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

D-29
인간은 현실이 불완전하고 초라하기 때문에 내세에 더 좋은 것을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실은 내세엔 아무것도 없다.
마광수와 양주가 딱 맞는 것 같다.
인간인 다른 동물과 자신은 다르다고 보고 정신적인 것을 더 쳐주었다. 이건 동양도 서양도 마찬가지다. 정신은 존재가 없는 것이어서 이루지 못하는 이상이라 평생 추구해도 안 되니까 그것을 평생 추구하며 사는 것이다. 인간에겐 쉽게 달성되는 것을 별로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현실과 이론의 협력 현실에만 너무 빠지면 제자리만 뱅뱅 돌 수 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 없는 짓을 지금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 이론가의 말을 듣고 전체 그림을 보고 나아가되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향으로 이론가들이 가리키는 손가락의 방향을 주시해야 한다. 또 너무 이론만 내세우면 또 현실적으로 뜬구름 잡는 이론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실행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같은 비율로 현실주의자와 이론가가 모여 앉아 서로 토론하며 현실에서 현실주의자의 말을 들이며 해결하면서 이론가의 방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둘 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필요한 존재들이다.
인간은 정신을 더 높이 친다 인간인 다른 동물과 자신은 다르다고 보고 정신적인 것을 더 쳐주었다. 이건 동양도 서양도 마찬가지다. 정신은 존재가 없는 것이어서 이루지 못하는 이상이라 평생 추구해도 안 되니까 그것을 평생 추구하며 사는 것이다. 인간에겐 쉽게 달성되는 것을 별로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내 특수상황을 모른다 인간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잘 생각하지 못한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저 나 한 개인을 자기 경험을 토대로 간주해 버리고 만다. 인간들은 이렇게 일반적으로 단순히 흐르는 정서가 있다. 그냥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할 게 아니라 내 특수한 개인을 이해하긴 어렵다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들은 그게 한계인 것이다. 그들이 자꾸 그것으로 귀찮게 굴면 그냥 거기에 맞춰주는 것처럼 하면 된다. 안 그러면 그걸 설득하느라(설득도 안 되겠지만) 내 소중한 에너지가 달아나 내 소중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내가 보기에 하찮은 것에 힘을 쓸 필요가 있나.
현재는 복잡하지만 지금을 살면 힘들다. 어렵고 복잡한 것 같다. 그러나 그 인생을 놓고 보면 그냥 한 인생을 산 것뿐이다. 그리고 여러 사람 중 하나, 우주적으로 보면 진짜 별것도 아닌 인생이었다. 그러나 사는 동안에 왜 그렇게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편안한 잠자리에 들 때 이대로 생을 끝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편안하게 그냥 이대로 이 세상을 하직하고 싶은 것이다. 현재의 어렵고 복잡함을 빨리 끝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겪은 후 나중에 생각하면 좋은 것과 싫은 것으로 그냥 단순히 나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는 매년 책 한 권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섯 권 썼으니 이제 여섯 권째다. 올해는 제목을 『글을 쓴다는 것』으로 정했다. 글과 직접 관계된 내용도 있지만, 글을 쓰면서 이는 전반적인 생각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기 글들은 전부 글 쓰는 것을 향해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나는 “글을 왜 쓰는가?”라는 물음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세 가지를 솔직하게 도출해 냈다. 첫째,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쓴다. 이번 책의 제목(‘글을 쓴다는 것’)이기도 한 수필을 쓰고 학교 때 교과서에도 실려, 그때 내 뇌리를 강하게 때린 철학자 김태길 교수의 말마따나 생각을 정리하려고 글을 쓰는 것 같다. 글을 왜 쓰는지는 명확하진 않아도 아마 그래서 쓰는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려고.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정리가 안 되는 게 있다. 인생은 결론이 없어 늘 변화하는 거지만 그런데도 변하는 마음을 사람들은 붙잡으려고 한다. 뭔가 글로 써놓으면 정확하게는 표현 못 해도 좀 더 생각이 명료해지면서 정리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쓰는 것 같다. 외부와 내부로부터 자기를 살피고 그 생각과 느낌을 적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그 느낌이 정리되고 객관화되는 것 같다. 어느 작가가 글은 자신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쓴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결국 생각을 정리해 자기 편하자고 쓰는 것이다. 둘째, 생각을 글로 남기려고 쓴다. 인생은 사실 허무한 것 같다. 인생은 짧고 사실 별것도 아닌 거라고, 생각하면 한없이 덧없고 내 인생이 사막의 한 줌 모래알 같고 헛되고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져 외로움에 포박당한다. 인간의 종족 보존의 본능도 그 허무함을 달래기 위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 생각이 결집된 책을 남기고 싶어 글을 쓴다는 생각이 든다. 육체는 썩어 이 세상에 없지만, 영혼이 떠돌 듯이 내 영혼이 담긴 글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그게 잘 쓴 글이든 못 쓴 글이든 상관없다. 자기 생각을 온전히 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솔직하게 써야 할 것 같다. 후세에 누가 안 읽어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글자로나마 내 생각을 거기에 기록해 허무, 외로움, 생의 부질없음을 다소나마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지금 이는 온갖 생각의 잡동사니를 글에 쏟아내 마음이 시원해질 수도 있는 거고. 셋째, 내 팔자이고 즐거우니까 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내 유전자를 갖고 있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타고난 것이다. 운명이고 팔자라고 할 수 있다. 타고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걸 탓해봐야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된다. 내가 원해서 이렇게 태어난 것도 아니다. 그냥 운으로 이 세상에 툭 던져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하는 것은 자기에게 운명적으로 주어진 이것을 실현하는 게 -아, 이 허무한 세상에 그나마-잘사는 것이라고, 행복한 것이라고 어쩌면 결론은 내린 것 같다. 내 기질은 혼자 하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그것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글에 빠지는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하는 것. 남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는 기질로 태어났다면 이런 게 방해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혼자 하는,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가 글을 쓰는 거라고 본다. 팔자인지 쓰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나와 안성맞춤, 천생연분, 찰떡궁합이다. 나는 혼자가 좋고 그것과 콤비를 이루는 것은 글을 쓰는 것이고, 그래야 행복하고 그것은 운명인 내 기질과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주어진 팔자를 이왕이면 잘 활용하자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잡다한 생각을 글에 집어넣어 교통정리 하고 나를 객관화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쓰는 것 같고, 이 세상이 실은 너무나 별것도 아니라는, 그 허무 때문에 그걸 극복해서 달래려고 내게 있어 그 방법인 내 생각을 남기려고 글을 쓰는 것 같고, 타고나길 혼자 하는 걸 좋아해 그것에 가장 적합한 게 글쓰기라 그런 것 같고, 하다 보니 무척 즐겁고 자아를 실현하는 건 또 덤인 것 같아, 이 세 가지 이유로 나는 오늘도 이렇게 손에서 글을 놓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 혼란스러운 내 생각을 정리하려고 ● 생각을 글로 남겨 허무를 달래려고 ● 타고난 기질이 글쓰기와 가장 맞고 행복해서
마광수는 현실에서 실컷 섹스를 하면서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사는 삶을 추구한다.
역시 인간은 자기 위주라는 한계가 있다. 사상가들도 너무나 생각을 많이 해 자기 입장에서 생각이 없는 민중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은 것 같다.
대개는 보면 자기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이 세상을 대개는 많이 회의하고 허무주의에 침잠한다.
마광수는 개발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이전의 변하지 않는 향수를 그리워하는 모순적 감정을 지니고 있다.
사상가들이 자기 입장에서 주장한 것일뿐 그게 인간 세상에 다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
우린 운명적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거기에 부여된 삶도 어느 정도 운명이 지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그것을 거역하기보다는 그 주어진 것을 맘껏 활용하는 게 낫다고 나는 본다.
자기 운명을 잘 활용하자 우린 운명적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거기에 부여된 삶도 어느 정도 운명이 지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그것을 거역하기보다는 그 주어진 것을 맘껏 활용하는 게 낫다고 나는 본다. 내가 여자가 아닌 남자로 태어난 것을, 실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으면 그냥 남자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게 생활하는 게 현실적으로 더 낫다고 보는 것이다. 남자로 태어난 것을 억울해해 여자처럼 행동하면서 여자가 되겠다고 버틸 그 에너지를 남자로서 고유하게 갖고 있는 특질들을 잘 활용하는 게 힘이 덜 들면서 소출도 더 현실적으로 많이 쌓을 것이기 때문이다. 운명적인 것을 바꾸려고 애쓰기보단 차라지 주어진 운명을 옳거니 하면서 활용하는 게 현실에서 더 나은 삶이라고 하는 것이다.
인간은 실제 성악설인데 그러면 안 된다고 믿는 인간이 소망적으로만 성선설을 주장하는 것뿐이다.
나는 지하철에 근무하며 선로에 떨어진 나를 보고 구해줄 생각은 안 하고 승강장 위에서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던 인간을 지금도 잊지를 못하겠다.
마광수는 양주보다도 서늘한 순자를 더 좋아한 것 같기도 하다.
순자가 서늘하게 현실을 그대로 인식하면서 그걸 바탕으로 대안을 찾아 좋아했던 것 같다. 인간은 불편하고 견디기 힘든 것을 싫어한다. 자긴 착하다고 본 것이다. 자기는 연쇄살인범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은 다 자기 위주다 인간은 다 자기 위주이고 자기 편에 있다. 실젠 중산층이라도 심리적으로 그래 나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동자를 옹호하는 것이다. 그들이 더 나아서 그런 게 아니다. 내가 바로 하층민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나는 나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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