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벗어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폭력에 익숙해지는 게 폭력 자체보다도 더 위험한 것 같아요. 친구든 애인이든 가족이든..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가해자든 피해자든 자기합리화를 멈추는 게 제일 힘들죠..
@연해 '안전이별'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폭력의 형태는 다양하죠. 상대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 심리적 지배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자기 생각을 내게 강요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가 쎄함이 시작되는 순간인 거 같은데 그때 도망쳐야 그나마 수월한 거 같더라고요.
하, 정말 공감합니다. 폭력의 형태는 다양하고, 꼭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더라도, 상대의 거절을 수용하지 못하는 자세 또한 폭력으로 발현될 수 있겠더라고요. 이를테면 일방적(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인 부모의 사랑도? "내가 널 사랑해서 주겠다는데, 왜 싫다는 거야! 왜!" 이런 거. 원치 않는 호의를 구분할 줄 아는 어른을 만나면 마음이 세상 평화롭더라고요(당신이 사랑하는 건 내가 아니라, 나를 사랑한다 생각하며 감정을 퍼붓고 있는 그대, 자아도취에 빠진 그대라는 걸 왜 모르는가).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타인에게 지나치게 강요하는 행동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그 쎄함을 알면서도, 내밀한 관계 안에서는 '설마'라는 생각이 자꾸 치고 올라와서 참 괴롭습니다. 무 자르듯이 단칼에 쑹덩 자르고 싶다가도, 상대가 울면서 잡고 사과하면 또 흔들려요. 폭력(물리적, 언어적)을 당하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저 포함입니다)은 상대가 일방적으로 폭력만 가하지 않더라고요. 다음 날 지독할 정도로 불쌍하게 사과를 합니다. 정말 지독할 정도로요. '너는 착하니까, 이해해 줄 거지?'는 덤이지요. 이럴때면 제 외형이 아주아주 험상궂고 강한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합니다.
강요 또한 폭력이다 라고 볼수도 있는거 같아요.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만 봐도 그렇구요.. 그런데 나의 자유가 어디까지 용인되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라 .. 만약 아이가 고기를 전혀 안먹는다 . 대체식품도 안먹는다 하면 강요라도해서 먹여야 하는거 아닌가.. 사랑에서 시작된 강요인가 아니면 나의 의지를 꺾고싶지 않고 성취하기 위한 강요인가 참 어려운 부분이에요.
@연해 힘든 연애 하셨네요. 착하다는 말은... 가끔은 '만만하다'의 덜 듣기 거북한 버전이 되기도 하죠. 선을 넘을 때 내치기 힘들어하는 (저 같은) 만만한 사람을 찾아다니는 치들은 안테나가 있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처음엔 유난히 친절하기도 했고요.
그러게요. 진실한 마음이 진실한 마음으로 잘 닿았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때로는 저의 편견 없음(에이, 그 사람이 설마 그런 짓을 할 리가...)이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 패(?)를 더 숨기고 싶어져요. 어쩌면 9장에서 말하는 사회자본과도 닿아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면 이런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품어보기도 합니다. 만약 상대의 유전자가 문제인 것이라면(타고나길 사이코패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유전자가 발현되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온건한 사회)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요. 다소 추상적인 말이지만, 저는 온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 행복이라는 게 뭔가 엄청난 경제적 부를 누린다거나 명예, 높은 지위 등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순수한 자기 삶의 만족에 따른 행복을 말하는 것인데요(이 책에서도 가난한 것 그 자체보다 '내가' 가난하다는 느낌이 사람을 병들게 만든다는 말처럼요). 그리고 제가 품는 이 마음(모두 행복해져랏!)은 타인에 대한 이타적인 마음, 거대한 담론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제 삶을 위해서예요. 단순한(천진한) 생각인데, 모두가 행복하면 서로 안 괴롭힐 것 같거든요.
@연해 행복이란 말은 사랑이라는 말처럼 추상적이고, 모호하고, 제각각 다 다르게 정의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갈등 없는 상황이 행복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영영 오지 않을 거 같아요. 우리는 다 다른 사람이고 다 저마다의 욕구를 가지고 있으니까 갈등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갈등을 회피하고 인지조차 하지 않으려고 할 때는 (자아가 흐릿해지는) 모호한 불안 속에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경계(선)는 '자아'와 '타자'가 다른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기 때문에 필요한 거겠죠.
전 부모님들이 자주 사용하는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속에서 올라옵니다. 본인들이 본인들의 생각대로(좋은대로) 키위놓고선 마치 모든 것은 널 위한거였어라는 식으로 변명 또는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보다 불평등을 공리주의적 근거에서 더 잘 수용한다. 그리고 남녀 모두 불평등을 사회적 관행으로 묵인하기 시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세상이 그런 거니까"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7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남녀 간에 정치 성향 차이가 두드러지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어 보이네요.
그쵸.. 게다가 반성, 양성 등의 다양한 gender까지 관여되고 문화적 차이까지 고려하면.. 휴우~ 인간은 참 복잡하고 난감한 종이죠..
아이가 엄마에게서 충족시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무엇일까? 아이가 세상에 존재해서 엄마가 행복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7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어미가 곁에 있는 한 어린 새끼에게는 아무리 혐오적인 자극이라도 강화 효과를 발휘한다. 심지어 어미가 그 혐오적 자극의 근원일지라도. ... 힘든 시기에는 어떤 엄마에게라도 의지해야 하는 것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7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마지막 문장과 이 부분의 제목인 '힘들 때는 어떤 엄마라도 의지할 것'-> 어떻게 번역했을 지 궁금했어요. 원서에서는 Any kind of mother in a storm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Sapolsky가 Nature Neuroscience에 실은 논문 제목이기도) 학대당한 부인들이 남편에게로 돌아갈 때 경찰에게 신고할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의사를 물어보고 증언해주겠다고 해도 거절하고 다시 돌아가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남편이 정말 증오하는 게 그런 놈들(그리고 성폭력범들)인데.. 결국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쉬고 가라고 공짜로 수액맞고 잠시 쉬어가라고 합니다.. Any kind of husband in a storm..인가요..
청소년의 과다한 감정이입은 어른들에게 좀 지나쳐 보인다. 하지만 내 뛰어난 학생들이 그런 상태인 것을 보면, 그 시절에는 너무 쉽게 그런 감정이 들었지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성인인 나는 거리두기를 할 줄 아는 이마엽 겉질로 뭔가 좋은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 거리두기 때문에 그 무언가가 내가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버리기도 쉽다는 것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6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인간의 뇌 발달을 담당한 유전적 프로그램이 이마엽 겉질을 유전자로부터 최대한 해방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인다니, 거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6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아.. 정말 정신의 유전적 프로그램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이제 곧 나오는 챕터에서 많이 다룰 듯하니 쉿! '아이러니'의 정의와 적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네요.
아 그리고 bullying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좀 생각이 많아졌는데 bullying 당하는 아이와 bullying 하는 아이에 대한 이런 성향이 있는 것도 알았기 때문에 저도 실은 우리 아이, 그리고 그 은따를 주도한 아이와 집안에 대해 한참 다른 아이들 및 선생님 등을 통해 알아봤는데요. 이게 확실히 남자아이들, 여자아이들의 차이도 있고 두 집안 다 비슷한 전문직 맞벌이 부모에 같은 아파트 단지 등이고 그 어머님도 예전에 봤는데 이상한 분은 아니었어요. 아이도 오히려 학기 초에는 너무 친해서 항상 같이 다니다가 갑자기 그렇게 등돌린 케이스여서 저도 선생님도 주변 애들도 놀랐더라구요. 유일하게 짚이는 데가 좀 나이차이가 많고 공부스트레스를 많이 동생에게 푸는 듯한 그 아이의 언니인데 예전부터 좀 또래들 사이에서 우두머리처럼 행동하고 말투가 거칠고 어른스러운(?) 발언이 많은 게 그런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했어요.. 저희 딸이 좀 키가 작고 어린 반면 그 애는 덩치가 엄청 크던데 그런 영향도 있을지도? 그래도 다행히 그 애도 제 딸도 그렇게 문제가 있는 편은 아니라 신체적 폭력은 없었고 반 애들이 다 편파적으로 걔 편을 들지는 않았고 제 딸 곁을 계속 지킨 아이들도 몇몇 있었어요. 무엇보다 딸이 자존감이 높은 편이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슬퍼하지만 곧 극복하고 이제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후 한참 연락이 없었던 그 bully가 엊그제 제 딸한테 그때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메시지를 보냈더라구요. 걱정해주셨던 분들께 희망적인 소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아이, 남자아이, 문화적 차이 등 모든 것은 맥락과 연관되서 무조건 이거 아니면 저거다라고 결론 내릴수는 없죠.
정말 다행이에요. @borumis 님. 지난번에 따님 이야기 해주셨을 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떤 말도 조심스러워 덧대지 못했는데요. 따님이 자존감도 높고, 곁을 지킨 친구들이 있었다니, 제 마음이 다 놓였습니다. 주동자(?) 친구에게 잘못했다는 사과의 메시지가 도착해서 이 또한 다행이고요. 사건만 해결되고 상대의 사과가 없었다면 따님에게도 큰 상처일 것 같았거든요. 희망적인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은따라는 걸, 여고 다니면서 많이 봤는데요(심지어 돌아가면서 따돌리는 놀이도 있었어요, 휴...). 이유 없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걸로 자신의 결핍을 채우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이 책에서도 비슷한 예시가 있었던 것 같고... 또래 문화 안에서는 그 흐름이 유독 더 단단하고, 악질적인 것 같습니다(고얀 것들!). 참으로 복잡다단한 청소년들의 세계. 그래도 6장을 읽고 나니까 과학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됐어요.
네, 전 제 딸도 물론 걱정되었지만, 그 주동자를 예전부터 봐 왔던 애여서.. 그렇게 갑자기 돌변한 것도 놀라웠지만 걱정되기도 하더라구요..;; 정말 언니를 보고 배웠거나 언니한테 당했던 스트레스를 다른 더 약해보이는(?) 타인에게 푼 건지..;; 놀이가 점점더 없어지고 공부 스트레스는 더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어쩌면 bullying 문제 등 기타 청소년의 스트레스 문제는 불우한 개별 가정환경보다는 전체적인 사회문제가 되어가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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