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고전] 1월 『금각사』 함께 읽어요

D-29
스무살 때 읽었던 것은 완역판이 아니었다봅니다. 결말을 알지만 마치 처음 접하는 작품처럼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가면의 고백보다 더디게 읽힌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아쉽습니다. 읽고 졸고 읽고 조는 연말연시였는데 주인공이 제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의 인간이며 그 사상에 동조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듯 찌질한 인간의 심층 심리를 나노 단위로 자잘하게 흩어놓아 보여준 작가는 드물 것입니다. 문장은 유려하나 이 소설이 탐미주의 작품이라는 데는 찬동하기 어렵습니다.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못나고 이성에게 인기없는 남자가 어째서 전방위적으로 파괴적인 '행위'에 나서는지를 보여주는 르포와 같달까요. 다 읽고난 감상은 읽는 사람을 통해 공유하겠습니다.
하루를 남기고 완독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금각사>를 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주인공과 친구의 열등감에 대한 고뇌와 이를 통해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들이 아슬아슬했습니다 내용은 굉장히 어두운 느낌인데 읽는동안 느낌은 선선한 가을날씨처럼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문장이 섬세하고 정갈한 느낌이라 내용과 상이하지만 매력적이어서 좋았습니다 요근래 오랫동안 머리를 감지 못한것처럼 몸이 무겁고 찌뿌등한 느낌이었는데(기분이 계속 그래서 책에 푹 빠져들지 못하는거 같아요~ㅜㅜ) 금각사라는 작품은 왠지 저에게 오랫만에 머리를 감고 깔끔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본문학을 자주 접하지는 않았는지 감정적으로는 멀지 몰라도 친근하고 익숙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장례식에서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흘렸다. 쓰루카와의 죽음은 아버지의 죽음보다도 훨씬 나의 중대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시와기를 알고부터 쓰루카와를 약간은 멀리했지만, 그를 잃고 나서 지금 새삼스레 느끼는 것은, 나와 밝은 대낮의 세계를 잇는 한 가닥의 실이 그의 죽음으로 인해 끊어지고 말았다는 점이다. 나는 잃어버린 낮, 잃어버린 빛, 잃어버린 여름 때문에 울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그때 금각이 나타났다. 위엄으로 가득한, 우울하고 섬세한 건축, 벗겨진 금박을 여기저기에 남긴 호사(豪奢)의 주검 같은 건축. 가까운가 싶으면 멀고, 친하면서도 소원하고 불가사의한 거리에 언제나 선명하게 솟아 있는 그 금각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나와 내가 지향하는 인생 사이를 가로막고 서서 처음에는 미세화(微細畫)처럼 조그맣던 것이 점차로 커지면서, 그 정교하고 치밀한 모형 속에 거의 전 세계를 감쌀 듯한 거대한 금각의 대응이 보였듯이, 나를 둘러싼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메우고 이 세계의 치수를 꽉 채울 정도가 됐다. 웅장한 음악처럼 세계를 채우고, 그 음악만으로 세계의 의미를 충족시켰다. 때로는 그토록 나를 소외시키고 나의 외부에 우뚝 서 있는 것처럼 여겨지던 금각이, 지금 완전히 나를 감싸 그 구조의 내부에 내 자리를 허용하고 있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내 감정에도, 말더듬이 증세가 있었던 것이다. 내 감정은 언제나 시기를 놓쳐 버린다. 그 결과,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사건과, 슬픔이라는 감정이, 각기 다른, 고립된, 서로 연결되지 않고 서로 침범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진다. 미미한 시간의 엇갈림...나에게 슬픔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어떠한 사건이나 동기와도 관련없이, 돌발적으로 이유도 없이 나를 엄습하리라(44p)
도서를 수령하자마자 일주일만에 완독한 도서입니다. 책의 내용이 너무 궁금하고 주인공의 내면의 묘사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대하여 매우 궁금하여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던 책입니다. 탐미주의 문예사조같이 비슷한 문체들을 보면서 인간의 마음과 생각들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음에 놀라웠고 가끔은 어려운 단어 선택을 한 문장을 만났을때는 어학사전을 찾아본 경험이 두어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체들이 쉽게 써내려가지 않았다는 느낌마저 들만큼 어휘들이 고급어휘가 많았는데 비단 원본을 번역함에 있어서 그래도 최대한 한국어로 번역하기에 이르러서는 다소 쉽게 읽혀지기 위하여 애쓴 점도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큰 일에 대한 서사가 일어날 일을 반드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궁금해서 한 문장 한문장을 더 읽어 내려갔던 것 같습니다. 미의식에 대한 주인공의 가치관,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대한민국의 실상과 함께 대조하여 생각하면서 비슷한 점과 다른점도 찾아보는 재미도 흥미로웠습니다. 실제 금각사를 이미지로 보았을때 느꼈던 아름다움을 주인공으로 하여금 자유를 억압하는 존재이기도하면서 그로부터 자유를 찾기위해 몸부림 치는 주인공의 행위들이 재미있었습니다. 벗어나지 못하지만 벗어나고자 했고 속박되어있지만 자유롭고싶은 주인공의 체험에는 누적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그 체험으로인해 자유를 억압하는 존재를 소실시킴으로서 비로서 자유로워졌으나 완전한 자유를 누리지는 못하는 결말의 내용은 박진감이 넘치기도했지만 주인공이라는 인물에게서는 애잔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화창한 봄날의 오후를 꿈꾸었을 다양한 핸디캡을 가지고 살아갔던 주인공... 자신의 단점들이 아름다움과 반하는 실체로 다가왔기에 더욱더 극한 아름다움을 찾고 인간의 본성을 개입시키며 그 아름다움을 파괴하는 내면의 고통들의 묘사들이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궁금했던 책이었고 워낙 유명해서 꼭한번 읽고싶었는데 좋은 기회로 읽을 수 있게 기회가 닿은 행운이 그저 감사할 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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