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어드> 함께 읽으실래요?

D-29
저도 프로테스탄트와 문해력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비WIRED의 환경에서 자라왔던 나와 현재 WIRED의 환경에 있는 나 사이에서 이야기의 대부분이 흥미롭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습니다. 절대 W에 해당할 수 없으므로 비WIRED의 WIRED화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으로 읽을 내용이 기대되는 책입니다. 모두 같이 완독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어판 가격이 만만치않아서 제가 사는 미국 남부의 도시 전자도서관에서 원서를 다운 받았는데, 빨리 읽히는 책은 아니네요. 꼭꼭 씹어가며 천천히 읽어야겠어요
밀리의 서재에 있더라고요 :)
밀리의 서재 이용하지 않는데, 한달 이용권이라도 구입해볼까싶지만 아직까지는 초반이어서인지 영어판도 생각보다 잘 읽히네요.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읽다가 힘들면 밀리로 가봐야겠어요
전 자라면서 혼자 위어드하다는 기분을 자주 느꼈는데요. 집단의 일원으로 저를 인식하기보단 개인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 편했고 무언가를 판단할 때도 개인을 앞세우다보니 친구나 지인들에게 좀 너무 개인적이다 라는 평을 얻기도 했어요. 누군가를 바라볼 때도 체면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보단 헬스장에 못 가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더 동질감을 느꼈고요. 이 책에서 말하는 Wired한 특징이 대체로 저에게 다 맞아떨어지는 건데요. 그래서 이 책이 다룰 앞으로의 내용이 더 기대됩니다. 서구에서 태어나지도 살아보지도 않은 위어드한 한 동양인인 나를 이해할 근거를 마련하게 될 것같아서요.
첫챕터에서 대부분의 ’비위어드‘한 세상에서는 죄책감이 아닌 수치심이 삶을 지배한다는 문장이 와닿네요.
관계에 관한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서구인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 일관적 태도를 보이고, 한국인과 일본인은 관계의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점이요. 이 대목을 읽고 든 생각은 조금 벗어난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우리가 마음이 힘들 때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 더 집중하고, 자존감을 높일 것을 강조하는 심리학적 처방(?)을 떠올려 봤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심리치료의 기초 역시 서구인에서부터 연구되어 온 일일 텐데, 타인과의 관계 속에 다른 자아를 갖추며 행동할 사회적 압박을 받는 한국인의 경우엔 치료를 수행하는 자체가 실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 WEIRD의 성향을 연구 결과로 증명하는 것은 좋았으나 몇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점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시멜로 효과에 관한 것은 책의 미주에도 언급했다시피 개인을 향한 실험에 오류가 있음을 저자도 지적합니다. 마시멜로를 참는 것이 개인의 인내심을 드러내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 배경에 따라 참을 수 없는 배경이 있기 때문에 실험은 오류라 지적된 것이었죠. 똑같이 마시멜로 효과도 국가에 따른 실험 역시 마찬가지지 않을까요. 데이터가 인내심을, 그리고 그 국가 혹은 지역의 사회적 발전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오히려 역으로 사회 안정성과 개발의 정도에 따라 결과가 영향을 받는 게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불안정한 삶을 사는 이들은 1년 후 얻을 이득을 안정한 삶을 사는 이들보다 쉽게 선택하기 어려울것입니다. 저만 해도 몇 년 전이면 더 견뎠을 테지만 오늘날 치솟는 물가로 경제적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라 그냥 지금 당장 돈을 받고 필요한 것을 사는 선택을 하고싶으니까요. 이 점에 대해서 제가 데이터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이라면 편하게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마시멜로 연구와 마찬가지로 비개인적 친사회성이 높을수록 경제성장이 높다 라는 결과에 대해서도 같은 의문이 듭니다. 불안정한 사회일수록 우리는 전혀 모르는 타인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미 발전되고 안정된 사회이기에, 치안이 잘 갖춰진 사회이기에 모르는 타인이 자신에게 해가 되고 위협이 될꺼란 공포감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친밀하게 대할 수 있다고 역으로 볼 순 없는 걸까요?
저도 읽으면서 그 실험들의 결과 해석이 좀 그렇더라구요.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임대료가 비싸서 물건 값이 비싼가 비싼 물건을 파니까 임대료가 비싼가’. 이런 질문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ㅎㅎ
그래서 소제목이 '상관 관계'인 듯해요. 연구를 해보니 인내심이 높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나라가 경제와 정치 발전을 이루었더라, 실험 대상을 개인으로 축소해도 역시 인내심이 높은 사람이 더 높은 성취를 하더라, 라고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 다음엔 또 이런 문장이 나와요. "한 사람의 인내심과 자제력은 삶에서 맞닥뜨리는 제도적, 기술적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권열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내심을 키우는데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있는 건데요. 그러니 인내심과 환경이 인과 관계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상관 관계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 듯하고요. 이 책이 파고들어가는 부분은, 그러니까 옛날 옛적에는 규제 - 관계 위주로 사고하던 비weird들이 판을 치던 세상(이 세상에선 인내심 따위 그닥 필요 없으니까 인내심 없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고요)에 어쩌다 인내심을 장착한 인간들이 생겨나서 그들이 사는 사회를 부유하게 만들고, 심지어 다른 사회를 지배하게 만들었을까, 이므로 전 오늘 분량 읽으며 위어드들은 인내심이 높군, 생각하면서 그런데 왜 높아졌지, 궁금해하다 책을 덮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지 모르겠는데, 잘 이해 못했던 건 읽어나가면서 정리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말씀해주신거 읽고 다시 생각해보니까 제가 책에서 실험으로 다룬 인내심과 비개인적친화성 같은 요소들이 사회가 발달할 수록 당연히 갖춰질 수 있는 요소라고 잘못된 전제하에 바라봄 + 인과관계로 해석해버렸네요. 함께 읽기가 이래서 좋은거구나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덕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
‘탑승자의 딜레마’ 한국 사회는 대다수가 거짓 증언을 해준다고 답했다고 나오는데요. 읽으면서도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어떤 부분에선 제가 위어드인 것 같고, 또 다른 부분에선 아닌 것 같고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읽었습니다. 누구와 함께 있든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 나를 생각하면 위어드인데, 또 그렇다고 고대의 현자를 공경하지 않는 건 아니므로 비위어드이네요. 하지만 어떤 사람이 단지 나이가 많거나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해서 공경하진 않으니 여긴 또 위어드... 탑승자의 딜레마, 는 책에 나온 "한국" 사람들처럼 "기꺼이 거짓으로 증언을 하"진 않을 것같아요. 전 보행자가 얼마나 다쳤느냐에 따라서 대답을 달리할 것 같기도 하고요... 살짝 다친 거라면 친구 편 들어주고, 만약 중상 이상이라면 사실대로 말할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 운전자가 가족이라면 a라고 대답할 것 같고...그렇다면 역시 비위어드. 이렇게 책 읽으면서 계속 나는? 나라면 어떨까? 고민하며 읽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ㅋ
‘실제로 몇몇 경우에 문화적 산물은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또는 왜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 더 효과적으로 기능한다.(p.100)’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뒷부분에 나올 이 대목이 무척 기대가 되네요 * 평판으로 규범이 단단해지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평판이 과거만큼 규범이나 도덕의 기능을 뒷받침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신이 속한 그룹 안에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점을 떠올리면, 타인과 함께 하는 삶에서 평판이란게 얼마나 직관적이면서 효과적인지 새삼 깨달았다랄까요..
더 어렵고 까다로운 문제 앞에서 자기 자신보다 다수의 의견을 신뢰하는 모습도 재미있더라고요.
진화 개념 하면 유전자 단위로 생각하거나 문명의 진화 밖에 떠올리지 못했었는데 규범, 의례와 같은 세세한 문화도 마치 자연선택처럼 생존에 최선의 것으로 살아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오늘자 분량까지 읽고나니까 최재천 교수님의 추천사에 언급한 공진화라는 단어가 이제서야 이해가 되네요.
진화로 촉발된 특정 인간 심리가 제도를 만들고, 그 제도가 인간 심리를 툭툭 건드려 슬쩍 슬쩍 변화시키고 있다는 게 공진화인 거겠죠. 오늘 길게 설명된 일라히타 부족이 그 모습이 된 시작 점엔 그저 우연이 있었다는 것도 흥미러워요. 부족의 덩치를 이렇게 크게 키울 의도는 없었지만 타 부족을 모방하다보니 그 부족의 요소들이 일라히타 부족의 요소들과 잘 부합되어 예외적 크기의 부족이 되었다는 건데, 개인의 역사에서든 부족의 역사에서든 큰 비젼보단 이런 우연적 요소가 지금을 있게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고요. 그런데 정말 도대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해서 위어드라는 특이한 집단이 나왔는지 매우매우 궁금하네요.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데 이제 140페이지 지나네요~ 오늘 323페이지까지던데.. 쫌만 더 읽어서 반은 채워봐야겠어요~ 저도 일라히타족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이 이야기가 weird로 연결되는지도 무지 궁금한데.. 문장 문장이 이해가 잘 안 될때가 많아서 다시 읽어보고 넘어가느라 속도가 안 나네요~ 어서 박자 맞춰 나누고 싶습니다 ㅎㅎㅎ
140페이지까지 오셨네요. 조금만 더 속도를 내심 될 것같아요. 323페이지까지 같은 결과의 다른 예시가 계속 이어지므로 예시를 쓱쓱 넘기는 것도 속도를 높일 방법일 듯합니다.
함무라비 법전에서 증언을 위해선 신에게 맹세해야 한다는 부분을 읽고 오늘날 탈종교화되고 무신론이 늘어난 시대에 법정 증인 선서는 여전히 종교에 대한 언급이 있는지 몇 개 찾아보게 되었네요. 나라마다 다르고(독일의 경우엔 증인 선서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군요) 미국의 경우는 주 마다 다른 차이들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거나 기독교를 신봉하지 않으면 손을 얹지 않거나 없이하거나 하더군요. 오랫동안 이어온 전통이자 믿음이기 때문이겠죠. 몇년 전엔 종교 서적의 허용이 오직 성경뿐이라는 것을 지적하여 코란 등 다른 종교경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기사까지 보게 되었네요. 오늘날 법 자체의 효능을 의심하기 어려운 시대에서 종교적 선서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위어드에서 종교를 떠올리면 더 진실해지는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를 보면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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