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siouxsie 설마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책 오지랖이 있어서 그래요. 대학교 때 학교 앞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1년쯤 했었는데, 그때도 손님이 애먼 책 골라서 가지고 오면 막 '그 책보다는~' 이러다 나중에 주인장한테 혼나고 그랬어요;
아! 저도 근처 신하들이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데 얼마나 신경쓰였을지.. 상상만해도 스트레스에요;; 왕도 인권이 없었네요;;
완전 공감합니다. 벽이 없으면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ㅠㅠ sense of safety 너무 중요합니다 ㅎ
저도 이런 접근이 신선하단 생각했어요
아동기는 개인이 문화를 주입받아서 스스로 그 문화를 퍼뜨리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유전자와 문화에 관해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마도 이마엽 겉질의 성숙 지연일 것이다. 어린 이마엽 겉질이 뇌의 다른 영역들보다 유전자의 굴레로부터 더 자유롭도록, 그 대신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도록, 그리하여 문화적 규범을 흡수하도록 만드는 유전적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했던 이야기를 상기해보자. 가령 주먹을 휘두르는 움직임 자체를 배우는 데는 딱히 세련된 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주먹을 휘둘러도 괜찮은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문화 특정적 규칙을 배우는 데는 환경의 영향을 받아 달라지는 세련된 이마엽 겉질이 필요하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9장. 수백 년 전에서 수천 년 전>,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책을 읽으면서 아동기의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는데요. 이를테면 저는 경험보다 유전자가 더 강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거든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제 한계를 스스로 단정 지어버렸죠(사회적 성공이나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어요. 비록 시작은 같았어도 끝은 다를 수 있겠다 싶은 느낌이랄까요. 물론 그럼에도 가끔 소름 돋을 정도로 놀라는 건, 부모님의 모습 중 제가 유독 싫어했던 어떤 모습들을, 어느 순간 제가 똑같이 하고 있다 느꼈을 때입니다. 그럴 때마다 '이게 내 한계구나' 싶었죠. 근데 이제는 그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졌습니다. 어렵지만 달라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요.
ㅎㅎ 이건 위 아래로 느끼는 감정이죠. 닮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면을 똑같이 하는 나를 깨달을 때, 하필이면 나조차 싫어하는 면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들을 볼 때. 성인이 되기까지 부모랑 함께 생활하므로 환경에 의해 생성되는 뇌의 특성도 결국 부모를 닮을 확률이 매우 높겠죠. 하지만 어쨌든 태어날 때 유전자에 의해 절대적으로 확정되지는 않는다는 희망은 있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9장 신나게 읽고 계시죠? 재미있어서 @오구오구 @연해 님 등은 내일 금요일 진도까지 다 나가셨네요. 체크해 두시라고 9장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몇 권 남겨둡니다. 뇌 구조와 같은 생물학적 변화와 문화가 함께 진화(공진화)한다는 관점을 보여주는 가장 신뢰 받는 연구자와 책은 (우리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에서도 『위어드』로 접한 적이 있는) 조지프 헨릭의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뿌리와이파리)입니다. 이 책은 같은 번역을 2024년에 21세기북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다시 펴냈어요. (616쪽이라서 우리 모임에서 한 번 읽을까, 고민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조지프 헨릭과 공동 작업을 하는 아라 노렌자얀은 종교 얘기에서 등장한 적이 있죠? 그의 『거대한 신,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2013)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불평등한 계층 사회가 왜 평등 사회를 밀어냈을까? 이 질문에 답하면서 인용한 피터 터친 기억나시나요? (355쪽) 그의 『제국의 탄생』(2006)과 『초협력 사회』(2016)도 번역되어 있으니 함께 보면 좋습니다. (모두 제 인류의 역사 칸에 꽂혀 있는 책들이라서 저는 괜히 혼자 으쓱했네요.) 9장 후반부(내일 읽을 분량)에서 검증 대상이 된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2011)는 유명한 책이죠. 핑커와 함께 검증 대상이 된 『악마 같은 남성』의 리처드 랭엄은 입장을 바꿔서 『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2019)을 펴냈습니다. (제목부터 달라졌죠?) 저자가 호의적으로 인용하는 크리스토퍼 보엠의 『도덕의 탄생』(2012)도 읽을 만합니다.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 문화는 어떻게 인간의 진화를 주도하며 우리를 더 영리하게 만들어왔는가우리가 문화, 유전자, 생물, 제도, 역사의 접점에 관해 생각하는 방식과 인간의 행동 및 심리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놓는 책이다.
호모 사피엔스 - 인류를 지배종으로 만든 문화적 진화의 힘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문화적 진화의 역사를 해부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이라는 종의 독특한 특성과 그에 뒷받침되는 진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과 경이로움을 안겨준다.
거대한 신,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 신은 인간을 선하게 만드는가 악하는게 만드는가종교의 탄생과 발달, 인간 사회의 기원에 대해 논리정연하고 밀도 있게 파헤친 사회심리학의 명저다. 사회를 지키기 위한 초자연적 감시자의 필요성, 신앙인과 무신론자의 관계, 과도한 신앙행위가 사회에 불러오는 효과 등 사회와 종교의 역할과 기능이란 퍼즐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제국의 탄생 - 제국은 어떻게 태어나고 지배하며 몰락하는가<총, 균, 쇠>를 잇는 문명사의 역작. 매번 전투에서 지기만 했던 로마는 어떻게 거대 제국을 만들 수 있었을까? 야만적인 몽골족은 어떻게 유라시아 문명국들을 제패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역사상의 제국들이 어떻게 탄생해서 세계를 지배했고 무엇 때문에 멸망에 이르렀는지를 탐구한 새로운 문명사다.
초협력사회 - 전쟁은 어떻게 협력과 평등을 가능하게 했는가인간은 어떻게 협력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왔을까? 이 책은 초사회성(ultrasociality), 즉 큰 무리를 지어 낯선 사람들과 협력할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그 이유를 밝혀냄으로써 인간사회의 역사를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프로스펙트 매거진》 선정 ‘세계 100대 사상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 100대 지식인’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스티븐 핑커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폭력을 둘러싼 통념들’에 도전한다.
악마 같은 남성
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 인간 본성의 역설때로는 한없이 사악하고 때로는 더없이 관대한 인간 본성의 수수께끼를 진화적 탐구를 통해 풀어 가는 책이다. ‘자기 길들이기’ 등 흥미로운 개념과 풍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폭력과 이타주의, 전쟁과 협력, 사형과 도덕 등의 중요한 주제들에 다가간다.
도덕의 탄생 - 인간 양심의 기원과 진화인류의 이타심과 협동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획기적인 탐구를 담은 이 책은 인류의 도덕적 과거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그 과거가 우리의 도덕적 미래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리처드 랭엄은 아마 이 책의 저자로 많이들 아시지 않을까요? 『요리 본능』!
요리 본능 - 불, 요리, 그리고 진화하버드 대학교의 교수이자 저명한 진화 인류학자 리처드 랭엄 박사가 수십 년에 걸쳐 지구상에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근연종인 침팬지의 먹이 행동과 생태를 관찰, 연구한 결과물과 인류 조상들의 생활 양식을 비교적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오지의 원시 부족민들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 그리고 최근까지 발굴된 선행 인류의 고고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요리와 인류의 진화 역사를 파헤친 책이다.
@YG 도서관에서 발견해서 앞부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네요. 그치만 완독은 못 했던! 아마 빌려서는 시간에 쫓겨 다 못 읽고 반납했던 거 같네요...
언급하신 책 중 핑커의 책 빼곤 안 읽었네요..;; 다 재미있어 보입니다!
저는 그동안 뭘 읽은 걸까요? ㅋㅋ 아.. @YG 님께서 책 큐레이션 해주실때마다 자괴감이.... 25년에는 비문학도 좀더 읽어야겠어요 ㅎ
@오구오구 저야 교양 독서이기도 하지만, 약간의 밥벌이 성격도 있어서 과학 책 같은 비문학 책들을 좀 더 챙겨보는 편이라고 봐야겠죠. 저도 비문학 쪽에서도 (좁은 의미의) 예술(미술, 음악 등) 쪽은 아주 공백입니다. :(
저는 예술도 공백이구요~~~ ㅎㅎ
지금 뇌과학/심리학과 미술 문학이 접점을 이루는 책을 병렬독서로 읽고 있긴 한데.. 예술로 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도 좀 비문학 중 과학 쪽에 치중된 독서를 한 듯해요;;
통찰의 시대 - 뇌과학이 밝혀내는 예술과 무의식의 비밀뇌과학의 연구 성과와 자서전이 결합된 책 《기억을 찾아서》로 국내 과학서 시장에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천재 신경과학자 에릭 캔델이 인류에게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과학,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파헤치는 책이다.
마침 전시회도 곧 가 볼 예정이라 이 책에 관심이 가는데 읽을만한가요? 두꺼운 책이라 좀 꺼려집니다만.
앗 안그래도 저도 비엔나 전시회 가보려고 해서 이 책과 <세기말 빈>을 읽고 있는데 <통찰의 시대>가 뇌과학자가 쓴 책이라 <세기말 빈>보다는 쉽게 읽히고 있어요.^^; 그림도 꽤 있고 제가 좋아하는 분야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이 당시 프로이트, 슈니츨러, 클림트, 쉴레, 코코슈카 등 과학과 인문학과 예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던 것에 대한 책이라 지금 책과도 뭔가 연관된 게 보이구요.
그 당시 빈에는 음악가로 말러도 있었다고 하네요.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한 가닥 한다는 분들이 드글드글했던 재미났을 시공간이었겠어요.
보러 가시려는 전시회가 혹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인가요? ㅎㅎ 비엔나, 제가 애정하는 도시들 중 하나랍니다 ^^
넵!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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