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

D-29
1/9일 읽었습니다. 쭉 따라 읽다 보면 장면이 순식간에 바뀌어 있어서 앞에 내용 다시 읽고 다시 읽었습니다. 제가 파악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국제적으로 저명하고 학식 있는 교수가 다 버리고 오두막에 사는데 갑자기 혼외 딸이 취재진들과 나타나 '이제 빚을 갚아라'라고 팻말을 들고 있었고, 그는 그녀와 취재진을 쫓아내기 위해 농부에게서 구매했던 총을 사용하고, 농부는 교수에서 총을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오토바이족들에게 변을 당하고, 이전에 살림을 맡아줬던 사용인이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소식을 알리고. 제가 잘 파악하며 읽고 있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고 혼외 딸이 갑자기 나타난 사연도 궁금할 뿐 아니라 곧 남작이 귀향하는 이야기가 나올 거 같아 기대됩니다.
저도 1/9에 같은 부분을 읽었어요. 제가 파악한 줄거리와 거의 비슷하게 읽으셨으니 저희 둘 다 잘 따라가며 읽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인물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맞게 읽고 있는건지 더 헷갈리는데요.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정작 '족제비'는 그녀가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지조차 알지 못했으며 처음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고 심지어 그녀가 누구인지도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그들이 뭐라고 외치는지 또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지 못했읜 나중에야 그녀가 누구이고 이 사람들이 누구이고 이 딸이 무언가를 지독히 원한다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여 그는 처음으로 생각하고 꼽씹었으니 그것이 늘 그렇듯 (후락)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8,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이 교수라는 사람, 엄청 당황했을 거 같아요. 한참 읽고 있는 중인데, 그 당황스러움이 그려집니다. 이후에 '제 어미를 빼쏘았으나'라고 쓴 걸 보면 차츰 기억이 나는 듯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혼외 자식인 딸은 교수에 대한 증오가 무척 큰 것으로 보여집니다. 중간에 그녀의 친모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제가 맞게 읽었다면 교수는 친모가 딸을 조종한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한편 마을의 한 여인은 교수에게 벵크하임 남작이 귀향 중인데, 그가 오기 전에 그곳을 떠나라고 조언합니다. 오토바이족은 기대감을 갖고 벵크하임 남작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여지고요. 벵크하임 남작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딸과 교수와의 관계, 딸의 친모의 정체가 무척 궁금해집니다.
갑자기 나타난 혼외딸 되게 아침드라마 초반부 같아요 아버지를 족제비라고 부르는 딸... 양육비 안줬음 줘야지... 벵크하임 남작은 대체 뭐하는 사람일지 궁금하네요 수월하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닌데, 위에 먼저 진행하신 다른 분들의 천재적인 정리를 동아줄처럼 붙잡고 나아가고 있어요 + '빼쏘다'라는 말을 처음 접해봤어요!! 맥락상 '쏙 빼닮았다'는 얘기로 무난히 읽혔는데 단어 자체는 이번에 처음 봐서 메모했습니다
남작의 귀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일이 전개될지 흥미롭네요. 쉼표와 쉼표로 연결된, 끝나지 않는 문장이 총 몇 자일지 궁금해졌지만, 세지는 않았습니다. ^^. 결단이 아닌, '어쩌다 빠져든 상태'에서 마침내, 어느 날 '첫 결단'의 날. 도저히 끊어내지지 않는 '지인','관심' 교수의 심리와 결단, 실행을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럼 창백한, 너무도 창백한 124~207쪽
1/10 늦은 시간에 이 파트 완독했습니다. 드디어 벵크하임 남작이 드디어 등장하네요! 제가 상상했던 벵크하임 남작의 모습은 4~50대 정도의 나이에 유능한 사업가이고 화려한 외모를 상상했는데 현실은 노란색 셔츠와 노란색 바지, 챙이 넓은 모자 차림의 늙은 노인이었습니다.. 외모도 외모지만 전 재산을 도박으로 날려 신문에 소개될 만큼 벵크하임 가문의 수치로 여겨지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책 제목만 보고는 ‘남작이 화려하게 귀향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막상 읽으니 한 없이 초라하게 귀향하는 모습이어서 안쓰러웠습니다.
저도 읽다보니 열두시가 지나 1/11 이 되었네요. 드디어 남작이 등장했습니다. 남작은 아르헨티나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중이군요. 벵크하임 가문은 돈깨나 있는, 명망있는 가문이고, 남작의 노름빚을 갚아주기는 했지만 그를 가문의 수치로 여깁니다.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헝가리의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여러 단서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뜻밖의 만남도 있는데요. 비서를 자처하는 '솔노크의 단테'와의 만남이 남작을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해집니다.
도박벽으로 파산한 남작. 가문의 명성을 위해 구원 받게 되지만 귀향하는 길에 그의 가문의 명성을 보고 어떻게든 그에게서 구원받으려 달려드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명예 아래 때론 수치가 되고 때론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며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깨닫게 됩니다.
그는 공무원의 말투에서 돌연 스스럼없는 민간인 말투로 바꿔, 당신은 그 백작이겠구먼, 안 그렇고, 작은 제국인지 뭔지를 도박으로 날려버린,(...) 천천히 그에게 여권을 내밀고는 즐거운 귀향이 되길 바란다면서 여기서는 카드놀이 하다가 폐가망신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인 뒤에 통로로 나가 (후략)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5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전 이 부분도 예사롭지 않게 읽혔습니다.
이 장章은 어쩐지 소동극이나 코미디같기도 합니다. 벵크하임 남작의 반전같은 정체도 그렇고, 단테라는 이름을 두고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사람을 연상하는 것도 그렇고요. 벵크하임 남작은 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한동안 귀향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에도 흥미가 없었고, 때가 왔음을 느꼈다면서 개인적 문제를 위해 거의 어린아이일때 떠난 고향을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한 '그때'와 '개인적 문제'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장章의 끝에 단테가 비굴한 자세로 남작에게 접근한 숨은 의도가 드러납니다. 이런 사기꾼같으니!
너무 느리게 읽고 있어 앞으로가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완독은 해보려고 합니다. 벵크하임 남작이 드디어 등장해 이야기가 이제부터 본 궤도에 오를 것임을 알려주고, 시대적 배경이 불분명해보이던 배경 또한 비교적 명확하게 구체화됩니다. 단테가 이름의 유래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웃음을 감추기 어려웠는데요. 단테의 모델인 축구선수 단테의 최고 레벨 전성기가 그리 길지 않았다는 점을 떠올리게 되어서 그랬습니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에서 굉장히 안정적인 톱레벨 수비수였던 시기에 그가 치른 훌륭한 경기들을 떠올리면서 솔노크의 단테에 잠시 이입해보려고 하게 되었어요. 아무튼, 소설은 이제부터이니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장소를 오가는 '도시 간 고속' 열차는 실수로도 걸맞는 속도를 안 한 번도 내지 못하고, 정기적으로 오가는 승객들은 더는 말을 꺼내지 않고 받아들인다. 특히 이 지역 이 나라의 남동부 구석 사람들은 복잡한 조건들이 어떻게 사건으로 이어졌는가를 따지지 않는다. (...) 왜와 어찌하여는 따지지 않는 편이 나았기 때문이다. 11월, 바람이 거세고 비가 내리고 마을과도시가 싸늘하게 얼어 붙은 이런 날씨에 흠을 잡으려는 사람은 무의미한 질문으로 매사를 더 망칠뿐이니 누가 그러고 싶겠는가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93,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스마트폰이있는 사회네요. 순간순간, 100년 쯤 전이 소설의 배경이 아닐까 착각하며 읽게 됩니다. 마치지 않고 이어지는 문장이나, 묘사 등이 착각을 하게 합니다. 온종일 무언가가 '뚝뚝 떨어지고 ' 있는 '솔노크 11월'. 그 고장 사람들의 '그냥 받아들이는 태도'가 남작의 이후 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해집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펌 그가 내게 편지를 썼다 210~300쪽
머리커가 남작의 편지를 받고 그와 함께했던 과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남작이 곧 도착한다는 소식을 들은 시장은 남작을 위한 근사한 이벤트 지시와 남작에게 좋은 것들만 보여주려고 고아원과 노숙자를 치우는 등 도시정비 계획도 함께합니다. 오직 남작을 위한 환영식 준비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동원되어 희생을 하는 모습을 보니 시민이 무슨 죄인가 싶고 돈 앞에 장사 없구나 싶네요. 그리고 남작과 머리커는 재회할 수 있을지 남작의 행보가 궁해집니다.
남작이 돈을 펑펑 쓸 걸 기대하며 부푼 마음으로 허례 가득한 환영식을 준비하면서 여러사람 괴롭히고 있는 시장. 나중에 빈깡통 찰 것 같은 생각에 왠지 동정심이 생기네요. 현실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모습을 긴문장 속에서 잘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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