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

D-29
별다른 설명없이 한문장이 끝나면 다른 장면으로 전환되는 이 책의 독특한 구성때문에 집중하지않으면 이야기가 뒤죽박죽 되므로 정신차리고 읽어야할 것 같습니다. 이 장을 읽어보니 남작이 좋아한 것은 실존하는 사람이 아닌 사진 속에 있는 마리에타이고, 도박 자체 보다는 카지노의 분위기와 그곳에서의 룰이 아닐까 싶네요.
현재의 소란스러움에 비해, 남작은 19세에 지역을 떠나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자세한 서술은 없다. 마리에타의 사진을 40년간 수도 없이 보았으며, 단 한 명의 연인으로, 사랑으로 여긴 그는 눈앞에 있는 마리에타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는 남작이 40년 시간의 흐름과 지금, 현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가 현실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이 어디에 있는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이 명료하지 않고, 그 인식이 처리되는 속도도 그를 둘러싼 환경에 비해 지연처리 되고 있다. 오랜 시간 사회적 고립으로 현실인식 능력이 떨어진 인물처럼 여겨지니, 그를 둘러싼 저 무수한 소란스러움 속에 남작이 어떻게 될지. 사라졌다 나타난 솔노크의 단테는 검은 속내를 갖고 남작을 살핀다. 무력했던 남작은 중국인 당구장에 도착하자 생기가 돌며, 예전 카지노 테라스 앉아 강둑아래 흔들거리는 버드나무를 본다. 이후, 솔노크의 단테가 어떤 인물로 조망될지, 마리에타와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도대체 어떤 ‘귀향’으로 귀결될지....
화제로 지정된 대화
펌 무한한 어려움 402~492쪽
17일에 이 장을 읽었습니다. 정말 제목대로 무한한 어려움이 느껴지는 장이었고요... 사실 나중에 좀 더 집중해서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초반에 등장했던 교수가 다시 등장해서 그를 쫓는 오토바이 폭주족과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데요. 왜 그런 방법으로 사람들을 속이려고 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이번 장은 도망다니는 교수와 그를 쫓는 오토바이족의 긴박한 상황을 서술합니다. 교수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내용들은 상당히 형이상학적입니다. 교수가 전달하려는 바가 잡힐 듯 하면서도 손에 딱 잡히지 않는 느낌입니다.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무한과 추상의 형상화, 실재, 정신, 탐구, 경험적 증거, 사물의 유한성, 일어나는 것으로써 이룩되는 현존, 그리고 두뇌와 앞서 언급한 것들을 통한 생물과 무생물을 막론한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이해와 시선 정도로 납득하고 있는데요, 교수는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지켜나가는 데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혹은 뿌리가 되는 것)은 '두려움'이며, 여타 감정들은 두려움으로부터의 확장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좀더 깊숙이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은 귀향하는 벵크하임 남작과 은신하고 있는 교수, 두 개의 서사가 별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두 인물과 그들이 처한 상황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가 무척 궁금합니다. 또한 서문에 해당하는 「경고」에서 등장한 악장은 또 이 소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읽을수록 물음표입니다.
도망간 교수와 그를 잡으려는 경찰과 오토바이족의 추격전이 진헹되는 동시에 교수가 철학적 탐구를 이야기히는 거 같습니다.. 교수의 말을 이해하기엔 제 지식과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장에 오면 뭔가 명료해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요.^^. 다시 읽으면 나이지겠지요... 교수의 '말'들은 글자를 쫓아가기가 쉽지 않네요. 궁극에는 '두려움'에 닿았는데 "슬프고 슬픈세상. 어마어마하게 슬픈 세상" 혼란스럽습니다.^^ 이대로 다음 장을 읽어도 될지....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흠므므 조심하라 494~523쪽
이 장은 말미에 비극을 암시하고 끝납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담고 죽을 자리를 찾아간 남작이 뒤늦게 마리에타를 찾아가 용서를 빌 결심을 하고 감정이 북받치는데요, 귀향의 이유가 오로지 마리에타였다고 이미 말했으나 사실 저에게는 그 간절한 마음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더구나 남작과 마리에타가 서로에게 품는 감정의 무게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앞서 서술된 내용 외에도 그들에게 또 다른 서사가 있는 걸까요... .
남작은 도대체 누구를 사랑하는건지, 마리에타라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이상적인 기억속의 여인을 그리워하면서 그게 마리에타라고 착각하는게 아닐까 허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말씀대로 남작은 마리에타를 포함해 아름다웠던 시절을 박제해 놓은 채 살아왔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다 각성하고 마리에타에게 가려고 했던 거 같은데... 참 안타까워요.
이 장은 19일에 읽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사건이 급박하게 이루어지기도 하고 소설적으로 점점 재밌어지는 장이 아닌가 싶어요.
남작은 시작부터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주님께 찾으려고 했으나 그건 질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답’이라는 걸 깨닫고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러 가네요. 남작과 마리에타 그들의 속마음이 궁금해집니다.
그는 답을 얻기를 진심으로 바랐는데, (...)그가 태어나 이 삶을 마지막 나날에 이르기까지 살아야 했던 거은 무엇 때문인가, 이 모든 일이 일어나야 했던 것은 왜인가p.515,(....) 이 모든 일에 무슨 의미가 있었느냐며 남작은 죽음을 향해 거러가면서 좋으신 주님에게 질문을던졌는데, 죽음은, 침목사이로 행진하면서 그가 생각하길 '여전히' 지금 당장이라도 올 수 있었으나 오조시펑 하지않았던바,(...), 그가 왜 살아야 하는가 따위의 질문은 간단히 말해서질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답' p.522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515, p.522,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마리에타에서 용서를 구하기 위해 시내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그는 결국 사고를 당하는가보군요. "반대쪽으로 돌아가지 말았어야 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라리라 패배자(아레펜티다) 526~629쪽
이 장부터는 21~22일에 거쳐 한번에 읽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첫 시작일로부터 열흘간 쉬지않고 읽는 것이었는데요, 이런 저런 일이 있다보니...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완독했습니다.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이 스포일러가 될까 조심스러운데요. 도시에 점점 겉잡을 수 없는 큰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가게 되었네요.
우리가 어떻게 인간 본성을 우리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는가였어요, 그런데 인간 본성은 사건, 풍문, 방식, 말하자면 조작으로 빚어지며 이 인간 본성은 연약해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577,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남작의 재산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태도는 180도 달라집니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어떻게해서든 제 잇속을 챙겨볼 수 있을지 궁리하는 자가 있는가하면, 불과 며칠 전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지우기에 급급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 드러나는 장입니다. 그리고 남작의 마지막은 너무나 외롭고 쓸쓸합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거짓된 정보에 현혹되어 군중을 선동하기까지한 행정가들은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자신들이 한 일을 ‘없던 일’ 로 만드는데 골몰합니다. 공권력은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보다는 빠르게 결론을 내리고 종결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과오를 평가하고 해결하기 보다는 사태를 덮고,합리화하려는 시도 뿐이네요. 자신의 여성을 부인당하는 모욕을 겪은 머리커는 이렌과도 더 이상 친구가 아니며, 이 도시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도시로‘떠나기 전날’, 단테가 레뇨와 그녀를 찾아오고 네 부분으로 나뉜 몸이 된 채 관에 든 남작은 누구도 마지막 작별을 고하러 찾아오지 않는 경제적인 장례식을 거쳐 빈약하게 매장됩니다. 아직도 작가가 독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중의 화자의 목소리는 우수꽝스러운 소동의 비극적 사건을 배경으로 다양한 자리에 선 각각의 입장을 좀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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