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D-29
저 역시 완독 후 독후 기록에만 익숙헸어요 책 읽는 중간에 필사도 하고 혼자만의 감상을 써놓은 적은 많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중간의 느낌을 독서모임에서 다른 분들과 나누는 것이 생경하게 느껴져서요 그런데 그믐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주어지는 진도에 따라 또는 어느 정도 기간의 호흡을 두고 같이 읽어나가며 감상을 나누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되더군요 완벽하게 정리된 독후감(을 쓰지도 못하는데 ^^) 대신, 그 당시의 의문과 공감을 실시간으로 나누는 재미도 있구요 :)
정말 그래요. 이 책이 추리소설이라 길래 첨엔 좀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책 읽는 중간 중간 서로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네요. 다른 분들이 쓰신 추리와 그 근거를 읽으며 제 생각과 비교해보는데 아주 즐겁습니다.ㅎㅎ
저도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초반부터 딸을 몰아가길래 저러면 딸은 범인이 아니다 생각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다 말아서 결말은 모르지만요. Alice2023님 말씀 듣고 보니 실종된 아이 에이미를 제일 마지막에 본 건 그 부모 아니었나요? 제가 왜 이 생각을 못 했는지...아이를 돌보고 진작 집에 간 베이비시터를 왜 의심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아니면 설마 그 부모는 잠든 아이도 체크를 안 했던 걸까요?
약 15년간 가정방문 돌봄 선생님께 아이를 위탁 보육했던 부모로서 갑자기 묘한 감정이 듭니다 지오다노 부부의 기분은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요...
돌봄이야 누구든 할 수 있는데 잠자기 전에 집에 같이 사는 식구들 들어왔는지 체크하지 않나요? 통금 시간에 들어 와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도 외박을 종종 하는 편이에요.ㅎㅎ) 오늘 우리 집에 몇 명 이 자는지는 알고 잔다는 의미로요. 추리에서 제일 중요한 게 실종자를 누가 마지막에 보았느냐 하는 것인데, 집에 돌아온 부모가 잠든 아이방을 살짝 열어보고 잘 자는구나 확인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지 않나 싶었어요. 물론 이들 부부가 키이스에게 베이비시팅을 자주 맡겨 완전한 믿음 관계가 성립되어 있고 마침 그날따라 키이스가 "에이미가 지금 막 잠들었어요."라고 말하면 저도 아이가 깰까봐 문을 안 열어볼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2부를 읽는 중엔 그런 설명은 없었어요. 추리 소설이라기엔 전개가 조금 느리고 심리극인 측면으로는 재밌네요. ^^
<붉은 낙엽>을 읽으며 느낀 것이, 추리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범죄 장면의 자세한 흔적이라든가 사건을 맡은 형사들이 주요 인물들을 탐문 수사하는 모습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어요 추리를 해나가는 데 있어 조금 아쉽기도 했고요 언급하신 것처럼 지오다노 부부가 집에 돌아와 에이미를 확인하지 않은 정황이나 키이스의 진술 같은 것도 긴장감 넘치게 단서를 발견하고 용의자를 좁혀 나가는 느낌이 덜했죠 지금 작가의 다른 작품인 <브레이크하트힐>을 읽고 있는데요, 첫 시작 부분 반성하는 듯한 1인칭 시점의 서술이나 1~4부로 나뉜 구성, 어린 소녀가 피해자가 되는 사건, 추리극보다는 심리극 같은 느낌 모두 <붉은 낙엽>과 아주 흡사합니다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넘나드는 경계에 있다'는 평을 듣는 작가의 스타일인 것 같기도 하네요
브레이크하트힐토머스 H. 쿡의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 소설. 1962년 여름, 미국 앨라배마 주 촉토 마을의 브레이크하트힐 아래에서 16살의 아름다운 고등학생 켈리 트로이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발견된다. 평온함이 일상이던 마을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 현장에서 마을의 건달인 라일이 목격되고 그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아직 시작을 못했습니다ㅠㅠ 설연휴 때 달려야지요!! 스포 방지를 위해 글도 못 읽겠어요ㅎㅎ
스포 아닌 글만 슬쩍슬쩍 보시다가~~~ 뜻하지 않게 스포 당하는 재미?! 사실 요즘은 워낙 정보가 많아 아예 결말을 다 알고 나서 콘텐츠를 접하시는 분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 진도는 기본적으로 책을 모두 읽은 후 내용과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연극을 보려는 계획입니다 흥미진진하겠죠! ^^
그리고 내가 그즈음 동네의 길을 걸어가다 느낀 것은, 멀리 높은 곳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모래알처럼 구별이 안 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면 어떤 얼굴이든 독특하고 딱 하나뿐이라는 것이었다. 그 얼굴들은 엄마의 얼굴이거나 아빠의 얼굴이고, 누이 혹은 형제의 얼굴이며, 딸의 얼굴이거나 아들의 얼굴이다. 그 얼굴에는 수많은 기억들이 아로새겨져 있어서 다른 누구의 얼굴과도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19
저도 이 문장에 밑줄 그었어요.
가족사진은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13
주인공 에릭이 사진관을 운영한다는 설정이 참 의미심장합니다. 사진 속 가족들은 행복하게 박제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저자가 이 점을 고려해서 에릭을 사진관 운영자로 설정한 것 같아요.
이렇게 읽어 보니 정말 의미심장한 문장이네요 저도 1부에서 몇 문장을 필사했답니다
나는 무엇을 알았던 걸가? 대답은 확실하다. 아무것도 몰랐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를 때 너는 어떻게 하는가? 너는 무지 속에서 다음 발걸음을 떼어놓는다. 앞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너는 그렇게 떼어놓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혹은 그 결과로 생겨나는 보이지 않는 일들이 얼만큼 심각한 것일지 도저히 알 수 없다.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46
메리디스는 이상스러울 정도로 허둥거렸고, 거의 폭력적인 수준으로 과격했다. 흡사 남이 덮어씌운 유죄라는 얼룩을 지우려고 애쓰는 사람 같았다. "그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거예요. 왜냐하면 일어날 일은 언제든 일어나니까요, 에릭. 일이 망가지는 시점은,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때예요."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72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의도했던 대로) 의심과 의심이 난무하는 가운데~! ㅋㅋ 1.23~1.27 (5일) 2부 진도 빼며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 📝 2부 미션 ▶ 소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에릭과 키이스가 툭 터놓고 이야기 좀 했으면 제발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족, 가까운 사람과 껄끄러운 상황에서 솔직한 대화를 시도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이런 경험이 있다면 들려 주세요 내가 에릭이라면 키이스에게 이렇게 다가설 것 같다, 는 방법도 좋고요 ;) ▶ 마음에 드시는 문장이 있다면 언제든 '문장 수집'으로 나눠 주세요
@수북강녕 늦었는데 참여 가능한지요?
2부를 다 읽었습니다. 에릭과 키이스가 서먹하니 이야기를 못하는 상황이 이해도 잘 되고 둘 모두의 입장에 공감도 잘 되네요. 청소년기는 워낙 그런 시절이고 더군다나 키이스는 무언가에 겁을 먹은 듯 합니다. (왜 그러는지는 나중에 나오겠죠?) 어른인 아빠 에릭이 잘 다가가면 좋겠다 싶은데 이 문장 "내 아들은 어린애 살인자가 되기에는 너무나 기력이 없고 능력이 부족했다." (136쪽) 읽다가 뜨헛! 이렇게 아빠 마음 속에 자식에 대한 무시가 있다면 솔직히 아들도 다 느낄 것 같아요.
저도 이 문장을 읽고 하아, 싶었습니다 내 아들은 살인하기에 충분히 대담하다는 생각도 아버지로서 어이없지만, 살인하기에 기력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확신도 너무 폄하 아닌가요...
일단 이렇게 아들을 의심할 수 있을까 과연 부모의 잘못인지 아이의 잘못인지 나도 이런 상황이면 자식을 의심할지 아니면 무한한 믿음을 보일지 정말 모르겠네요. 아마 평소에 이야기를 많이 안 했기 때문에 더 그런 거겠죠? 사실 가까운 사이일 수록 마음 속 얘기를 하기는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잘 못하는 편인데, 조금 비겁하긴 하지만 저는 다른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저의 마음을 마치 들으라는 듯이 슬쩍 슬쩍 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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