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D-29
인간의 기만 능력은 어마어마하다. 인간은 얼굴 근육에 신경이 가장 복잡하게 분포되어 있고, 엄청나게 많은 수의 운동 뉴런을 써서 그 근육들을 제어한다. 포커페이스를 할 수 있는 종은 인간뿐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처럼 상대의 범주에 따라 감정이입의 범위가 달라지는 현상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서도 일어나는데, 다만 그 양상이 비대칭적이다.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하면, 감정이입과 연민 측면에서 부자들은 대체로 좆같다는 것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4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와... 저자나 역자 모두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혹시 @borumis 님은 지금 원서로 읽고 계신가요? 여기 원문이 어떻게 적혀 있나요?
Categorical boundaries to the extension of empathy also run along socioeconomic lines, but in an asymmetrical manner. What does that mean? That when it comes to empathy and compassion, rich people tend to suck. 제가 borumis님은 아니지만, 원서를 샀거든요 ㅎㅎ
ㅎㅎ 이미 소피아님이 알려주셨네요. 여기서 tend to suck이란 표현은 그렇게 쎈 표현은 아닌데..ㅎㅎㅎ 번역가의 어휘 선택에 감정이 실려있는듯.. (참고로 작가분이 번역가에 비해 쎈 어휘선택을 하는 곳도 있어요.^^;;) 제가 이 번역가 분의 이보디보를 얼마전 구입했는데 평이 좋더라구요. 본인이 추천하지는 않았고 다른 분이 21세기 추천책으로 올렸더라구요.
suck의 목적어가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숙어 같은 걸까요? 자기 입술을 빤다는 뜻인지..
목적어 없이 자동사로도 쓰입니다. It sucks(= 형편없다) 하는 식으로요. ^^
@소피아 @borumis 'tend to suck'을 '대체로 좆같다'로 옮긴 건 좀 과한 거 같긴 하네요. 어떻게 옮기는 게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었을까나요. '구리다'?
솔직히 나는 이타주의자란 위선자일 뿐이라고 결론짓는 건 좀 야비하 게 아닌가 생각해왔다. 겉보기에 이타주의자이지만 속내는 순수하지 못한 동기를 가진 사람이란, 대개의 경우 ‘이타주의’와 ‘상호성’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진화한 역사의 산물일 뿐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4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보통 suck하면 능력이 형편없이 딸린다고 할 때 쓰니까.. 좀 순화해서 쓰면 부자들은 공감과 연민 능력은 형편없이 딸린다(또는 부족하다)고 쓸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13장에서도 if this sum'a bitch (son of a bitch) gets away with insulting my family, he'll be coming for my cattle next가 나왔을 때는 한글판을 보니 '만약 내가 내 가족을 욕보인 녀석을 족치지 않는다면, 놈이 다음에는 내 가축을 노릴 것이다.'로 번역했네요. (욕보인 녀석이나 족친다는 말이 속어인가요? 한국 욕은 감이 잘 안 와서;;) 그 외에 shit도 4번 나오고 screw는 9번, 부록에서 말했던 jerk는 꽤 여러번 나오는 걸 보면 작가가 좋아하는 단어같습니다. ㅋㅋㅋ 아직 F word는 안 나온 듯해요.
욕보이다, 족치다는 둘 다 국어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돼 있기는 한데, 족치다는 상스러운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욕보이다는 반대로 오히려 뭔가를 에둘러 말하는 듯한 점잖은 느낌이고요. 그리고 두 단어 모두 예스러운 느낌이네요. ^^
ㅎㅎㅎ 엿장수가 아니라 번역가 맘인 듯 하네요.. 그래도 이 번역가 분들 책 중 제가 좋아하는 책도 많고 주변 지인들에게서 좋은 평받은 책이 많네요. 주로 과학 쪽 비소설을 많이 번역하시는 줄 알았는데 엄마는 이 번역가의 '명랑한 은둔자'라는 책을 읽고서 다음에 영어로도 읽어보고 싶다고 하네요. 이번 기회에 영어와 한글로 둘다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은 지적이고 유려한 회고록 성격의 에세이를 쓴 작가로, 2002년 마흔둘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명랑한 은둔자>에서 혼자 살고 혼자 일했고, 가족과 친구와 개와 소중한 관계를 맺으며 자기 앞의 고독을 외면하지 않았던 삶을 이야기한다.
저도 좋아하는 번역가님이세요. 실은 @YG 님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는 김승진 번역가님과 김명남 번역가님이 모두 같은 해에 동아일보에 입사한 동아일보 기자 출신입니다. 그 두 분은 서로 입사 동기인 셈이지요. 저한테는 3년 선배이고요. 다음 달에 양김 번역가님, 저, 또 다른 동아일보 선배, 이렇게 네 사람이 맥주 한 잔 하기로 했습니다. (자랑입니다. ^^)
오, 김명남 번역가님은 저에게도 ‘믿고 보는 번역가’ 느낌인데… 그 맥주 모임 굉장하네요~!!
언어는 메시지와 의미를 따로 떼어낸다. 우리 선조들은 그 분리를 갈수록 향상시켰고, 그러자 더 많은 이점이 생겼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고, 감정과 무관한 메시지도 전달할 줄 알게 되었다. 메시지와 현실을 분리하는 궁극의 기술도 진화시켰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5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그런 능력은 아주 최근에야 진화했기 때문에, 우리 뇌는 메타포를 다룰 때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대처하는 법밖에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메타포적인 뜻과 문자 그대로의 뜻을 구별하는 데에, ‘이건 수사법일 뿐이야’를 기억하는 데에 아주 서투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우리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5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당신이 어떤 사람의 정치관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그가 인지 부담을 얼마나 받고 있는가, 즉각적 판단을 내리는 경향성이 얼마나 되는가, 재평가와 인지 부조화 해소에 대한 태도가 어떤가를 알아야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새로움, 애매함, 감정이입, 위생, 질병과 불편을 어떻게 느끼는지, 옛날이 더 좋았고 미래는 무섭다고 여기는지 그 반대인지를 아는 것이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2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이 대목을 보면 보수 입장에선 우리가 생각을 하는 걸 싫어하고 지적이지 않고 개방성이 부족해서 보수라는 거야 하고 기분 나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는 공감이 됩니다. 클린턴과 밥 돌 후보가 미 대선에서 붙었을 때(정말 옛날 얘기네요), 기자가 양쪽에 똑같이 중동의 테러리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고 질문을 했는데, 공화당 밥 돌 후보의 답변은 서너줄이었어요. 강력하게 테러에 응징하겠다는 거였죠. 그런데 클린턴의 답변은 중동 정세가 어떻구 테러리즘이 힘을 얻는 이유가 무엇이구 하면서 상당히 긴 분량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보수는 뭔가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단도직입적인 논리를 선호하고 진보는 폭넓게 직접적인 원인과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 간접적인 원인들까지 두루 살피려는 차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신자유주의 논리도 핵심은 매우 간결한 것 같거든요. 자유롭게 시장 원리에 맡겨 두고 간섭은 최소화하라는 것이고, 그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에서는 시장원리를 인정하면서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되야 하는 열두가지 이유를 논하죠. 항상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보수는 간결한 논리를, 진보는 폭넓은 맥락을 중시한다는 아주 일반적인 차원의 경향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피 묻은 손을 씻어서 제 죄를 씻으려고 시도했던 사람이 맥베스 부인과 본디오 빌라도만은 아니었으니, 인지가 육체적으로 구현된 이 현상을 연구자들은 ‘맥베스 효과’라고 부른다. 이 효과는 놀랍도록 강고하다.
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15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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