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우리 집에선 아빠랑 남동생(당시 미국에서 gifted 판정받은)이 하두 수학을 특출나게 잘 해서 전 예전에 제가 수학 못하는 줄 알았다가 같은 이과 남편과 결혼했는데 애들 가르치는 거 남편은 이제 포기하고 제가 아직도 푸는 걸 보니 수학이 항상 남자가 더 잘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근데 왜 읽기는 일관되게 성차를 보이는지 모르겠네요..;;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에서는 수학 능력은 보통 정규분포의 가운데 (즉, 평균 수치에선) 거의 차이가 없긴 한데 variance가 남성에서 더 커서 정규분포의 외곽 (많이 특출난 소수)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성적을 보인다고 했는데 아래 논문의 fig. 1에서 보이듯이 읽기 등 언어능력은 나라에 상관없이 여자가 훨씬 더 높은 능력을 보이네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corpus callosum과 연관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도 있던데 아직 제대로 밝혀진 건 없는 듯해요.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270278/
@borumis @오구오구 사실, 저도 전화 통화 싫어해요. 메일이나 메시지가 깔끔하고 편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화를 잘 안 받는데 (정확히는 전화 온 걸 모르고 넘어가는데) 식구들한테 맨날 혼납니다. 전화는 송신용으로만 가지고 다닌다고;
아 이 말씀 왜 이렇게 웃음이 나죠. 저도 그런 핀잔을 주변에서 자주 듣는 편인데요(전화기를 시계로 쓸 거면 들고 다니지를 말라고). 목적 없이 막무가내로 걸려오는 전화는 참 싫습니다. 용건이 있으면 메시지로 답을 달라고 해도 또 전화 오고, 그럼 또 안 받고... 서로 뭐 하는 건지, 쩝. 여담이지만 저는 사실 카톡의 1도 싫어요. 상대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독촉 당하는 기분에 숨이 턱턱 막힙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던 격동의 시기에도 적응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카카오톡 어플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1의 존재여부에 굉장히 흥미로워했지만 저는 읽지 않음을 표시하는 그 1이 싫어 계속 문자를 썼거든요(이제는 문자도 1이 뜨더군요, 지긋).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읽었는데 왜 대답하지 않는지, 어쩜 그럴 수 있는지 등등 재촉하는 듯한 상대의 물음표에 일일이 대답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당시의 신문물(?)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죠. 참다못한 주변에서 "제발 좀 깔아라"라는 핀잔을 듣다 듣다 못 이기는 척 카카오톡이라는 세계에 입성했지만 여전히 별로더라고요. 그 숨 막히는 1의 여부로 당시 사귀었던 연인의 집착 같은 연락에 "소름 끼친다"라는 표현까지 해버리고(헤어졌습니다). 저는 미혼이지만 연인 사이에도 연락 문제로 틀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이게 맞지 않으면 정말 힘들더라고요. 아니 근데 이 글을 왜 이렇게 길게 쓰고 있죠, 저?ㅋㅋㅋ 그믐처럼 쓰든 말든 자유롭게 풀어주면, 이렇게나 방대한 글을 신나게 쓸 텐데 말이죠.
전 미리보기로 최근 대화를 본 다음에 원하는 타이밍에 채팅방에 들어가 1을 지웁니다. 이런 타이밍 판단하는 게 피곤하기도 하지만 미묘하고 재밌기도 해요. 상대에게 거짓말하는 것 같은 죄책감도 따르지만 문자 좋은 게 바로 반응하지 않고 자기 원하는 때를 골라 반응할 수 있다는 거니까요. 특히 단톡방에선 자기가 읽었는지 표를 안낼 수 있으니까 보고만 있다가 좋은 말할 거리가 생각나면 금방 읽고 떠오른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역으로 상대가 미리보기로 내용 알 수 없도록 궁금증이 생길 만한 톡을 이어서 바로 보내기도 하구 짧은 톡으로 밀어내기도 합니다. 너무 빨리 반응하면 그쪽에서 또 바로 반응할 경우 실시간 대화에 묶이게 되니까 일부러 뜸을 들이기도 하고 상대방이나 사람들의 피드백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지 않는 척 하거나 적당히 바쁜 척을 하기 위해서도 그럽니다. 그러면서 상대가 답변을 얼마만에 하는지, 그 시간 간격에 추세적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대가 답변하는 데 걸린 시간을 반영해 저의 답변 시간을 조정하기도 하죠. 에너지 소모가 되지만 꽤 재미있기도 한 일 같아요.
와, 대박. 아주 구체적인 전략입니다. 읽다보니, 저도 비슷한거 같아요. ㅎㅎ
저만 그러는 거 아니죠? 다행입니다. ^^
저도 이러고 있습니다. 소극적인 성격이라서 에너지 더 쓰고 살아야 한다니, 아이러니해요.
좋아요 버튼을 꾹 누르고 싶어집니다.ㅋㅋㅋ
전략을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하셨네요 몇 가지는 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ㅎ 미리보기 못하도록 밀어내기 전략 사용해봐야 겠습니다
저... 근데 카톡 대화 내용을 1 안 지우고 미리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저한테 절실한 기능인데요.
카톡 설정 중에 알림 설정 할 수 있고 채팅 목록에 들어가면 전체 내용은 아니지만 채팅방별 최근 톡 내용을 한두줄씩 볼 수 있어요.
아아... 이해했습니다. 대화 내용을 다 볼 수 있으면서 내가 봤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알려주지 않는 기능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많은 내향인들이 원하는 바이겠지요? '나만 보게 해달라고!' ㅎㅎㅎ
거기까지는.. 그건 너무 음습해요 ㅋ (이런 종류의 배신은 너무 즐거워요)
그런 기능을 지원하는 앱이 나와서 주변 사람들이 다 설치해도 @오도니안 님은 설치 안 하시렵니까? (이런 짓궂은 질문이 저는 너무 즐겁네요. ^^)
근데, 마지막 톡을 보고 앞의 내용을 궁금해하거나 긴 메세지의 일부만 보고 전체를 열어보는 재미도 있어서요. 선물상자 뜯듯이. 실망할 때가 많지만 ^^
이메일처럼 '안읽음' 표시 기능 있음 좋을텐데 말이쥬 근데 전 약간 1 안 없어지는 거 공포심이 있어요. 단체방에 있던 분이 돌아가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아이폰을 열지 못해 계속 그 아이디도 1도 몇 개월동안 남아 있어 무섭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했어요. 업무관련방이라 맨날 들어가서 더 그랬어요
아, 저희 남편도 그런 게 엄청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네요.
카톡 대화창의 1에 대해 이토록 다양한 의견이 담길 수 있다니. 오도니안님의 의견뿐만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른 분들의 의견도 찬찬히 읽었습니다. 다들 연락 문제로 고민과 고충이 많으시네요(저를 포함해서요). 제 경우에는 이 생각을 하는 게 피곤해서, 그냥 아무와도 연락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사회적 에너지가 부족해요ㅠㅠ). '숨김'처리가 짱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 눈에 보이면 어떻게든 처리(?) 하고 싶어지거든요. 읽었는데 읽지 않았다고 모른 척하는 것도 저는 좀 어렵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도 어렵고. 이건 정직하다기보다는 유연하지 못한 것 같은. 그래서 세상 피곤하게 살아가는 것 같은데, 저라는 인간은 그냥 아날로그 시대에 살아야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아 근데 전자책은 필요한데...).
문자든 통화든 연락 받기 원하는 분들이 많으신가봐요. ^^ 저도 사회적 에너지가 많이 부족한데, 요즘 제 모토는 "남에게 민폐 끼치는 걸 겁내지 말자"입니다. 이 모토가 상당히 편할 때가 있습니다. 좀 실수를 하거나 상대가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더라도 보통은 대단한 것이 아니니까요. 예를 들어 다른 분 글에 댓글을 다는 일도 글쓰신 분이 어떻게 느끼실까 고민하기 시작하면 답이 잘 안나오는데, 저한테 딱히 어떤 악의가 없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버리는 거죠. 다른 분들한테는 모르겠지만 저 자신한테는 많이 편안합니다. ^^
@오도니안 저도 민폐 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했는데, 그러다 보면 '난 안 그러는데 이 양반들은 왜 이리 막무가내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 점점 억울해지더라고요. 늘 억울한 게 많은 사람만큼 별로인 사람도 없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요즈음 의식적으로 전에는 안 할 일도 하고 들이대보고 해요. 그동안은 상대방은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들이대보는 거라 쿨하게 '노'라고 하면 될 것을 어찌 거절해야 되나 혼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기도 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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