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고전] 1월 『금각사』 함께 읽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8장 280~314쪽
쓰루카와는 미조구치보다 선한 사람, 가시와기는 미조구치보다 악한 사람으로 보이는데요. 알고보니 쓰루카와와 가시와기가 친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이것은 선과 악은 자신 내면에 항상 존재하고, 둘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쓰루카와 (선)이 죽으면서 미조구치의 내면에는 악만 남습니다. 또한 미조구치는 가시와기 (악) 와 친하게 친하게 지내는 것을 선택합니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력에 이끌린 거죠. 선과 악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행동을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조구치에게 금각을 불태우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의 입을 통해 계속 설명이 됩니다. 미조구치는 다시 교토로 돌아왔지만 당장 일을 실행하지는 않는데요. 1950년 지상의 불안을 느끼면서, 과거의 불안과 현재의 불안을 연결해보려 합니다. 가시와기는 미조구치가 뭔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보고 쓰루카와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시와기는 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인식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미조구치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행위라고 이야기합니다. 미조구치가 어떤 행위를 하고야 말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장이었네요...
8장에서는 세계를 변모시키는 것이 인식이냐 행위냐의 토론을 즐기는 미조구치의 모습이나 미라는 것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원수라는 그의 말을 통해 혼란스럽던 미조구치의 정신상태가 어느정도 정리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자는 주인공이 금각을 불태울 수 밖에 없게 되는 밑밥을 성실하게 주욱 깔아 왔지만, 이번 장에서는 확실히 그 밑밥을 크게 떼어 던지는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9장 316~342쪽
이 장에서 미조구치는 방화 준비의 일환으로 동정을 버리러 갑니다. 미조구치의 내면에서 방화 전에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것이 우이코 사건으로 촉발된 감정이 아니었나 싶네요. 미조구치는 이제 절에서 추방될 일만 남았다고 여기는데요. 우연히 니와즈메 자세를 한 노사를 목격하고, 오히려 방화의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그리고 또 방화를 서두르게 된 결정적 계기, 한국 전쟁이 발발합니다.
어떠한 부패에도 침범당하지 않고 살그머니 따뜻하게 분홍빛으로 번식하는 살
금각사 (무선) p. 317,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이미 죽어버린 우이코와의 실재하지 않았던 황홀한 잠자리를 상상하며 현실 세상의 창녀와 가지는 잠자리는 그다지 황홀하지 않았죠. 심지어 유이코의 대타였던 마리코는 파리가 앉을 정도로 부패가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걸 보아 미조구치는 현실로 돌아가더라도 그가 꿈꾸었던 세계는 이미 사라지고 없음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9장은 우이코에 대한 비틀어진(?) 미조구치의 집념과 세상에 대한 그의 허무감이 크게 느껴지는 장이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10장 344~376쪽
6장부터 10장까지 다 읽었습니다. 사건과 결말을 향하여 가능성을 좁혀 나가는 구간입니다. 본격적인 발동이 의외로 느리다는 생각이 드네요.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전에는 못 느낀 개인적인 불만이 꽤 있습니다. 취향 차이겠지요. 설명과 내면의 독백이 좀 줄었으면(아니면 아예 3인칭으로), 그리하여 분량이 더 짧았더라면 현재의 구성을 지금보다 훨씬 짜임성 있게 유지하면서도 더 담백하고 간결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오히려 이 소설만의 고유성을 깎아 하나의 전형으로 만드는 패착이겠죠. 하여튼 <금각사>가 작가 나이 30대에 쓰였다는 것이 와닿았습니다. 능숙하고 완연하지만, 너무 도취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또한 실제 사건의 해설에 머무르는 부분도 크게 느껴집니다. 맨 마지막 두 문단이 실제와는 다르다는 것이 그래도 좀 위안이 됩니다. 재독에서는 여러 모로 죽음과 에로티시즘의 관계 맺음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바타유의 소설들이 떠오르는데, 좀 다르기는 합니다. 금각은 제겐 그렇게 절대적인 미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화자에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금각은 죽음을 극복하는 행위의 명분입니다... 너무 뻔한 시선일까요? 미시마의 초기작 <사랑의 갈증>이 떠오르는 면모도 있습니다. 근데 두 소설 모두 시작은 참 좋은데 뒤에 가서 미진했다는 인상이기는 하네요. 제 생각에 그 두 소설은 끝까지 안 갔습니다. 현실의 어느 지점에서 멈춘 느낌. 아무리 전반적으로 묘사와 서술의 구체성이 치밀하고 미적이어도 결국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 범상한 겁니다(예컨대 영화로 치면 히치콕이나 박찬욱 감독 작품들도 참 그렇지 않나요?) 참 희한하지요. 저 같은 불평쟁이는 미적인 작품에서 가장 범상한 부분을 꼭 찾아냅니다(반대로, 미적이지 않다고들 하는 작품에서 미를 느낄 때가 저는 많습니다.) 하여튼 그럼에도 이 소설은 시대를 문학적인 방식으로 증언한다는 점에서 고전의 무게감이 있습니다. 결국 제가 느끼는 불만들도 또 고전의 관점에서는 아주 사소한 것이지요.
결말에서 금각사에 불을 지르고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자살을 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금각사와 자신을 비슷한 존재라고 생각했으나 금각사를 태워보니 그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요?
마지막 장에서는 금각에 불을 지른 구체적 과정을 보여줍니다. 미조구치는 금각에 불을 지르고 금각에서 죽으려 했으나, 빠져나와 산 정상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살아야지 생각하는데요. 결말은 각자 여러가지로 해석해 볼 여지가 있는 부분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성장소설로 읽었기 때문에, 인식의 세계에서 행위의 세계로 넘어온 주인공이 당연히 앞으로 살아갈 날만 남지 않았는가...생각했어요.
드디어 10장에서 미조구치가 금각에 불을 지르는군요. 1장부터 9장까지는 이 10장을 위한 빌드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현실에서 실제 금각사의 방화범은 금각에 불을 지른 후 수면제를 먹고 단도로 자살시도를 하지만, 이를 토대로 소설을 쓴 미시마는 미조구치가 방화 후 약과 담배를 계곡에 던져 버리고 담배 한 대를 피우며 '살아야지'라고 말하는 것으로 결말을 짓습니다. 미시마는 미조구치가 자살시도를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저자인 미시마는 현실에서 끔찍하게 자살했으니 인생이란 참.....그렇습니다.
안녕하세요 읽는사람에 가입하고 이달의책도받고 기프트도받고 무력감과 고구마로 연명하고있는 요즘 시원한 물김치같은 기분이듭니다 금각사는 처음 읽기시작했고 저는 가능하면 하루 1장~1.5장씩 8~ 10일동안 읽어나갈 계획이고 현재 4.5장 읽었습니다 사건!?위주의 전개여선지 생각보다 잘 읽히고 중간중간 작가의 작심성 문장들에 발목이 잡혀 곱씹으며 순조롭게 읽고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금각사>는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라 처음으로 '이달의 고전'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마침 12월에는 <설국>을 읽었던지라 좋은 타이밍이었어요. 미시마 유키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제자라고 알고 있어서 둘의 느낌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 어제 시작해서 2장까지 읽었습니다. <설국>에서도 그랬지만 문장에 힘을 많이 쓴 느낌이 들고요. <설국>에 비해서는 스토리 진행이 좀 잘 되어서 저도 순조롭게 읽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요즘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보니,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귀하네요. 1월이 지나가기 전 남은 세번의 일요일 동안에 완독해보려 합니다.
저도 읽는 사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20대 초에 이 책을 읽고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읽으면 느낌이 어떨지 기대됩니다. 읽는 중간 떠오르는 감상을 공유해볼게요.
이제 읽기 시작했는데 첫 페이지의 '일본해'라는 어휘 선택에서 탄복하고 갑니다. 정치적인 측면을 고려해 '동해'로 바꾸지 않은, 번역가 선생님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이해에 믿음이 확 가더군요. 장정도 아름답고 번역의 첫 인상이 좋아서 완독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설 연휴가 시작되면 몰아서 읽으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전에는 끝내고 싶었는데요. 약간 늦었지만 완독했습니다. 작품을 직접 읽어보기 전에는 정치적 사건 때문에 미시마 유키오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섬세하게 잘 짜여진 재밌는 소설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미시마 유키오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네요! 모두 힘내서 완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할게요~!!
스무살 때 읽었던 것은 완역판이 아니었다봅니다. 결말을 알지만 마치 처음 접하는 작품처럼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가면의 고백보다 더디게 읽힌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아쉽습니다. 읽고 졸고 읽고 조는 연말연시였는데 주인공이 제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의 인간이며 그 사상에 동조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듯 찌질한 인간의 심층 심리를 나노 단위로 자잘하게 흩어놓아 보여준 작가는 드물 것입니다. 문장은 유려하나 이 소설이 탐미주의 작품이라는 데는 찬동하기 어렵습니다.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못나고 이성에게 인기없는 남자가 어째서 전방위적으로 파괴적인 '행위'에 나서는지를 보여주는 르포와 같달까요. 다 읽고난 감상은 읽는 사람을 통해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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