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용감한 행동으로 카네기영웅메달을 받은 사람들을 인터뷰한 기사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번뜩 떠올린 뒤에, 그들은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목을 걸었다. "영웅은 느낄 뿐, 따지지 않는다" 에머슨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631,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후자의 범주화가 순응률을 높인다는 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때 우리가 내러티브를 창조하는 힘을 권위 혹은 집단에게 양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러티브를 되찾아오는 것은 가장 훌륭한 저항의 원천일 수 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2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내러티브의 힘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이런 맥락에서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마라'는 강령(?)도 생긴 것 같네요. 책임을 덜어 보고자 포토라인에 설 때 휠체어를 타고 가는 얄팍한 서사 따위에는 저도 코웃음치지만, 누군가의 인격이나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식의 매몰찬 비인간화('짐승만도 못한 놈')를 통해 범죄자를 단죄하려는 현상도 저는 우려스러워요.
누구나 서사를 갖고 호소할 자유는 있지만,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그 파급력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사실(사건을 다루는) 매체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많은거 같습니다.
누구나 똑똑히 알지만 깜박깜박하는 사실을 굳이 지적하자면, 부는 행복의 동의어가 아니다. 한 사람을 오랜 시간 추적한 종단 연구부터 수십 개국 수만 명을 조사한 비교문화 연구까지 행복에 대한 수많은 연구들의 결과는 다 같다. 사람들이 절대적 가난에서 벗어나면, 대부분은 확실히 더 행복해진다. 하지만 일단 연명을 걱정하는 수준을 벗어난 뒤에는, 소득과 행복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관계가 적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도덕성과 옳은 일을 하는 것, 일단 무엇이 옳은지 알아냈다면,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더구나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 도덕적으로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의 고통에 감정이입해보는 것은 특히나 힘든 작업이다. 기억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상대의 불행 앞에서 비단 앞띠이랑 겉질 활성화에만 실패하는 게 아니라 한술 더 떠 중변연계 도파민 경로를 활성화시킨다. 그러니 그런 상대의 관점을 취해보고 그의 고통을 느껴보려는 시도는(쌤통이라고 여기려는 게 아니라면) 자동적이기는커녕 인지적으로 엄청나게 노력해야 하는 일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4장. 타인의 고통을 느끼기, 이해하기, 덜어주기 ,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미묘한 지배관계를 이해하는 데는 많은 지력이 든다. ‘내 위치를 아는 것’이 맥락에 크게 의존하는 일이다보니, 어쩌면 당연하다. 지위 차이를 다루는 것이 가장 힘든 때는 높은 서열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시기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2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우리가 도덕적 추론에 동원하는 인지 과정들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취약성, 불균형, 비대칭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일례로, 우리는 피해가 발생하도록 놔두는 행동보다 피해를 직접 가하는 행동을 더 나쁘게 여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개는 개의 측면에서도, 영장류의 측면에서도 이해가 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영장류와는 다르다. 영장류는 보상의 품질에 차이가 있을 때도 삐져서 파업했지만, 개는 품질은 따지지 않았고 그저 한쪽은 받는데 다른 쪽은 못 받는 상황에서만 삐졌다. 둘째, 원숭이들은 인간이 뒤늦게 보상을 건네도 거부했고 다시는 협조하지 않았지만, 개들은 인간이 ‘악수’하자고 한참 애원하면 결국에는 반드시 마음을 풀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개들은 역시 사랑스럽습니다.
개는 사랑이죠. 우리집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지만 창조주께서는 어떻게 이런 걸 만드실 생각을 하셨을까? 매번 감탄하며 키웠다는. 하신 일중 손에 꼽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ㅎㅎ
나는 상당한 외톨이형 인간이다. 일단 인생의 상당 기간을 아프리카의 텐트에서 혼자 지내면서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을 연구한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도 내 인생에서 가장 각별하게 행복했던 순간들 중 일부는 우리라고 느꼈던 것, 남들이 나를 받아주어서 내가 혼자가 아니며 안전하고 이해받는다고 느꼈던 것, 나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라고 느꼈던 것, 옳은 편에 서서 즐겁고 좋은 일을 한다고 느꼈던 것에서 비롯했다. 책상물림에, 유약하고, 대충 평화주의자에 가까운 나조차도 어떤 우리/그들 가르기를 위해서는 기꺼이 죽고 죽일 수도 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1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제서야 11장을 마쳤습니다. 어제 weak relation 모임에 나가기 싫은 마음을 누르고 참석했는데, 사람들의 리액션들이 너무 훌륭해서 즐거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우리'의 한 부분이 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드물죠. 그리고 그런 행복은 저처럼 경험의 빈도가 높지 않은 사람에게는 경험할 때마다 새롭습니다. 눈내리는 밤에 보도블럭 위에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아침에 활짝 웃는 이들에게도 그런 행복감이 중요한 동기가 되겠지요. 어느 진영이든 간에요. 저는 섀폴스키님에게 동의합니다. 이런 본성은 우리가 없앨 수도 없고 없애기를 바랄 수도 없는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어떤 식으로 발현되게 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일부분의 선택권이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직관은 공간과 시간을 과도하게 할인한다. 인과에 대한 이런 근시안은 자동적으로 빠르게 작동하는 뇌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태만의 죄보다 실행의 죄를 더 나쁘게 느끼는 근시안과 비슷한 종류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우리가 트롤리학에서 끌어낼 수 있는 더 폭넓은 논점이 하나 있으니, 도덕적 결정이 맥락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맥락 변화의 해김은 직관주의적 도덕의 국지성을 바꾸는 데 있을 때가 많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여기에 국지성, 그리고 거리에 따른 도덕성의 할인이 적용된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내가 사는 곳에서 위험에 처한 아이가 멀리서 죽어가는 아이보다 훨씬 더 우리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것이 인지라기보다는 직관이라는 것도 명백하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수치심은 청중이 필요하고, 명예의 문제다. 죄책감은 프라이버시를 귀하게 여기는 문화의 산물이고, 양심의 문제다. 수치심은 그 사람 전체에 대한 부정적 평가이지만, 죄책감은 행위에 대한 부정적 평가이기 때문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성립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와는 대조적으로, 만약 우리와 그들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도덕적 결정을 내릴 때는 직관을 최대한 멀리하자. 그 대신 생각하고, 추론하고, 질문하자. 철저히 실용적인 시각, 전략적으로 공리주의적인 시각을 취하자. 상대의 관점을 취해보고, 그들의 생각을 생각해보려고 애쓰고, 그들의 느낌을 느껴보려고 애쓰자. 심호흡을 한 뒤에,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자.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월 26일 일요일부터 내일 1월 27일 월요일, 모레 1월 28일 화요일까지는 14장 '타인의 고통을 느끼기, 이해하기, 덜어주기' 15장 '살인을 부르는 메타포' 16장 '생물학과 형사 사법 제도, 그리고 (내친김에) 자유의지'를 읽습니다. 하루 30~40쪽 정도의 분량인데 읽다가 맥을 끊기가 어려워서 그냥 하루 읽을 분량으로 잡았어요. 그러고 나서 17장 '전쟁과 평화'를 수요일(1월 29일), 목요일(1월 30일) 읽고서 금요일에 '맺음말'로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매일 따로 공지도 하겠지만, 연휴 기간이고 또 명절이라서 각자 일정에 따라서 천천히 읽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오늘 읽을 분량이었던 14장에서는 모두가 환호하는 '공감'에 대해서 딴죽을 거는 부분이 핵심 메시지로 보입니다. 이 부분을 놓고서는 폴 블룸의 명확한 메시지의 책이 나와 있고, 저자가 인용하는 레슬리 제이미슨의 에세이도 이 블룸의 <보스턴 리뷰> 기고에 대한 토론 과정에서 나온 글이랍니다. 제이미슨은 비슷하지만 (좀 더 공감의 편을 들어주는 논지의) 에세이집으로도 유명하죠. 두 글의 논지를 접할 수 있는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이미슨은 국내에서도 팬이 늘어나는 에세이스트죠?) 국내에서 이런 메시지와 공명하는 주장을 담은 책은 장대익 선생님의 『공감의 반경』이죠!
공감의 배신 - 아직도 공감이 선하다고 믿는 당신에게세계적인 심리학자인 폴 블룸은 “나는 공감에 반대한다!”라는 도발적인 선언을 던진다.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며, “우리는 공감이 없을 때 더 공평하고 공정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 연습 - 부서진 심장과 고통과 상처와 당신에 관한 에세이약 8년간 여러 지면에 발표했던 제이미슨의 에세이 11편이 실려 있다.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고통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고 공감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빈곤과 폭력, 소외, 질병, 상처 등 실로 다양한 고통의 지층을 방문하고 탐구함으로써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예리한 시선으로 펼쳐낸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인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문화와 환경 조건은 어떠해야 하는지 살피고 의식적으로 인간의 공감 수준을 바꾸려 했던 과학 연구들을 조명하면서 공감 본능의 변화를 일으키는 해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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