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를 보여주는 훌륭한 은유라고 해도 좋을 법한 한 현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내 난동', 즉 비행중에 승객이 뭔가가 거슬린 나머지 비행에 방해가 되고 위험할 정도로 성질을 부리는 사건은 그동안 꾸준히 늘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상당히 잘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만약 일등석이 있는 비행기라면, 이코노미석 승객이 기내 난동을 부릴 확률이 4배 가까이 는다. 이코노미석 승객들에게 탑승할 때 일등석 객실을 거쳐서 들어가게 하면, 기내 난동 확률이 두 배 높아진다. 계급 위계에서 내 위치가 어디인지를 상기하면서 비행을 시작하는 것은 정말 기분 나쁜 일인 것이다. 폭력 범죄와의 유사성은 더 있다. 불평등을 환기한 이코노미석 승객이 기내 난동을 부릴 때, 그가 일등석으로 달려들어서 마르크스주의 구호를 외치는 식으로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 그가 옆에 앉은 노인이나 승무원을 못살게 구는 식으로 일이 벌어진다.
- 아이러니한 주석 :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일등석 객실을 거쳐서 탑승하면, 일등석 승객들 사이에서도 특권 의식에 반한 기내 난동이 늘어난다. 심지어 이코노미석 승객들의 경우보다 더 늘어난다. ”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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