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고전] 1월 『설국』 함께 읽어요

D-29
이 부분이 제가 설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이 나방이 나오는 부분이 특히 아름답게 느껴지더라고요. 시마무라가 바깥의 풍경을 지루한 줄 모르고 오래 바라보았다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저도 이 부분은 지루한 줄 모르고 오래오래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시마무라가 도쿄로 떠나 있는 사이 고마코의 신변에 변화가 있었고요. 병을 앓던 유키오도 죽고, 그의 무덤 앞에서 요코를 만납니다. 시마무라는 아침 7시와 새벽 3시에 찾아온 고마코에게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나방이 알을 스는 계절이니까 양복을 옷걸이나 벽에 건 채로 두지 말라고, 도쿄의 집을 나설 때 아내가 말했다. 와 보니 아니나 다를까, 여관 방 처마 끝에 매단 장식등에는 옥수수 빛깔의 커다란 나방이 예닐곱 마리나 착 달라붙어 있었다.
설국 p.78,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⑨ 단풍객으로 붐비는 여관 108~130쪽
자신이 하는 일로 스스로를 냉소한다는 것은 어리광을 부리는 즐거움이기도 하리라. 바로 이런 데서 그의 슬픈 몽환의 세계가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행을 떠나와서조차 서둘 필요는 없다.
설국 P.113,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고마코의 애정은 그를 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름다운 헛수고인 양 생각하는 그 자신이 지닌 허무가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고마코의 살아 가려는 생명력이 벌거벗은 맨살로 직접 와닿았다. 그는 고마코가 가여웠고 동시에 자신도 애처로워졌다. 이러한 모습을 무심히 꿰뚫어 보는, 빛을 닮은 눈이 요코에게 있을 것 같아, 시마무라는 이 여자에게도 마음이 끌렸다.
설국 p.110,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시마무라가 고마코와 요코 둘 모두에게 끌림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고마코는 연신 시마무라를 찾아오고, 요코는 그에게 도쿄로 데려가달라 말합니다.
시마무라는 일본 무용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을 출판하려 하고, 죽어가는 곤충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요. 시마무라에게, 그리고 작가에게 허무, 죽음, 무용한 것이 꼭 나쁜 의미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⑩ 눈 내리는 계절 130~152쪽
삼 지지미, 눈 바래기 등 계절과 풍속이 잘 드러나는 묘사가 좋았어요. 시마무라는 옆 마을에 가서 눈 내리는 고장을 쭉 둘러봅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결말부분에서는 아랫 마을 고치 창고에 불이 나 요코가 사망하게 되는데요. 창고에 불이 붙은 장면이나, 시마무라와 고마코가 은하수를 배경으로 달려가는 장면도 아름답게 표현되어있습니다.
드디어 마음에 품고만 있던 설국을 다 읽었습니다. 한 해의 시작으로 버킷리스트에 있던 책을 완독하게 되어 기쁩니다. 너무나 유명한 첫 문장과 시마무라의 마지막 모습이 책을 덮고도 아련하게 마음에 남아있네요. 고마코와 유코에 대한 시마무라의 마음이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헛수고'라는 허무를 느끼는 마음은 어쩐지 조금 헤아려지기도 했고, 그런 마음이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문장과 함께 온통 눈 천지인 온천 마을과 잘 어울렸습니다. '유려한 문장' 이라는 다소 막연한 느낌만 가지고 있던 말의 의미를 설국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고, 글로 마음을 사로잡고 움직이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고마코가 자신에게 빠져드는 것이 시마무라는 이해가 안 되었다. 고마코의 전부가 시마무라에게 전해져 오는데도 불구하고, 고마코에게는 시마무라의 그 무엇도 전해지는 것이 없어 보였다. 시마무라는 공허한 벽에 부딪는 메아리와도 같은 고마코의 소리를, 자신의 가슴 밑바닥으로 눈이 내려 쌓이듯 듣고 있었다. 이러한 시마무라의 자기 본위의 행동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었다. p.134 거대한 오로라처럼 은하수는 시마무라의 몸을 적시며 흘러 마치 땅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주었다. 고요하고 차가운 쓸쓸함과 동시에 뭔가 요염한 경이로움을 띠고도 있었다. p.146 시마무라는 고마코로부터 유코를 받아 안으려는 사내들에 떼밀려 휘청거렸다. 발에 힘을 주며 올려다본 순간, 쏴아 하고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드는 듯했다. p.152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필사적으로 버티려는 얼굴 아래,요코의 승천할 듯 멍한 얼굴이 늘어져 있었다. 고마코는 자신의 희생인지 형벌인지를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p152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설연휴에 몰아서 읽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저도 부랴부랴 설 전에 다 읽어야겠다! 하고 급하게 다시 읽게 되었는데요. 설국이야말로 줄거리로 읽을 때와 실제로 읽었을 때 느낌이 가장 다른 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다른 분들도 힘내서 꼭 완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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