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저도 공감 1만퍼센트 제곱입니다. 어느 정도의 거리는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친구, 자녀, 부부 가까울수록 더욱...
ㅋㅋㅋ 애들 어릴 때는 심지어 화장실 가면 함흥차사 된다고 화캉스라고도 했죠;; 얘들아~엄마아빠도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ㅠㅠ
저는 이게 기본 인권이자 인간의 본능 같은데, 사생활이라는 개념이 중세까지 희박했던 걸 떠올리면 기분이 이상해요. 현대인한테만 자연스러운 욕구일까요.
@장맥주 현대적인 의미의 '인권'이라는 개념도 근대에 생긴 것 아닌가요? 저도 그 시절을 살아보라면 끔찍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긴 합니다만... 인권에 대한 개념도 없는데 사생활의 개념이 생기긴 힘들 것 같긴 해요.
그렇죠. ‘천륜’이라든가 ‘천인공노’ 같은 말이 있었던 걸로 봐서 신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아주 기본적인 윤리라는 개념은 있기는 있었던 거 같은데요. 저는 인권의 발명보다 사생활의 발명이 좀 더 신기하긴 해요. 그냥 사생활 발명 안 하고 다 같이 개미나 꿀벌, 늑대처럼 부대끼며 살면서 거기에 아무 불편한 마음 없이 적응해서 살았으면 서로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수렵채집인들은 쉼없이 소문을 주고받는다. 유타대학교의 폴리 위스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 내용은 아니나다를까 주로 지위가 높은 개인들이 어떻게 규범을 위반했는가 하는 것이다.77 모닥불을 둘러싸고 『피플』 지가 펼쳐진 것이라고나 할까.* 소문은 다양한 목적을 수행한다. 현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내가 이상한 거야, 아니면 그 인간이 멍청이야?”), 소식을 전하고(“오늘 사냥에서 하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에 발에 쥐가 난 인간이 누구게?”), 합의를 구축한다(“이 인간에게 뭔가 손을 쓸 필요가 있어”). 소문은 규범 강제의 무기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규범을 어긴 자를 집단적으로 비판하고, 창피를 주거나 조롱하고, 배척하거나 따돌리고, 고기를 나눠주지 않고, 치명적이지 않은 물리적 처벌을 가하고, 집단에서 내쫓고, 그러고도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죽인다(집단 전체가 가담하거나 지정된 처형자가 수행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처럼 뒷담화와 처벌의 압력이 있으니 그 반대급부로 뒷담화의 위험에서 벗어나 남들에게 평가 받을 걱정 없이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예전엔 한데 엮여 살 수밖에 없으니 귀족이나 특권 계층만 추구할 수 있었던 욕구가 근현대에 오면서 대중화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조선시대 왕들은 사생활이 너무 부족해서 단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오도니안 조선 시대 왕들의 단명, 얘기가 나오니 갑자기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왕의 한의학』(사이언스북스). 제가 알기로는, 실록을 뒤져서 조선 왕의 건강을 케이스 별로 정리한 책은 이게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듯해요. 나중에 나온 비슷한 책은 표절이 의심되는 책들도 많아요. (저자가 한의사다 보니 한의학적 관점에서, 하지만 요즘 한의사는 현대 의학 지식도 풍부해서 균형 잡혀 있어요. 책이 과학 책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이유입니다.)
왕의 한의학 -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조선 한의학의 지식과 기술의 정수가 응집되어 있었을 조선 왕실의 의료와 의학, 그리고 그 발전 과정을 소개한다. 왕실 의료 관련 기록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해독해 가며 조선 왕실의 의학, 즉 ‘왕의 한의학’의 비밀을 파헤쳐 간다.
아, 정말! 책을 정말 많이 읽으시는군요!! ^^
@오도니안 사실, 이 책의 초고 연재를 담당했던 기자라서 알고 있는 책이에요. (아, 이런 책까지! 하고 놀라지 말아주세요.)
저는 많이 읽으시는 것도 많이 읽으시는 건데, 어떻게 저렇게 적재적소에 딱딱 맞춰서 책을 추천해 주시는지가 가장 놀랍습니다. 키워드 검색하면 나오게끔 정리해 두시는 건가요? @YG 근데 전 정리해도 무슨 내용인지 죄다 까먹어서 나온다 해도 '넌 누구니?' 할 것 같습니다만~
@siouxsie 설마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책 오지랖이 있어서 그래요. 대학교 때 학교 앞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1년쯤 했었는데, 그때도 손님이 애먼 책 골라서 가지고 오면 막 '그 책보다는~' 이러다 나중에 주인장한테 혼나고 그랬어요;
아! 저도 근처 신하들이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데 얼마나 신경쓰였을지.. 상상만해도 스트레스에요;; 왕도 인권이 없었네요;;
완전 공감합니다. 벽이 없으면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ㅠㅠ sense of safety 너무 중요합니다 ㅎ
저도 이런 접근이 신선하단 생각했어요
아동기는 개인이 문화를 주입받아서 스스로 그 문화를 퍼뜨리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유전자와 문화에 관해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마도 이마엽 겉질의 성숙 지연일 것이다. 어린 이마엽 겉질이 뇌의 다른 영역들보다 유전자의 굴레로부터 더 자유롭도록, 그 대신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도록, 그리하여 문화적 규범을 흡수하도록 만드는 유전적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했던 이야기를 상기해보자. 가령 주먹을 휘두르는 움직임 자체를 배우는 데는 딱히 세련된 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주먹을 휘둘러도 괜찮은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문화 특정적 규칙을 배우는 데는 환경의 영향을 받아 달라지는 세련된 이마엽 겉질이 필요하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책을 읽으면서 아동기의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는데요. 이를테면 저는 경험보다 유전자가 더 강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거든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제 한계를 스스로 단정 지어버렸죠(사회적 성공이나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어요. 비록 시작은 같았어도 끝은 다를 수 있겠다 싶은 느낌이랄까요. 물론 그럼에도 가끔 소름 돋을 정도로 놀라는 건, 부모님의 모습 중 제가 유독 싫어했던 어떤 모습들을, 어느 순간 제가 똑같이 하고 있다 느꼈을 때입니다. 그럴 때마다 '이게 내 한계구나' 싶었죠. 근데 이제는 그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졌습니다. 어렵지만 달라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요.
ㅎㅎ 이건 위 아래로 느끼는 감정이죠. 닮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면을 똑같이 하는 나를 깨달을 때, 하필이면 나조차 싫어하는 면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들을 볼 때. 성인이 되기까지 부모랑 함께 생활하므로 환경에 의해 생성되는 뇌의 특성도 결국 부모를 닮을 확률이 매우 높겠죠. 하지만 어쨌든 태어날 때 유전자에 의해 절대적으로 확정되지는 않는다는 희망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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