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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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도 벽돌 책 함께 읽기는 계속됩니다. 2025년 1월에는 오랫동안 함께 읽을지 망설였던 로버트 새폴스키의 『행동』(문학동네)을 읽습니다. 2023년 11월에 나온 『행동』은 ‘2024 올해의 과학책’으로 꼽아도 손색 없을 정도로 훌륭한 책입니다. 권위 있는 신경과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새폴스키의 역작입니다.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해 봅시다. 연말이니 긍정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2018년 5월 12일 제2서해안고속도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의식 잃은 운전자의 차량이 중앙 분리대에 충돌하고도 계속 질주하는 모습을 보고 한영탁 씨는 자신의 자동차로 막아서며 추가 사고를 막았습니다. 질주하는 자동차를 막아선 한 씨의 ‘행동’은 무엇이 추동했을까요? 새폴스키는 바로 이 인간 행동의 원인을 이 책의 10장까지 추적합니다. 한 씨가 그 행동에 나서기 1초 전까지 그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몇 초에서 몇 분 전에는 도대체 어떤 시각, 청각, 후각 신호가 그를 자극했을까요? 그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시간에서 며칠 사이에 어떤 호르몬이 그에게 작용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궁금증이 들지요. 혹시 그가 살아온 환경, 예를 들어서 청소년기의 식습관, 운동 여부 또 부모를 포함한 가족과의 관계, 어떤 사람과 교류하고 어떤 콘텐츠를 접하고 등도 그의 행동 특히 뇌의 반응성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요? 좀 더 나아가서 그의 수정란, 태아, 유년기 때 있었던 일의 영향은 어떨까요? 여기서 시야를 넓혀보면 (그런 게 있을지 갈수록 회의적이 됩니다만) 한국 사회에 분명히 한 씨의 그런 행동을 자극할 만한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쌓인 문화적 유산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수만 년, 수십만 년, 수백만 년간 영장류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해온 과정에서 각인된 행동의 근거도 있겠죠. 감 잡으셨죠? 새폴스키는 이렇게 1초에서 아득한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한 씨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간 쌓인 행동 과학의 모든 것을 이 책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덤으로 후반부에서는 지금 우리의 행동을 놓고서 해야할 가장 중요한 질문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요. (‘우리와 그들의 이분법’ ‘권위에 대한 복종과 저항’ ‘도덕’ ‘타인의 고통’ ‘전쟁과 평화’ 등) 2021년 12월 26일 타계한 에드워드 윌슨이 이 책을 놓고서 “백과사전적 세밀함”이라고 찬사를 보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책을 함께 읽기를 망설였습니다. 자칫하면 새폴스키가 재미있는 입담과 함께 쏟아내는 정보의 홍수에 압도되어 질릴 수도 있으니까요. 책의 두께도 전체 1,039쪽 본문 812쪽으로 만만치 않고요. 반면, 그래서 오히려 함께 읽기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럿이 함께 읽으면서 자기 경험을 나누고 토론하기에 이 책만큼 좋은 책도 없거든요. 저자의 박식함과 쉴 새 없는 수다는 마치 저자와 함께 독서 모임을 하는 듯한 착각도 불러일으킬 테고요. 대통령, 정치인부터 가족과 동료 또 나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독서로 『행동』 함께 읽기를 제안하는 이유입니다. * 벽돌 책 함께 읽기는 2023년 8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사이언스북스)부터 시작해서 2024년 12월 『노이즈』(김영사)까지 한 달도 빠짐없이 열일곱 권을 읽었습니다. (중간에 병행해서 읽은 폴 오스터의 『4321』(열린책들)도 있습니다.) 이제 열여덟 번째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의 게시판에서 진행하는 이 독서 모임은 전적으로 자발적인 모임입니다. (어떤 원인이 이런 행동을 추동했는지 미스터리입니다만) 저는 18개월째 가이드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우리 2025년에도 벽돌 책을 함께 읽으면서 나를, 우리를 또 세상을 이해하고 좀 더 낫게 만들어 봅시다. * 지금까지 함께 읽은 벽돌 책 (총17권) 2023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년 8월) 『권력과 진보』 (2023년 9월) 『위어드』 (2023년 10월) 『변화의 세기』 (2023년 11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23년 12월) 2024년 『사람을 위한 경제학』 (2024년 1월) 『경제학자의 시대』 (2024년 2월) 『앨버트 허시먼』 (2024년 3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4월) 『나쁜 교육』 (2024년 5월) 『화석 자본』 (2024년 6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024년 7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2024년 8월) 『메리와 메리』 (2024년 9월) 『중국필패』 (2024년 10월) 『마오주의』 (2024년 11월) 『노이즈』 (2024년 12월)
제가 정신이 없어서 공지가 조금 늦었습니다. 2025년 1월 3일부터 하루에 30쪽 분량을 쉬는 날 없이 부지런히 읽는 일정입니다. 1월에는 설날 연휴도 있어서 중간에 제가 일정에 변주를 줘보겠습니다. 일단, 다들 책부터 확보하시길! 저는 종이책 하드커버와 원서 전자책이 있습니다. 종이책으로 여러분과 함께 따라서 재독할 계획입니다.
@YG 님 책걸상 팟캐스트를 매일 들어서 항상 이 방에 참여하고 싶었어요.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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