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불평등사회에서 상층의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개발해낸다. 그리고 불평등이 심할수록 강자들은 종속된 사람들이 사실 축복을 누리고 있다는 신화를 강하게 믿는다. "그들은 가난하긴 해도 행복하다/정직하다/사랑받는다"는 것이다. 한 논문의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불평등한 사회는 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른다. 소득 불평등은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사회적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하층 집단들에게 보상한다." (중략) 그렇다면 불평등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낸시 애들러가 수행한 결정적 연구에 따르면, 나쁜 건강의 예측 지표는 가난한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하다는 느낌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를 보여주는 훌륭한 은유라고 해도 좋을 법한 한 현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내 난동', 즉 비행중에 승객이 뭔가가 거슬린 나머지 비행에 방해가 되고 위험할 정도로 성질을 부리는 사건은 그동안 꾸준히 늘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상당히 잘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만약 일등석이 있는 비행기라면, 이코노미석 승객이 기내 난동을 부릴 확률이 4배 가까이 는다. 이코노미석 승객들에게 탑승할 때 일등석 객실을 거쳐서 들어가게 하면, 기내 난동 확률이 두 배 높아진다. 계급 위계에서 내 위치가 어디인지를 상기하면서 비행을 시작하는 것은 정말 기분 나쁜 일인 것이다. 폭력 범죄와의 유사성은 더 있다. 불평등을 환기한 이코노미석 승객이 기내 난동을 부릴 때, 그가 일등석으로 달려들어서 마르크스주의 구호를 외치는 식으로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 그가 옆에 앉은 노인이나 승무원을 못살게 구는 식으로 일이 벌어진다. - 아이러니한 주석 :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일등석 객실을 거쳐서 탑승하면, 일등석 승객들 사이에서도 특권 의식에 반한 기내 난동이 늘어난다. 심지어 이코노미석 승객들의 경우보다 더 늘어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불평등과 폭력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살펴볼 우울한 사실이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쥐는 쇼크를 받으면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한다. 그런데 쥐가 쇼코를 받은 뒤에 다른 애먼 쥐를 깨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스 반응이 한결 누그러진다. 개코원숭이들도 그렇다. 지위가 낮은 개코원숭이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를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은 자기보다 지위가 더 낮은 개체에서 전위 공격성을 표출하는 것이다. 인간도 좀 비슷하다. 보수주의자들은 가난한 자들이 들고일어나서 부자들을 학살하는 계급 전쟁의 악몽을 꾸지만, 현실에서 불평등이 폭력을 부추길 때 그 폭력은 주로 가난한 사람이 다른 가난한 사람을 등치는 폭력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읽으면 읽을수록 속상해지는 9장입니다. 근데 쑥쑥 잘 읽혀요. 단순하게 머릿속에만 둥둥 떠다니던 단어들이 정갈한 문장으로 잘 정리된 느낌이에요. 새폴스키의 주장과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요목조목 잘 담겨있네요. 처음에는 이 책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흥미롭네요(하지만 아직 절반도 다 읽지 않았다는 게 함정).
막연하게 갖고 있던 생각들이 과학적 가설로 표현되고 데이터로 확인해 주고 그 함의와 적용의 한계들을 짚어주니까 생각의 밭을 싹 갈아주시는 느낌이에요. 탄탄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생각의 기반을 마련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
동감이요..
네.. 특히 가족들한테 명예살인 당한 젊고 빛이 나는 듯한 여성들의 사진들은.. 가짜 엄마를 꼭 끌어안고 있는 새끼원숭이 사진만큼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항상 사회는 강자가 아니라 가장 약한 자들에게 그 화살이 돌아가죠.. 속상합니다.
저도 여성들의 사진이랑 이름, 살해당한 이유를 읽으면서 먹먹했습니다(아니, 사실 화가 났습니다). 9장은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장이었어요.
뚜렷한 불평등은 사람들이 서로 못되게 굴도록 만든다 356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나쁜 건강의 예측 지표는 가난한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하다는 느낌이다. 어떤 사람아 주관적으로 느끼는 사회경제적 지위 (즉 "당신은 남들과 비교해서 경제적으로 어떻다고 느낍니까?"에 대한 대답)가 객관적 지위 못지않게 건강의 예측 지표로 유효했다. 358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보수주의자들은 가난한 자들이 들고일어나서 부자들을 학살하는 계급 전쟁의 악몽을 꾸지만, 현실에서 불평등이 폭력을 부추길 때 그 폭력은 주로 가난한 사람이 다른 가난한 사람을 등치는 폭력이다. 360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인간은 미지의 것을 마주쳤을 때 그것을 의인화하고 싶어하고 그 현상에서 섭리와 인과를 찾고 싶어학 때문이다. 혹은 신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습관은 인간이 가진 사회적 뇌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산물로서 창발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370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주제를 마지막 장으로 떠넘기기 전에, 명백한 사실 세 가지를 짚고 넘 어가자.② 종교는 그 종교를 발명하거나 채택한 문화의 가치들을 반영하고, 그 가치들을 아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종교는 우리 최선의 행동과 최악 의 행동을 부추긴다. ©이것은 복잡한 주제다. 371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수렵채집사회들은 공정함, 간접적 이타주의, 횡포 금지를 엄수하기 위해서 집단적으로 애쓴다. 여기에 동원되는 것이 탁월한 규범 강제 매커니즘인 소문이다. 394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내가 볼때, 농업의 발명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최악의 실수다 396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앗, 저도 이 문장 수집하려고 했어요. 앞줄에 "나는 살살 말하고 싶지 않다."는 문장을 포함해서요. 새폴스키의 진심(화를 꾹꾹 참는)이 묻어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하.
보통 과학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많이 써주셔서.... 너무 재밌게 읽고 있어요. 빌브라이슨, 맞습니다 ㅎ
9장 문화 부분 너무 재밌게읽었습니다. 사피엔스 생각도 나고 엘리자베스 책도 생각났네요~ 대학교때 읽고, 인생책 중 한권이 되어버린 책을 작년에 한번 더 읽었었는데 그 책 저자가 소환되어 너무 반가왔습니다~
[세트] 세상의 모든 딸들 1~2 세트 - 전2권인류가 지구상에 막 자리를 잡아가던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오늘의 여성 문제를 따져 물으려 한 문화인류학자 출신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의 작품이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밟을 수밖에 없는 숙명의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
연구자들의 말을 빌리면, 폭력은 "집단들 자체에 내재한 갈등의 결과라기보다는 집단들 간의 경계가 이루는 구조 탓에" 발생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또 경계의 선명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집단 사이를 가르는 산맥이나 강처럼 명확하게 그어진 좋은 울타리는 좋은 이웃을 만든다. "평화는 하나로 통합된 공존 상태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명확하게 정의된 지형학적 혹은 정치적 경계가 집단들을 분리함으로써 한 지역 내에 부분적 자율성이 허락될 때 평화가 온다."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저는 이 대목을 읽고, 제가 지금 몸담고 있는 조직이 떠올랐어요. 수평적인 문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토론(이라 쓰고 간섭이라고 읽는)이 가능한 형태를 구현하고자, 사무실 파티션을 모두 없앴거든요. 취지는 좋았으나 현실은... (그저 웃습니다) 다들 본인 자리에 다양한 형태의 탑들을 쌓고 계세요(이럴 거면 그냥 파티션을 설치하는 게...). 덕분에 서로의 취향을 알아갑니다(아 저분은 저렇게도 자리를 지키는군). 저는 일도 그렇고, 관계도 그렇고, 선이 있는 게 더 안전하다 여겨질 때가 많아요. 가끔 깜빡이도 켜지 않고, 무작정 다가오시는, 뒤가 없는 분들(너랑 친해지고 싶어!) 보면 화들짝 놀라서 숨어(차단해)버리곤 하는데요. 자신의 공간이나 영역이 확보되어야만 안정감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건 가족이나 연인, 친구 사이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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