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참, ‘여쭤 봐도 될까요?’는 30대에 저한테 붙은 말버릇인데 상대를 배려하는 것 같다며 좋아하시는 분들이 조금 계시더라고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기자 일을 하면서 편리하게 사용한 방법인데, 저 말만 뒤에 붙이고 그냥 아무 거나 다 물어봅니다. ^^;;; 실제로 물어보고 싶은 걸 물어보고 있으면서 안 물어보는 척 하는 거 같아서 칭찬을 들으니 몹시 머쓱합니다. ^^;;;;;
음, 이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고 하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렇게 쓰는 거죠, 새폴스키?)'인데요. 분명 같은 말(결론)인데,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은 괜찮고,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은 불편할 때가 있어요. 저는 상대가 말을 하는(거는) 태도, 속도, 방식, 목소리 톤 등에 따라 호감, 비호감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호감이 있던 상대였다가도 그 사람이 말하는 습관에 따라 정이 뚝 떨어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비호감(외모지상주의 아님, 주의)이었던 사람도 타인에게 건네는 말의 태도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하지요. 이 미묘한 차이가 관계를 지속하는데 어마어마한 여파로 오더라고요. 적어도 저에게는요. 일례로 연인은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같이 하자"가 아니라, "같이 할래?" 혹은 "같이 해도 괜찮아?" 물론 저도 속으로는 알고 있어요. 같이 한다는 걸 전제로 두고 건네는 말이라는걸요. 그럼에도 전자보다 후자가 편안합니다. 거절을 염두에 두고 건네는 배려와 존중이라 여겨져서요. 결론은 '한다'로 같지만, 이건 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와는 또 다른 '맥락'입니다?ㅋㅋ 작가님의 질문에 적당한 답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글로 풀어쓰려니 참 어렵네요.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작가님의 모습은 그럴 때가 많았어요. 배려라고 생각하지도 못하고 건네는 (은근한) 배려(나 예의)가 때로는 상대를 감동시킨답니다. 이를테면 지난 그믐밤(찰스 디킨스)모임에서도 그런 걸 봤어요. 박산호 작가님이 모임 진행하시면서 말씀하시느라 정신 없으셔서, 드시던 마들렌? 휘낭시에? (제가 빵을 안 먹어서 이름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비슷한 무언가)를 테이블 위에 잠깐 두셨죠. 근데 (장)작가님이 컵을 들고 오셔서는 그 남은 빵? 과자? 를 그 안에 고이 넣어두시더라고요(테이블에 놓는 것보다 위생적이죠). 그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행해지는 선의? 배려? 예의? 등이 은근히 보일 때가 있어요. 상대가 그걸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감동이잖아요. (꺄아) 그리고 사회생활하면서 계속 느끼는 건데, 말을 참 밉게 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게 사람을 얼마나 멀어지게 만드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도서정가제에 대한 글은요. 작가님이 이미 (칼럼이나 책으로) 쓰신 적이 있는데, 제가 그걸 모르고 부탁드리는 건 아닌가 싶어 여쭤봤던 거라서 죄송하긴요. 자상한 답변 감사합니다:)
공감이요! ㅎ
저도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2' 연재 보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장맥주 이번에 올리신 아르코지원금이었나요? 정확한 용어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창작산실' 공연을 자주 가서 더 집중해서 읽었고요. 저도 외람된 말씀이오나 '장공룡' 이런 아바타로 평론계도 평정해 주세요~!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2> 처음 연재할 때 이름을 장맥주로 했는데 알라딘에서 그냥 장강명으로 해달라고 요청하더라고요. 고료를 받는 처지라 닉네임 바로 바꿨습니다. ㅎㅎㅎ 장공룡 마음에 드네요.
장맥주님이 장강명작가님이셨군요 댓글부대 읽었습니다. 여론조작과 관련한 탁월한 문제의식과 비판은 명치를 쳤었지요. 성적표현은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 성적 표현은... 모 검색 엔진에서 성인 인증하고 '유흥업소 후기'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결과물을 참고해서 썼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한 게, 그 후기들이 진짜 후기가 아니라 유흥업소에서 올린 홍보 글이더라고요.
댓글부대, 읽을 책 목록에는 들어있지만 아직 못 읽었는데 바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그렇게 참고하신거군요. 전 직접 경험이 있으신가 했습니다 ㅋㅋ 그 부분이 있어 중고생들에게 권하기가 좀 꺼려지긴 합니다 ㅎ
실제 댓글부대가 올린 글을 참고 삼아 소설을 쓴 셈이지요. ^^ 저도 중고생한테는 권하기 어렵습니다. 약간 세상을 향해 '감당할 수 있겠어?' 하는 기분으로 썼습니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태를 보고 충격 받아서요. 상 받고 나서 심사위원들이 수위를 조금 낮춰달라고 해서 약간 낮췄어요. ^^;;;
아하 심사위원들이 그런 요청도 하는군요..ㅎㅎㅎ
저도 예전에 유흥업소 담당 여경찰 분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댓글부대에 나온 수위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심문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라 아주 자세하게 묘사해서 물어봐야 했거든요. 아시겠지만, 어떤 행위 하나 하나에 따라 처벌이 달라져서요). 그 당시 저도 30대초반에 학생도 20대였는데, 두 여자가 이런 치커리 왜 하냐며 열변을 토했어요. 한국어로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부끄러워서? 그런 건지 유난히 알 수 없는 일본어 표현이 많았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여하튼 저도 공부를 해야 해서 회사컴으로 야동 사이트 들어갔다가 컴퓨터가 바이러스 걸릴 뻔하고, 대표님이 왜 이런 사이트 보냐고 뭐라고 하시고...해명하고....다 추억이네요. ㅎㅎ
하하, 저도요. <댓글부대>읽고, 작가님의 이면에 이런 모습이? 라고 혼자 가만가만 생각했더랬죠(욕설 같은 것도). 이 세계를 경험하지 않고, 어떻게 이런 생생한 문장들이 나올 수 있지? 싶었거든요. 하지만 기자 생활을 오래 하셨던 분이라는 걸 제가 잠시 잊었습니다. 전에도 작가님의 인터뷰? 글에서 이런 비슷한 맥락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경험한 내용만 소설로 쓰는 것이 아니라 경험해보지 않은 세상도 충분한 취재와 자료 수집을 통해 글로 쓸 수 있다는(워딩은 이렇지 않은데, 대략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드시 경험해 본 일만을 바탕으로 소설을 쓴다면 쓸 수 있는 글의 폭이 너무 좁아질 테니까요. 그럼에도 <사이보그의 글쓰기>는 제가 무척 애정하는 단편입니다.
저도 책장에 책이 쌓이는 것이 싫어 가능하면 전자책으로 구입합니다. 종이책도 좀 망설여직는 해도 과감하게 폐치로 버리려고 합니다.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라고~~ㅎ 버려야 누군가는 또 사지않을까 싶어서... 환경 생각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전자책이 답이다!!
전자책이 답이다!! 그런데 종이책과 전자책의 환경 부담을 공정하고 설득력 있게 비교한 연구 결과를 보고 싶더라고요. https://www.daily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856 이 연구 결과는 배송을 고려하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지고(배송에서 종이책과 전자책 탄소배출량이 크게 차이 날 텐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36542 여기 나오는 연구 결과는 종이책을 엉뚱하게 전자책이 아니라 전자책 리더기와 비교하고 있습니다.
종이책이 플라스틱 제품보다는 친환경적이겠지만, 전자책이 아무래도 탄소배출은 적을 것 같습니다. 별도 단말기가 아니라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하는 경우는 더 그럴 것이고, 전기 생산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낮아질수록 더 그렇게 되겠죠. 아무튼 탄소배출량 수치는 기준에 따라 많이 다르게 잡히더라구요. 옷 한 벌 덜 사고 대중교통 이용하고 음식쓰레기 줄이고 다이어트 대신 덜 먹고 비행기 한 번 덜 타고. 이런 것들에 비하면 책이나 종이컵의 비중은 낮을 것 같습니다.
탄소배출은 정부정책과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개인의 노력은 새발의 피, 개인이 아무리 애써봐야...
정부 정책이 중요하고, 개인 입장은 '가급적이면' 정도겠지요. ^^
저도 이 문제가 너어어무 심각합니다. 다른 분들 사정도 궁금하고요. 저는 종이책은 한 번 읽고나면 무조건 중고로 팔거나 버려요.인생책이고 뭐고 없다, 우선 나가라! 요즘엔 전자책을 사기도 하고요. 근데 논픽션은 전자책도 괜찮은데, 이상하게도 소설은 종이책으로 읽고 싶더라구요? 예전에는 책 욕심이 있었는데, 쌓아 놓으면 종이 색깔도 누렇게 변하고, 책 등에 먼지 쌓이는 것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보관 공간도 부족하고 ㅠㅠ 감당하기 어려워요 ㅠㅠ 여기서 가장 책을 많이 읽으시는 @YG 님 상황도 궁금합니다!
책이 책장에 세워져 있지 않고 이미 꽂힌 책과 책장 위 공간에 눕혀져 꽂히게 되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생기더라고요. 햇빛에 책 표지 색이 변하는 것도 보기 괴롭습니다. 저희 부부는 거실에 책장이 있는데 빛을 잘 받다 보니 금방 변색이 됩니다. 전자책 만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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