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무려 1만 퍼센트나 공감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작가님:)
저도 어릴 때는 친구들이랑 우르르 몰려다닐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집에 돌아오면 항상 피곤했어요. 근데 그 시기에는 관성처럼 또래 문화에 휩쓸려서 그게 괜찮은 건 줄 알았답니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끄러운 장소도 잘 가고 사람들이랑 왁자지껄 어울려다녔어요. 특히 20살에는 술자리도 많고, 행사도 많고.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원 없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제가 그쪽(?) 성향이 아니더라고요. 소모적인 관계를 하나하나 정리하고 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작가님 말씀처럼 제가 선을 필요로 한다는 것, 더 나아가 선이 선명하게 그어진 관계 안에서(만) 안정감을 느낀다는 걸 서서히 알게 됐어요. 지금의 저와 과거의 저는 많이 다른 사람 같습니다. 사회적 에너지가 점점 떨어지는 것 같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급속도로 방전되는 기분이에요. 심할 때는 아파버리기도 하고요. 고요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그믐을 읽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해요(뜬금없는 결론).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연해

오뉴
저도 공감 1만퍼센트 제곱입니다. 어느 정도의 거리는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친구, 자녀, 부부 가까울수록 더욱...

borumis
ㅋㅋㅋ 애들 어릴 때는 심지어 화장실 가면 함흥차사 된다고 화캉스라고도 했죠;; 얘들아~엄마아빠도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ㅠㅠ

장맥주
저는 이게 기본 인권이자 인간의 본능 같은데, 사생활이라는 개념이 중세까지 희박했던 걸 떠올리면 기분이 이상해요. 현대인한테만 자연스러운 욕구일까요.

dobedo
@장맥주 현대적인 의미의 '인권'이라는 개념도 근대에 생긴 것 아닌가요? 저도 그 시절을 살아보라면 끔찍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긴 합니다만... 인권에 대한 개념도 없는데 사생활의 개념이 생기긴 힘들 것 같긴 해요.

장맥주
그렇죠. ‘천륜’이라든가 ‘천인공노’ 같은 말이 있었던 걸로 봐서 신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아주 기본적인 윤리라는 개념은 있기는 있었던 거 같은데요. 저는 인권의 발명보다 사생활의 발명이 좀 더 신기하긴 해요. 그냥 사생활 발명 안 하고 다 같이 개미나 꿀벌, 늑대처럼 부대끼며 살면서 거기에 아무 불편한 마음 없이 적응해서 살았으면 서로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도니안
“ 수렵채집인들은 쉼없이 소문을 주고받는다. 유타대학교의 폴리 위스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 내용은 아니나다를까 주로 지위가 높은 개인들이 어떻게 규범을 위반했는가 하는 것이다.77 모닥불을 둘러싸고 『피플』 지가 펼쳐진 것이라고나 할까.* 소문은 다양한 목적을 수행한다. 현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내가 이상한 거야, 아니면 그 인간이 멍청이야?”), 소식을 전하고(“오늘 사냥에서 하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에 발에 쥐가 난 인간이 누구게?”), 합의를 구축한다(“이 인간에게 뭔가 손을 쓸 필요가 있어”). 소문은 규범 강제의 무기다. ”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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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 규범을 어긴 자를 집단적으로 비판하고, 창피를 주거나 조롱하고, 배척하거나 따돌리고, 고기를 나눠주지 않고, 치명적이지 않은 물리적 처벌을 가하고, 집단에서 내쫓고, 그러고도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죽인다(집단 전체가 가담하거나 지정된 처형자가 수행한다). ”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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