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올 수 있다면 지금 오기를. 연기로 지은 저 옷을 날개옷처럼 걸쳐주기를. 말 대신 우리 침묵이 저 연기 속으로 스미고 있으니, 쓴 약처럼, 쓴 차처럼 그걸 마셔주기를.
『흰 - 한강 소설』 p. 129,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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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
『흰 - 한강 소설』 p. 135,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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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
[1.17 금 / 해설&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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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이
“ 물과 물이 만나는 경계에 서서 마치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파도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동안(그러나 실은 영원하지 않다-지구도 태양계도 언젠가 사라지니까), 우리 삶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만져진다.
부서지는 순간마다 파도는 눈부시게 희다. 먼 바다의 잔잔한 물살은 무수한 물고기들의 비늘 같다. 수천수만의 반짝임이 거기 있다. 수천수만의 뒤척임이 있다(그러나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 ”
『흰 - 한강 소설』 파도,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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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이
당신은 귀한 사람이라고.
『흰 - 한강 소설』 레이스 커튼,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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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이
“ 그렇다면 이 도시의 혼들은 자신이 총살된 벽 앞에 이따금 날아들어, 그렇게 소리 없는 움직임으로 파닥이며 거기 머무르곤 할까? 그러나 이 도시의 사람들이 그 벽 앞에 초를 밝히고 꽃을 바치는 것이 넋들을 위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안다. 살육당했던 것은 수치가 아니라고 믿는 것이다. 가능한 한 오래 애도를 연장하려 하는 것이다. ”
“ 한강의 글쓰기는 순수한 것과 더러운 것,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을 나누고 다만 앞의 것만을 원하는 그런 소박하고 착한 듯하지만 결국에는 사태를 단순화시키는 글쓰기. 숨는 글쓰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어둠과 상처와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숨는 것은 어차피 가능하지 않다. ”
『흰 - 한강 소설』 p. 169,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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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
그것(흰)은 너무 쉽게 훼손되고 마는 것이지만 결코 완전히 훼손시킬 수는 없는 근본적인 차원이며, 그것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무엇인가가 끊임없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흰 - 한강 소설』 p. 171,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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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
“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도울 수 있는가. ...... 현재가 과거를 돕고, 산 자가 죽은 자를 돕는 일이 가능하다고 믿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 믿음을 뒤집어서 말해야 하리라. 현재가 과거를 돕고 산 자가 죽은 자를 돕는 것이 아니라,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돕는다. ”
『흰 - 한강 소설』 p. 177,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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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꼬리별
[1.18 토 - 1.19 일 / 감상 및 서평 나누기]
마무리-1. 65개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이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GoHo
p36 그녀
p38 초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꼬리별
저는 p.108쪽의 '넋'이요.
살육한 것은 부끄러운 일일지라도 살육당한 것은 부끄럽지 않음을. 길어지는 애도는 당연한 것임을.
거짓말을 그만두고 초를 밝히길 요구하는 글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꼬리별
마무리-2. 바르사바는 이 책의 한 줄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왜 한강 작가는 바르사바와 그녀의 언니를 함께 연결지었을까요? 이 책에서 바르사바가 나타내는 것은 무엇일까요?
GoHo
'한차례 죽었거나 파괴되었던 사람. 그을린 잔해들 위에 끈덕지게 스스로를 복원한 사람.' p29
아기 언니의 생과 사에 오버랩 되어 있는 작가의 생..
둘이 독립된 생이 아닌 언니의 생의 끄트머리에서 그녀(언니)의 죽음과 그녀(작가)의 생이 중첩되어 작가의 생이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파괴된 도시를 모두 허물어내고 새로운 평면에 건설한 것이 아닌 파괴의 흔적을 끌어안고 중첩되어 복원된 바르샤바의 모습이 그녀를 떠올린 계기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바르샤바는 죽음과 삶의 교집합이자 아기 언니와 작가의 교집합의 의미를 갖는 장소였을 것 같습니다..
꼬리별
바르사바에는 살육당한 혼들이 애도받으며 남아있고, 작가의 내부에는 채 한 살이 되지 못했던 언니가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등장인물들이 나와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 마음이 점철된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는 게 대단해 보입니다.
시를 읽듯 에세이를 읽듯 단편적으로 따라가며 소설의 얼개를 맞추어 보려 했고..
읽는 동안 시를 읽을 때 마주하던 난해함과 흰 도화지 위에 형체를 그리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가늠하여 형체를 잡을지 주저하던 마음을 마주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파괴된 도시에서 떠올린 죽은 아기 언니에서 비롯된 작가의 많은 '흰' 것들에 대한 이야기..
'흰' 생명력을 지닌 삶(배내옷)과 죽음(소복)..
작가는 죽음과 이세상 무해한 것들에 작가만의 '흰' 생명력을 부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너무나도 순수하게 '흰' 것에는 함부로 다가서지 못하는 것처럼 왠지 조심조심 페이지를 넘기게 되고 천천히 들여다보게 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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