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D-29
<붉은 낙엽>을 읽으며 느낀 것이, 추리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범죄 장면의 자세한 흔적이라든가 사건을 맡은 형사들이 주요 인물들을 탐문 수사하는 모습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어요 추리를 해나가는 데 있어 조금 아쉽기도 했고요 언급하신 것처럼 지오다노 부부가 집에 돌아와 에이미를 확인하지 않은 정황이나 키이스의 진술 같은 것도 긴장감 넘치게 단서를 발견하고 용의자를 좁혀 나가는 느낌이 덜했죠 지금 작가의 다른 작품인 <브레이크하트힐>을 읽고 있는데요, 첫 시작 부분 반성하는 듯한 1인칭 시점의 서술이나 1~4부로 나뉜 구성, 어린 소녀가 피해자가 되는 사건, 추리극보다는 심리극 같은 느낌 모두 <붉은 낙엽>과 아주 흡사합니다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넘나드는 경계에 있다'는 평을 듣는 작가의 스타일인 것 같기도 하네요
브레이크하트힐토머스 H. 쿡의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 소설. 1962년 여름, 미국 앨라배마 주 촉토 마을의 브레이크하트힐 아래에서 16살의 아름다운 고등학생 켈리 트로이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발견된다. 평온함이 일상이던 마을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 현장에서 마을의 건달인 라일이 목격되고 그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아직 시작을 못했습니다ㅠㅠ 설연휴 때 달려야지요!! 스포 방지를 위해 글도 못 읽겠어요ㅎㅎ
스포 아닌 글만 슬쩍슬쩍 보시다가~~~ 뜻하지 않게 스포 당하는 재미?! 사실 요즘은 워낙 정보가 많아 아예 결말을 다 알고 나서 콘텐츠를 접하시는 분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 진도는 기본적으로 책을 모두 읽은 후 내용과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연극을 보려는 계획입니다 흥미진진하겠죠! ^^
그리고 내가 그즈음 동네의 길을 걸어가다 느낀 것은, 멀리 높은 곳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모래알처럼 구별이 안 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면 어떤 얼굴이든 독특하고 딱 하나뿐이라는 것이었다. 그 얼굴들은 엄마의 얼굴이거나 아빠의 얼굴이고, 누이 혹은 형제의 얼굴이며, 딸의 얼굴이거나 아들의 얼굴이다. 그 얼굴에는 수많은 기억들이 아로새겨져 있어서 다른 누구의 얼굴과도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19
저도 이 문장에 밑줄 그었어요.
가족사진은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13
주인공 에릭이 사진관을 운영한다는 설정이 참 의미심장합니다. 사진 속 가족들은 행복하게 박제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저자가 이 점을 고려해서 에릭을 사진관 운영자로 설정한 것 같아요.
이렇게 읽어 보니 정말 의미심장한 문장이네요 저도 1부에서 몇 문장을 필사했답니다
나는 무엇을 알았던 걸가? 대답은 확실하다. 아무것도 몰랐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를 때 너는 어떻게 하는가? 너는 무지 속에서 다음 발걸음을 떼어놓는다. 앞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너는 그렇게 떼어놓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혹은 그 결과로 생겨나는 보이지 않는 일들이 얼만큼 심각한 것일지 도저히 알 수 없다.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46
메리디스는 이상스러울 정도로 허둥거렸고, 거의 폭력적인 수준으로 과격했다. 흡사 남이 덮어씌운 유죄라는 얼룩을 지우려고 애쓰는 사람 같았다. "그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거예요. 왜냐하면 일어날 일은 언제든 일어나니까요, 에릭. 일이 망가지는 시점은,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때예요."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72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의도했던 대로) 의심과 의심이 난무하는 가운데~! ㅋㅋ 1.23~1.27 (5일) 2부 진도 빼며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 📝 2부 미션 ▶ 소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에릭과 키이스가 툭 터놓고 이야기 좀 했으면 제발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족, 가까운 사람과 껄끄러운 상황에서 솔직한 대화를 시도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이런 경험이 있다면 들려 주세요 내가 에릭이라면 키이스에게 이렇게 다가설 것 같다, 는 방법도 좋고요 ;) ▶ 마음에 드시는 문장이 있다면 언제든 '문장 수집'으로 나눠 주세요
@수북강녕 늦었는데 참여 가능한지요?
2부를 다 읽었습니다. 에릭과 키이스가 서먹하니 이야기를 못하는 상황이 이해도 잘 되고 둘 모두의 입장에 공감도 잘 되네요. 청소년기는 워낙 그런 시절이고 더군다나 키이스는 무언가에 겁을 먹은 듯 합니다. (왜 그러는지는 나중에 나오겠죠?) 어른인 아빠 에릭이 잘 다가가면 좋겠다 싶은데 이 문장 "내 아들은 어린애 살인자가 되기에는 너무나 기력이 없고 능력이 부족했다." (136쪽) 읽다가 뜨헛! 이렇게 아빠 마음 속에 자식에 대한 무시가 있다면 솔직히 아들도 다 느낄 것 같아요.
저도 이 문장을 읽고 하아, 싶었습니다 내 아들은 살인하기에 충분히 대담하다는 생각도 아버지로서 어이없지만, 살인하기에 기력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확신도 너무 폄하 아닌가요...
일단 이렇게 아들을 의심할 수 있을까 과연 부모의 잘못인지 아이의 잘못인지 나도 이런 상황이면 자식을 의심할지 아니면 무한한 믿음을 보일지 정말 모르겠네요. 아마 평소에 이야기를 많이 안 했기 때문에 더 그런 거겠죠? 사실 가까운 사이일 수록 마음 속 얘기를 하기는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잘 못하는 편인데, 조금 비겁하긴 하지만 저는 다른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저의 마음을 마치 들으라는 듯이 슬쩍 슬쩍 하곤 합니다.
아들을 과연 깊이 의심하는 것인지, 아들을 잘 모르겠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그에게는 어린애를 해치는 데 필요한 사악하기 짝이 없는 힘을 끌어내기에는 너무나 무기력하고 두서가 없는, 악의는커녕 어느 곳도 맺힌 데 없는 기운이 풍겨 나왔다. 내 아들은 에이미 지오다노를 해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마음을 정리했다. 왜냐하면 키이스에게는 그런 행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활성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었다. p.136" 변호라도 이런 변호를 들으면 '읭?'하며 부정하고 싶을 것 같기도 해요... 삶에 열정을 다해온 기성 세대가 볼 때, 그렇게 몸과 맘을 다 바쳐 생계 유지와 가족 공헌에 성실하게 기여하면 기본적인 인생 우상향과 노후 부양 예약을 보장받는 사회가 더 이상 아닌 젊은 세대의 포지션은, 그저 '무기력'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믿음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못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숨기기도 하는 것 같아요.. 특히 부모와 자식의 경우 서로가 사랑하고 믿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는 관계라서 그렇지 못할 경우 서로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터놓게 힘든 것 같아요. 물론 소설에서 에릭의 경우 아들을 의심하는 마음이 아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아들은 아빠에게 더 마음을 닫지만요..힘든 소통인 것 같아서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는 않네요 상처를 입을 수도 있지만 용기를 가지고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자는 것 외에는..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내가 스스로 선택한 관계는 아니죠 혈연으로 이어져 있고 유전적 닮은꼴이지만, 성격이나 후천적 취향이 빗나갈 수 있는데 같기를 강요당하기도 하고요 에릭과 키이스가 상처를 감수하고라도 서로 솔직한 소통을 하길 바라 봅니다 독자들이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지도요 ㅎㅎ
질문에 대한 답을 염두해 두고 있었는데 3부에서 이런 문장을 만나네요. 답으로 대신해봅니다. '진정한 대화란 희망과 꿈의 무게를 담고, 가식적인 허울을 벗어버리며, 드러난 빛 속에 서로의 얼굴이 빛나게 하는 것이다. 진정한 대화란 삶에 관한 것이고, 그 삶을 이겨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우리가 배운 교훈에 관한 것이다.' p247
우리 이번 뒤풀이에서는 반드시 '진정한 대화'를 추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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