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resh] 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다시 읽어요.

D-29
안자이 미즈마루는 어떤 화풍을 갖고 계시길래 후지 산과 물고기가 푸딩과 말린 생선이라는 평을 받나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잡문집 읽기 전 하루키 맛보기로 읽었던 <후와후와>라는 짧은 그림 에세이도 안자이 미즈마루가 삽화를 담당하셨더라구요. 아, 푸딩과 말린 생선이라고 착각할 수 있겠다고 납득했네요.
후와후와자타공인 애묘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들려주는 어릴 적 고양이 친구 '단쓰'와의 추억. 시인 듯 동화인 듯, 따뜻한 시심과 예쁜 동심을 담아 적은 친구 '단쓰'에 대한 단상에 안자이 미즈마루 특유의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을 얹었다.
칩 키드가 작업한 하루키의 <코끼리의 소멸> 표지도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분명 읽어본 단편인데도 표지를 보자자마 ‘어, 이거 내가 알던 단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낯설어서 확인 작업(?)도 거쳤습니다. 책을 이루는 요소가 단순히 텍스트 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드네요. 표지 부터 내지 디자인까지. 그냥 자리만 차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요소는 정말 없네요.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은 귀엽네요. 공유해주신 코끼리의 소멸 표지는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져요. 표지에 어떤 그림이 있냐도 책의 분위기를 좌우하네요.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필요치 않은 것을 무리하게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나는 명백한 결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일상에서도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P.42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체코의 신문사와 인터뷰에서 하루키의 대답이 인상 깊습니다. 잘 보이려는 사근함이 없는 게 좋아요. 굳게 다져온 자신만의 세계가 있어서 대담하게 말할 수 있겠지요. 눈치를 많이 보는 것을 배려라고 포장할 수도 있지만 제 경우는 약한 정체성 때문입니다. 달라도 괜찮다는 말은 타인을 향한 구호일 뿐 스스로를 향한 시선은 날카롭습니다. 튀지 말라고, 남들과 같아야 안전하다고. 나는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에 작가가 되었다는 짧은 문장에서 단단한 내면이 느껴집니다.
이제 거기에는 말이 없고, 언어로 규정되는 세계도 없으며, 우리 눈앞에 있는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가와이 하야오씨다, 라고 할까, 나라 현에 사는 음악을 깊이 아끼고 사랑하는 가와이 하야오 씨일 뿐이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사람은 언어의 주문에서 풀려나 음악의 세계를 그저 무심히 떠다니는 살아 있는 한 인간이다(우리는 그 무심함을 또렷이 들을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p.372 ('가와이 선생님‘과 ’가와이 하야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그때 런던은 이런 생각을 했다. ‘인간이 제아무리 사력을 다해 뭔가를 추구해도 그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는 좀처럼 힘들다.‘ 그는 마음속 깊이 그런 생각을 새기며 찬바람이 몰아치는 광장에 서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틀니를 보여주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p.391 (잭 런던의 틀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아무래도 개인적 교훈이란 얻으려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닌 듯하다. 그것은 불가사의한 도정을 지나 꽤나 당돌하게 별안간 머리 위로 떨어져내린다. 그리고 그 도정이 불가사의하면 할수록 그에 비례해서 효용 역시 증폭되는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p.39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지극히 예사로운 평범한 말에 새로운 의미나 특별한 울림을 부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p.407,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질문을 받고 새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만, 나에게 죽음이란 ‘종말‘이라기보다는 ‘막다른 곳‘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세계의 막다른 곳‘의 풍경(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내적인 광경이며 또한 신화적인 광경입니다)을 조금이라도 생생하고 극명하게 묘사해내는 것이 내 작품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겠지요.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pp.413-41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증정_삼프레스] 모두의 주거 여정 비추는 집 이야기 『스위트 홈』 저자와 함께 읽기[도서 증정] <탄젠트>(그렉 베어)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악은 성실하다』를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5. 가을비 다음엔 <여름비 이야기>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나는 너의 연애가 궁금해
[📚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북다]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달달북다02)》 함께 읽어요! [북다/책 나눔] 《하트 세이버(달달북다10)》 함께 읽어요!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과학의 언어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작가, 김초엽
[라비북클럽] 김초엽작가의 최신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 같이 한번 읽어보아요[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5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8월의 책 <지구끝의 온실>, 김초엽, 자이언트북스방금 떠나온 세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우리가 사랑한 영화 감독들
[책나눔] <고양이를 부탁해><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에세이『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와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서평단&북클럽 모집[아티초크/책증정] 장강명 작가 추천!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와 함께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31. 사탄탱고[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