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다른 연구에서, 피험자들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고 기다리다가 쇼크를 받았다. 예측성과 통제력의 결핍이 어찌나 싫던지, 많은 피험자들은 차라리 더 강한 쇼크를 당장 받는 편을 선택했다. 기다린 피험자들의 경우, 두려움을 예상하는 시간이 길수록 편도체가 더 많이 활성화했다. 이처럼 인간의 편도체는 공포 유발 자극에 우선적으로 반응한다. 심지어 워낙 순간적이라서 우리가 의식으로는 감지하지 못하는 자극에도 반응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2장. 1초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대목에서 저는 그 유명한 영화 제목이 생각났어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우리의 심장은 우리가 살인적 분노를 느낄 때와 오르가슴을 느낄 때 거의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2장. 1초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공포와 공격성이 필연적으로 얽혀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공포가 공격성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공격성이 공포에서 비롯하는 것도 아니다. 보통 공포는 이미 공격 성향이 있는 개체에게서만 공격성을 높인다. 공격성을 안전하게 표출할 선택지가 없는 낮은 서열의 개체에게서는 공포가 오히려 공격성을 낮춘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2장. 1초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과거의 끔찍했던 경험이 남긴 트라우마 때문에 사회불안장애를 갖게 된 사람이 있다고 하자. 단순하게 설명하면, 인지행동치료는 그에게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을 재평가할 도구들을 안겨주는 것이다. 기억하세요, 이 사회적 상황에서 당신이 느끼는 끔찍한 기분은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것이지 지금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랍니다, 하는 식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2장. 1초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중간중간 섞여있는 저자의 농담에 웃음이 납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네요(특히 편도체). 저는 감각이 예민한 편인데, 그때 좋은 게 편도체 안정화 훈련이라고, 최근에 알게 됐어요(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을 통해서요). 제 불안감과도 연결되어 있어, 실마리가 보이는 느낌이었거든요(편도체 강화 운동? 이 있더라고요). 단순히 감정을 절제하거나 마음을 다스리는 문제가 아니었던 거죠(흔히 정신 질환을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치부하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 <행동>에서는 그런 여러 사례를 기능적(뇌의 이상)으로 다루고 있어 생각이 더 명쾌해집니다. 불안과 두려움, 분노와 부정적 감정의 뿌리는 편도체지만, 그동안은 이 감정들을 자꾸 생각의 차원(마음관리)에서 해결 가능할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감정은 몸(뇌)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불안감이 자꾸 생겨나는 것도, 두려워하는 감정이 익숙해지는 몸(뇌)의 변화라는 것을요. 그래서 몸의 상태(편도체 안정화)를 바꿔야 불안감도 서서히 옅어지고, (감각에) 예민하다는 것도,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제 편도체가 더 쉽게 반응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감정)을 다스리는 게 정답이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고. 물론 이 책을 더 읽어봐야겠지만요.
@연해 감정이 생각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생각이 감정을 유발하기도 하죠. 이 책은 어떤 감정 혹은 생각에 따라 판단을 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할 때 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그 (생각-)감정-<생각-판단>-행동의 연결고리가 불안감에 따라 부정적인 방향으로 강화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감정이 일어나는 건 스스로 조절할 수 없지만 어떤 욕구 때문에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차리는 게 마음건강에 좋다고들 하고 제 경험도 그러했습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마음을 다스린다'라고 표현한다면 마음을 다스리는 게 무용한 건 아닐 테고요. 물론 어렵긴 합니다만. 연해님은 아마 감정이 일어나고 그에 따라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 과정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게 힘들다고 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감정과 생각을 분리해서 따져 보면 다른 결론이 나올 것 같아요. 감정은 그냥 일어나는 일이라 다스리려고 해봤자 되지도 않고, 부정한다고 부정되지도 않고 그럴수록 얻는 것 없이 에너지 소모만 커지는 것 같아요. 그런 상태에서 마음의 병이 생기지 싶습니다. 하지만 어떤 감정이 일어났을 때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생각해 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누르거나 숨겨뒀던 욕구를 알아차릴 수 있고, 그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지 판단하는 것도 쉬워지는 게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나를 마주쳤는데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간다면, 못 봤나 보다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보고서 인사도 안 하고 지나가다니 '나를 무시하네'라고 '생각'하고 '불쾌'(감정)해질 수도 있겠죠. 찰나에 벌어져서 한 덩어리처럼 느껴지지만 불쾌해지기 전에 나를 무시했다는 판단(생각)이 먼저 들어가 있는 거죠. 이런 경우를 겪을 때마다 나를 무시해서라고 '자동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는 편도체가 과활성되어 있고, 무시당할까봐 몹시도 두려워하는(욕구) 사람일 수 있겠죠. 그럴 때 무시당하고 배제되는 걸 두려워한다는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경계하면 그 '무시당한다'는 생각, 그로 인한 불안감에 압도되지 않고 아마도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넬 수 있지 않을까요. 생각의 회로를 그런 식으로 돌려 놓는 걸 마음관리라고 한다면 마음관리가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심리상담도 대체로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고요.
거세는 성범죄자들 중에서도 강렬하고, 집착적이고, 병적인 충동을 보이는 일부에게서는 정말로 성충동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머지에게서는 거세가 재범률을 낮추지 않는다. 한 메타분석 연구는 이렇게 지적했다. “적대적 강간범들, 그리고 힘이나 분노를 동기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항 남성호르몬 약물] 치료가 잘 듣지 않는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4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처음 알았습니다. 여태까지 화학적 거세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는데요. 그런데 아래 텍사스는 거세할 때 아직도 화학적 거세가 아니라 칼로 거세를 한다는 얘기는 좀 놀랍네요. 선진국에서 물리적 거세를 시행하는 곳이 있었군요.
미국이 연방법이어서 그런지 정말 뜨악하는게 은근 있어요 우생학이 일부 주에선 2000년대 초반까지도 허용적이었다고도 하구요
책과 약간 내용이 상충되기는 하는데 어쨌든 이런 기사도 있네요. 루이지애나주에서 아동 성범죄자에게 물리적 거세를 시킬 수 있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는 내용입니다. 무려 지난해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604007500075
@장맥주 물리적 거세라니, 그것도 21세기의 미국에서... 놀랍네요. 상상도 못 했는데요.
이런 신체훼손형에 대해 이성적으로는 반대해야 할 거 같은데 심리적 거부감은 그렇게까지 크진 않네요...
저도요....반대해야 하는데, 반대하고 싶지 않은 이 마음....
국민투표를 실시하면 적당히 기권하고 싶은 마음... 입니다. ^^;;;
@장맥주 저도 가끔 그런(피해자가 강간범을 물리적 거세로 응징하는...) 영화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텍사스나 루이지애나 주의 성범죄율이나 재범율이 궁금합니다. 물리적 거세형의 효과가 어떤지.
새폴스키 책에는 텍사스만 언급했는데 루이지애나 주도 surgical castration을 하는군요. 저도 안그래도 궁금해져서 찾아봤는데요. 다른 분들도 읽을 수 있게 해당 기사에서 발췌해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아래 복붙했습니다. https://www.npr.org/2024/07/01/nx-s1-5020686/louisiana-new-surgical-castration-law 2024년 7월 NPR 기사인데 아직 정확한 재범률 분석은 부족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Pubmed에서 찾아보니 Weinberger et al.의 리뷰 논문에 의하면 이전보다 더 낮은 재범률을 보이지만 methodology 등 문제로 해석에 주의를 해야할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논지였고 이에 대해 또 Fred S. Berlin의 commentary가 달렸는데 결국은 여러 해석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건 맞고 낮은 테스토스테론을 호르몬 주입 등으로 반전시킬 수 는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낮은 재범률을 보이지 않았냐는 요지였습니다. 리뷰논문이어서 자료가 뒤죽박죽이지만 유럽은 비거세(46%)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거세군(3%)의 재범율, 미국도 마찬가지로 methodology의 문제 등이 있어도 결국 다양한 연구에서 10% 미만의 낮은 재범율을 보이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Weinberger의 논문 'The impact of surgical castration on sexual recidivism risk among sexually violent predatory offenders' https://pubmed.ncbi.nlm.nih.gov/15809235/ https://jaapl.org/content/jaapl/33/1/16.full.pdf Berlin의 commentary https://pubmed.ncbi.nlm.nih.gov/15809236/ https://jaapl.org/content/33/1/37.long "...이 법을 뒷받침하는 동기 중 하나는 누군가의 재범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범죄 재범률에 대한 연구는 분석하기가 어렵습니다. 외과적 거세와 그 효과에 대한 연구는 다시 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로 자발적으로 거세를 받은 사람들에게만 수행되었다고 헬머스는 말했습니다. 이들은 이미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개인이기 때문에 이는 분석에 영향을 미친다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다양한 국가와 관할 구역, 다양한 환경 유형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결합하면 5년 내 성적 재범률은 일반적으로 5~10% 범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생 비율은 약 15~20% 정도입니다." 헬무스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대중이 아는 경우에 한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모든 성범죄가 경찰에 신고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적 재범률이 어느 정도 과소평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경찰의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로 재범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알기는 어렵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모든 유형의 거세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Helmus는 말했습니다. “거세의 핵심은 성욕을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성범죄율을 줄이기 위해 거세를 추진한다면, 애초에 높은 성욕이나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 때문에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겠지만, 이것이 항상 거세하려는 동기는 아니다.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Helmus는 말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애초에 높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아니라면 테스토스테론을 줄여도 그 위험을 줄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또한 외과적 거세는 누군가가 성적으로 흥분할 수 없거나 남성의 경우 발기하거나 사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헬머스는 말했습니다. 이 절차로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 각성과 충동이 여전히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거세를 하더라도 나중에 약물을 복용해 거세 효과를 줄이거나 역전시킬 수 있으며 여전히 성욕을 높일 수 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거세는 성욕을 없애는 완벽한 방법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저지르는 다양한 유형의 성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발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저지르는 다양한 유형의 성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발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휴... 물리적 거세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더 커지지는 않네요.
그쵸? 딸 아빠인 우리 남편은 성범죄자 알림 메일 온 것도 욕하면서 갈기갈기 찢어버리더라구요..;;; 그 사람을 직접 만나면 어찌 할 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독서모임의 필독서 <다정한 나의 30년 친구, 독서회>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도서 증정] 안톤 허 첫 소설 《영원을 향하여》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이달의 심리학>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매달 1일 시작합니다
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
바쁘지만 책은 읽고 싶어 by Oncoazim
올해 가을엔 산에 가야지 머리는 차갑게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 비트코인과 달러, 같이 공부해요!
『트럼프 시대의 비트코인과 지정학』 함께 읽기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의 개정판)책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읽기 모임
극과 극은 통한다!
[도서증정][김세진 일러스트레이터+박숭현 과학자와 함께 읽는]<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