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1. 흰

D-29
"23살 난 여자, 26살 난 남편! 남편은 어제 태어났던 아기를 묻으러 삽을 들고 뒷산으로 갔다..." -- 1장(나) '젖' 장면에서 그 다음 내용은 이어서 '그녀' 글로 연관되어 전개된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로 맺는다. 구태여 상상력을 소환하지 않아도 충분한 그림이 다가온다. 자살율 최고의 우리 사회에 던지는 어떤 화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 전자책으로 구매했는데 세 부분으로 나뉜 목차가 한강 작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생각해 보니 '과거의 나' 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 차례 무너지고 사라졌지만 그 아래 근본은 남아있어서 지금의 나와 이어져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이상한 무늬는 얼룩졌지만 과거의 상처와 기쁨까지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끈덕지게 스스로를 복원한 내 모습에 위안이 되면서도 스스로가 자랑스럽습니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 고통에서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지요!
활로 철현을 켜면 슬프거나 기이하거나 새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이 단어들로 심장을 문지르면 어떤 문장들이건 흘러나올 것이다. 그 문장들 사이에 흰 거즈를 덮고 숨어도 괜찮은 걸까.
흰 - 한강 소설 p. 10, 한강 지음
얼룩이 지더라도, 흰 얼룩이 더러운 얼룩보단 낫겠지.
흰 - 한강 소설 p. 14, 한강 지음
엄마가 말한 달떡은 찌기 전의 달떡인 거야. 그 순간 생각했었다. 그렇게 깨끗한 얼굴이었던 거야. 그러자 쇠에 눌린 것같이 명치가 답답해졌다.
흰 - 한강 소설 p. 21, 한강 지음
모든 것이 경계 안쪽에서 숨죽이고 있었다. 숨을 참으며 다음 안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흰 - 한강 소설 p. 25, 한강 지음
이 도시와 같은 운명을 가진 어떤 사람. 한차례 죽었거나 파괴되었던 사람. 그을린 잔해들 위에 끈덕지게 스스로를 복원한 사람. 그래서 아직 새것인 사람. 어떤 기둥, 어떤 늙은 석벽들의 아랫부분이 살아남아, 그 위에 덧쌓은 선명한 새것과 연결된 이상한 무늬를 가지게 된 사람.
흰 - 한강 소설 p. 29, 한강 지음
죽지 마라 제발. 해독할 수 없는 사랑과 고통의 목소리를 향해, 희끗한 빛과 체온이 있는 쪽을 향해, 어둠 속에서 나도 그렇게 눈을 뜨고 바라봤던 건지도 모른다.
흰 - 한강 소설 p. 33, 한강 지음
고소한 참기름에 반들거리는, 찜 솥의 열과 김으로 색깔과 질감이 변형된 그것들은 물론 맛이 있었지만, 눈부시게 곱던 쌀 반죽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 지난여름 내가 도망치듯 찾아든 곳이 지구 반대편의 어떤 도시가 아니라, 결국 나의 내부 한가운데였다는 생각이 들 만큼. ... 어렴풋한 빛이 어둠 속으로 새어들어올 때, 그리 희지 않던 것들까지도 창백하게 빛을 발한다.
흰 - 한강 소설 1장 중에서 발췌, 한강 지음
1. 1997년 처음으로 한강 작가의 [내 여자의 열매] 를 마주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의 감정을 묘사하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남았던 특유의 몰입을 다시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3. 얼룩을 흰 얼룩으로 덮지 않고 굳이 메꾸어 없던 것처럼 해보려 애쓰던, 그런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너무 자기중심적인가 싶은데 오랜만에 글을 쓰니 자꾸 자신에게 눈이 가네요.
자기성찰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저는 이번이 한강 작가의 첫 책이라 어색해서 1장을 두어번 다시 읽어보았어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1.14 화 - 1.15 수 / 2장 그녀] 2장-1.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장-2.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눈 내리는 벌판의 검은 나무들.. 눈보라를 뚫고 새를 구하러 가는 경하.. 작별하지 않는 정심.. 한강 작가의 책 '작별하지 않는다'.. '달떡처럼 희고 어여뻤던 아기. 그이가 죽은 자리에 내가 태어나 자랐다는..' p20 이 책 '흰'의 근원이 작가의 죽은 언니 아기에서 비롯 되어.. 마치 작가도 '작별하지 않는'.. 언니 생의 존재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선 레벨 최상단에 있는 작별하지 않는다 언젠간 꼭 읽어보겠습니다. 흰과도 이어진다니 궁금하네요
[ 2016년 6월 '흰' 낭독회 작가 인터뷰 ] https://naver.me/Fk7wWKOl
이게 뭔가, 대체 이게 뭔가 생각할 때 더럽게도 하얗게 내리는 눈. p55
흰 -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어떤 기억들은 시간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는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그게 모든 걸 물들이고 망가뜨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p81
흰 -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클레이하우스/책 증정] 『축제의 날들』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한빛비즈/책 증정]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 함께 읽어요 (+세계 흐름 읽기)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 두산아트센터 뮤지컬 티켓을 드려요
[초대 이벤트] 뮤지컬 <광장시장> 티켓 드립니다.~6/22
예수와 교회가 궁금하다면...
[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이수호 선생님의 교육 에세이 <교사 예수> 함께 읽기[올디너리교회] 2025 수련회 - 소그룹리더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6월의 그믐밤도 달밤에 낭독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반가운 이 사람의 블로그 : )
소란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책과 함께 조용한 질문 하나씩[n회차 독서기록] 에리히 프롬 '건전한 사회'를 다시 펼치며, 두 번째 읽는 중간 단상
내일의 고전을 우리 손으로
[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예제가 뭐에요?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