 포함시키면 살인자들의 번식 성공률은 현격히 낮아질 것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샤농의 주장은 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나오긴 하지만. (우리는 모두 살인자들의 후손이다) 매파에게는 매파 나름대로 비둘기파와 다른 어려움이 있다 할 수 있겠지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중간 점검 후기를 보니, 약간 지치는 단계군요. 오늘 1월 18일 토요일, 내일 1월 19일 일요일에 읽는 10장 '행동의 진화'를 읽고 나면 이 책의 전반부가 마무리가 됩니다. (저라면 여기서 책을 마무리했어도 됐다고 생각해요.) 10장을 읽고 나면, 이제 우리가 지금까지 읽은 '인간 행동의 모든 것'을 가지고 지금 특히 중요한 인간 행동 몇 가지(우리와 그들의 편 가르기, 위계-복종-저항, 도덕성,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살인, 형사 사법 제도와 자유 의지, 전쟁과 평화 등)에 적용해보는 게 후반부의 이야기입니다. 일단, 주말에 10장을 읽고서 전반부를 무사히 마무리해요. 10장은 이른바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책을 관심 있게 보신 분이라면 익숙한 내용이 많을 거예요. 다만, 국내에서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논쟁과 최신의 종합도 균형 있게 전달해서 꿀잼입니다. 이 장(10장)을 읽고서 저는 '행동의 진화'를 둘러싼 철 지난 개론서 몇 권은 그냥 버렸답니다. 오늘 토요일은 432쪽까지, 내일은 10장 마지막까지 읽습니다. 470쪽 10장 마지막 문장을 보면 잠시 뿌듯할 겁니다. 다들 다시 심기일전!
전자책이어서 쪽수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다수준 선택 이전까지 읽으면 될 듯하네요. 제 생각에도 목차 제목을 보니 이제까지 대략적이고 이론적인 총론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세부적으로 실제 적용할 만한 각론 부분일 듯 하네요 앗 YG님 추천도서도 도움이 되지만 읽지 않고 걸러도 될 철 지난 개론서 목록도 알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책 장바구니에서 조금이라도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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