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따라서 유전자는 사실상 필연성의 동의어가 아니다. 유전자는 단지 맥락의존적 성향, 경향성, 잠재성, 취약성을 지시할 뿐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8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드디어 이 장이 끝났으니 (작가 자신도 지겨운 듯) 화장실도 다녀오고 군것질거리도 찾아보자고 하는데.. ㅋㅋㅋㅋㅋ 저는 유전학 관련 일을 하고 있으니 이미 예전에 배운 내용이지만 확실히 이번 장이 아마 제일 고통스러웠을(?) 것 같네요. 저는 심지어 GWAS와 microarray 관련해서 디테일을 좀 집어내고 싶지만.. (GWAS도 요즘엔 microarray와 integration시키기도 하고 SNP array보다 차츰 NGS 연구도 더 저렴해지고 있다는 것, microarray가 검사기법이냐 분석이냐에 따라 좀 혼동이 올 수도 있는 등등) 결국 문제는 유전학의 모든 것은 결국 디테일과 상호작용에 있어요 (악마는 디테일에..;;) 문제는 미디어나 법정에서 떠드는 유전학 관련 연구결과나 상업적으로 돈 벌려는 유전검사들은 마치 이런 복잡다단한 상호관계를 완전히 단순화시키고 유전자가 엄청난 영향에 절대적으로 결정적인 것처럼 포장하고 부풀린다는 것이죠. 제가 매번 새로운 유전학(머 실은 다른 과학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관련 결과가 언론에 나올 때마다 우려되는 점이 바로 이거에요.. 실은 새폴스키의 이 책 또한 최대한 간단히 최대한의 자료로 압축된 건데도 이렇게 길고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이렇게 미미하고 복잡한 검사는 안 팔리겠죠..;; ADHD 유전자 검사다 우울증 유전자 검사다 IQ유전자 검사다!하고 딱 이름만 봐도 알아들을 수 있게 팔아야겠죠;; 후성유전학 연구 붐이 한창일 때도 그 연구들이 갖는 의의가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도 아니고 그리고 문제는 그렇게 연구 붐이 일어나면 좀 허접한 연구들도 많아지고 왜곡된 결과들도 많죠.. 그리고 문제는 그걸 오버해서 확대해석하고 확대 적용시키는 것..! 모든 것은 큰 그림의 일부로 봐야하는데 자꾸 전체 그림으로 보는 것...!
@borumis SNP는 너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독자 처지에서는 조금 그림이 명확하게 안 잡힐 것 같기도 해요. (SNP는 저한테는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데. 대학교 2학년(1997년)인가 분자 생물학 시간에 교과서에서 짧게 언급하는 SNP가 명확하게 안 그려져서 수업 후에 교수님께 물어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교수님의 첫 마디가 '아, 이건 새로운 연구 주제인데...' 그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
앗 제가 98년 입학했는데 97년부터 SNP가 떠오르는 샛별이었군요....ㅋ 요즘은 WGAS가 SNP도 아니고 이젠 NGS로 whole genome sequencing까지 가능해질 정도로 갈 수록 가격이 내려가니.. 참 너무 빠르게 발전하는 것 같아요;; 제가 가진 머리속 병변이 교수님이 여태껏 본 것 중 두번째로 큰 거여서 그런지 WGS를 돌렸는데..;; 결국 별 게 안 나왔더라구요.. 너무 드물게 나타나는 variant여서 놓친 걸지도..;;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borumis 그래도 8장을 읽고 나면, 많은 분들이 유전자 환원주의, 유전자 본질주의 같은 흐름에 면역이 생길 것 같아서 저는 정말 귀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활발한 댓글이 뜸한 걸 보니 다들 8장 읽느라 지치신 듯. 하하하! 내일부터 수, 목, 금 사흘간 읽을 9장부터는 또 인문서처럼 신나는 내용으로 넘어갑니다. 힘 내세요!
공유해주신 진도표보다 다들 왜 앞서 읽으시는거지? 하다가 지금 보니까 한주의 시작이 일요일이군요? 전 이제 8장 들어가는데...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앗, 달력을 염두에 두고서 만든 것인데... 헷갈리셨나요? ㅠ. 천천히 따라오세요. 이번 주 일정이 (힘들지만) 느슨합니다.
맞아요. 새폴스키도 환원주의에 치를 떠는지 이번 기회에 단단히 면역력을 키우려는 듯하네요^^;;저도 9장의 문화적 영향에서 웬지 토론이 무지 활발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고고씽~
...조사된 환경에 대해서만 유효한 값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p.300,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유전자의 효과는 철저히 맥락 의존적이다. 우리는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을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특정 환경에서 또한 특정 유전자 네트워크의 일부로서 발현될 때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야 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8장. 수정란이었던 순간으로 돌아가기>,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8장 내용도 흥미롭습니다. 6장을 읽었을 때는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청소년들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아 그 시기에는 뇌가 덜 자라서 어쩔 수 없구나(저도 그 시기를 거쳐왔지만 이미 다 잊어버렸을 테고요)'였다면 이번 장은 오히려 반대 같았어요. '아이를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을 꽤 믿어 왔는데, (유전적으로는) 꼭 그렇지만도 않겠구나 싶었어요. 양육 방식 때문에 결국은 또 닮아갈지도 모르겠지만요. 뜬금없지만 어릴 때 봤던 <가을동화>라는 드라마가 생각나네요. 인간의 행동이 유전자의 영향을 어느 정도는 받지만, 행동 면에서의 개인차도 있고,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 중요한 건 맥락! 뭔가 희망적(?)이기도 하고, 인간에게는 자신의 경험과 놓여 있는 환경, 주변 요소 등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이제 화장실을 다녀와도 되겠지요, 새폴스키님?
우리가 아동기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 따라서 아이들에게 건강과 안전과 사랑과 돌봄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 반드시 분자유전학이나 신경내분비학적 증거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은 가끔 그런 과학적 확인이 꼭 필요한 때가 있는 듯하므로, 이 사실들은 그만큼 힘이 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7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7장의 마지막. 책의 전체적 내용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8장으로 갑니다~!
가난한 동네의 부모들은 ‘강한 방어적 개인주의’를 기치로 양육했다. 중독, 부랑, 투옥, 죽음으로 점철된 동네이다보니, 부모들의 목표는 아이를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나 비유적 의미에서나 거리로부터 떼어놓는 것이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에는 물러서지 말아라, 자존심을 지켜라, 남들이 괴롭히게 놔두지 마라 등등 이미 획득한 것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의 은유가 가득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7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당사자가 바라는 성 정정의 방향과는 무관하게, 그리고 그가 성 정정을 거쳤는가 아닌가와도 무관하게, 성별 이형성이 두드러지는 뇌 영역들은 트랜스젠더의 뇌에서 그의 ‘실제’ 성이 아니라 그가 자기 성으로 여겨온 성의 크기에 가깝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7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한 재미난 연구에서, 커플들에게 갈등을 빚는 문제를 하나 골라서 의논하라고 시켰다. 이때 옥시토신을 그들의 코에 뿌리자, 그들이 더 긍정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평가되었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량도 적어졌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4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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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을 읽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점입가경'입니다. '가난이 뼛속에 스며드는 방식'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도 심란했는데, 아동기 역경(부정적인 부모, 이웃, 동네, 또래 등)이 해마와 이마엽 겉질을 위축시키고, 편도체는 활성화하고,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에 이상을 불러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만들고, 결국 도파민 고갈로 무쾌감증(우울증)을 앓게도 하고 인지, 충동 통제, 감정 이입 등에서 미숙한 어른이 되게 만든다면... 그리하여 이 한없이 불행한 이가 범죄를 저질러 범죄의 피해자에게 트라우마를 안겨 그의 가정을 파괴하고 그 가정의 아이에게 역경을 안기고, 자신의 아이마저 학대하거나 방임해(그럴 가능성도 높인다고 하니) 아동기에 역경을 주는 악순환을 낳는다면... 세상일이란 것이 보통은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게 마련이고 나쁜 일이다 싶어도 전화위복이 되기도 하는데, 이 선택할 리 없는 아동기 역경은 도무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나 봅니다. 결국 누가 됐든, 이 세상에 나고 자란 이상 아동기 역경을 겪지 않는 게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평등이나 공정함이 실현되는 데에는 근본적 한계와 모순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모든 것을 똑같이 갖는 평등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 사람에 합당한 몫이 주어지길 바랄 거에요. 선한 사람에게, 더 많은 노력을 한 사람에게 더 많은 몫이 주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사람의 뇌가 다 다르게 생겨서 어떤 사람은 더 쉽게 선한 판단을 하고 더 쉽게 인내심을 발휘하고 옳은 일을 행하는 반면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서로 뇌가 다른 사람에게 판단이나 실천을 잘못했다고 처벌을 하거나 적은 몫만 준다면 불공정한 일이 아닐까요? 그렇다고 해서 더 공정한 다른 대안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종교적으로도 누구를 천국에 보내고 지옥에 보낼지는 하나님이라고 해도 정의롭게 판정하기는 어려우실 거에요. 이런 걸 생각하다보면 정의의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 정의란 집단이 좋은 성과를 이루도록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합의한 기준일 뿐, 철학적으로 완전한 정의의 이데아와는 무척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오도니안 아마도 이 책의 스케일을 보건대 뒷장에서 오도니안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고민도 빠뜨리지 않고 지적하고 저자가 궁리한 바를 정리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이마엽 겉질이 최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무래도 교육제도와 사법제도가 아닐까... 그게 또 인류 문화가 만들어낸 궁극의 시스템이 아닌가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도 '더 많은 노력'을 객관적으로 가늠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결과로 '예단'해버리겠죠-'결과가 좋으니 열심히 노력했을 거야'. 혹은 기껏해야 '내'가 그만큼의 결과를 내는 데 '노력'이 든다면 '그'도 '노력'을 했겠거니, 내가 '노오력'이 든다면 그도 '노오력'을 했겠거니 짐작하는 거겠죠. 이게 부당하다는 고민은 전 요즈음 들어 시작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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