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D-29
3부까지 완독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책을 안 읽으신 분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만한 사건은 별반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허허. 이 책은 전형적 장르 소설이라기 보단 "드라마, 심리극" 카테고리가 더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편이 더 괜찮은 것 같아요.) 에릭의 입장에서 주요 서술이 되니 당혹스런 사건에 휘말린 사람과 그의 가족 입장이 굉장히 공감되고 몰입되요. 경찰의 업무 진도가 주인공에게 공유가 안 되니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가 힘든데 실제 우리 삶이 그렇잖아요. 무슨 일이 일어나면 정확한 전말은 항상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야 알 수 있죠. 사건 직후는 혼란의 소용돌이이고요.
관련되어 책 한 권 추천합니다. 이 책 역시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재미보다도 (범인은 이미 초반부터 다 드러남)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들 때의 마음, 해외 도피를 준비하는 마음 등 범인 쪽에 빙의되어 책이 읽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나오미와 가나코오쿠다 히데오가 고도의 서스펜스 스타일로 새롭게 변신을 시도한 작품으로, '오다 나오미'와 '시라이 가나코'라는 강력한 두 여성 캐릭터가 남편의 폭력에 대항하여 '클리어런스 플랜(clearance plan)'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단호하게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연관 추천 너무 좋습니다 ^^ 사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머릿속에는 별별 생각이 다 들잖아요 그걸 일일이 기록해 두지 못하고 날려 버리는데, 그믐에서 이렇게 생각을 끄집어내고 제한없이 늘어놓을 수 있어 한번 더 언급하고 기억하면 또렷이 남더라고요! (심지어 천재 이상 조차도 <날개>에서 그런 백일몽들을 다 잊어버렸다고 했는데 말이죠) 오쿠다 히데오는 날카로운 코믹함으로만 (혼자) 규정하고 있었는데 서스펜스 스릴러도 썼군요
3부까지 스포일러가 없다는 말씀은, 모든 기운이 4부로 몰린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두둥 ㅋㅋ 혹시 연극 중에 키이스(=지미)의 독백이라도 있다면, 키이스 입장에서 상황의 전개가 어떻게 느껴질지 각본가의 해석이 담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붉은 낙엽>은 김도영 작가님이 각색을 맡으셨는데요 이 작품이 유수의 연극제에서 연기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작품상 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데 이번 재연으로 각색상도 받으면 좋겠네요!
영미소설/심리스릴러 로 분류하고 싶어요. 사건중심이라기 보다는 주인공의 과거/현재를 오가며 심리상태를 묘사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기 때문이예요.
심리 스릴러, 좋은데요? 저는 가족 심리극 정도로 생각했는데, 도서 분류로는 잘 맞지 않기는 하죠 ㅎㅎ 저도 하드 보일드류를 좋아하는데 여성을 등장시킨 < 잘 어우러지게 표현한 < 여주가 이끌어가는 하드 보일드류의 진화를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
저도 하드 보일드 장르를 매우 좋아합니다. 화려하고 쓸쓸한 도시,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고독한 싸움. 캬~~~ 하드 보일드의 여주인공으로 탐정 코델리아와 하무라 아키라가 생각나네요.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 개정판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 수상작. P. D. 제임스 소설.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중퇴한 잘생긴 청년 마크 칼렌더는 곱게 자란 젊은이답지 않게 입술에 희미한 립스틱 자국을 남기고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된다.
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미스터리 전문서점 ‘살인곰 서점’의 점장 도야마 야스유키를 만나, 서점 일을 도우며 탐정 일을 계속한 지 3년째. 하무라 아키라는 전에 없던 생활고로 고생 중이다. 그런 그녀에게 이번에야말로 편한 건수라며 일이 들어온다. 의뢰 내용은 일흔네 살 할머니의 뒷조사를 해달라는 것인데...
추천해 주신 책! 감사해요. 여주탐정이라니 흥미롭네요. 영드 브로드처치의 올리비아 콜먼이 생각나네요
조금 늦었지만 답해봅니다^^ 도서관 운영자라면 영미문학 쪽에 두어야 하겠지만.... 서점 운영자라면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소설로 분류해 두겠습니다. 가족은 비교적 근거리에서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지만, 하나의 사건에도 각기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실을 살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느껴지고요.
앗! 동네책방 '수북강녕' 운영자인 저는 이 책을 "연뮤덕이 되어 볼까요 - 원작소설과 함께 읽어요" 코너에 비치...하였답니다 ㅎㅎ
이런 분류 작업은 책방 운영자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일 것 같아요. 그 코너에는 어떤 책들이 계속 자리 잡게 될까요? 궁금합니다^^
저만 좋아하는 책들, [그믐연뮤클럽]에서 선정된 또는 후보에 고려했던 책들이 쌓이고 있어요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큐레이션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대중의 공감과 사랑을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요 흑
다 읽고 나니 참 마음이 아프네요. 의심이 이토록 무섭다는 사실에.. 저에게 이 책은 가족 소설이자 심리 소설에 가까워요. 마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처럼 가장 가까운 가족의 의심에서 가족이 분열되고 상처받고 그 의심 자체로 비극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누가 진짜 범인이었는지라는 부분보다 더 지배적인 느낌이었어요. 의심은 산처럼 표면을 먹어 치우고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모든 관계를 무너뜨리고 상처를 남긴다는 것이겠죠 마치 나뭇가지 밑에 보이는 것이 피가 고인 웅덩이인지 아니면 그냥 흩어져 있는 붉은 낙엽인지도 한번 의심이 시작되면 분간할 수 없다는..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다시 한번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거나 의심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과연 연극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다음주가 너무 기대됩니다. 마지막에 붉은 낙엽이
가족 간의 불신을 다룬 작품으로 정유정의 <종의 기원>,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케빈에 대하여>도 떠올랐습니다 '피가 고인 웅덩이'인지 '붉은 낙엽'인지 의심에 눈이 어두워 분간할 수 없다는 뜻으로 <붉은 낙엽>이라는 제목이 탄생한 거였군요 (읽었는데도 기억이;;;) 저라면 단순하게 <어떤, 의심>이라는 제목을 지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ㅎㅎ 해보았습니다 ^^
종의 기원펴내는 작품마다 압도적인 서사와 폭발적인 이야기의 힘으로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정유정이 전작 <28> 이후 3년 만에 장편소설 <종의 기원>으로 독자들을 찾았다. 작품 안에서 늘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했던 작가답게, 이번 작품에서 정유정의 상상력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빛을 발한다.
케빈에 대하여 - 판타스틱 픽션 WHITE 1-1린 랜지 감독, 틸다 스윈튼 주연, 2011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 [케빈에 대하여] 원작소설로,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와 가족'이라는 사회문제와 심리 스릴러를 결합시킨 수작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여성 문학상, 오렌지 상 수상작.
[3부 미션] 와..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미 4부까지 다 읽고 옮긴이의 말도 읽어서 대략 왜 카테고리 분류가 제각각인지 이해가 된 상태지만, 사실 처음 이 책을 읽으려고 했을때 추리소설이라고해서 손이 안 갔었거든요;;; 그래서 시작이 늦은ㅋㅋㅋ 그런데 읽는 동안 기존에 생각했던 추리 소설이랑 너무 달라서 당황하면서 읽었어요. 호러도 스릴도 추리적인 면도 다른 소설들과는 달랐어요. 마치 뭐랄까 작가의 의도가 범인을 찾는 부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느껴졌다고할까요?? 물론 추리소설을 거의 안 봐서 잘 모르긴하지만요ㅎㅎ;;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분류는 추리나 호러보다는 그냥 인간의 심리를 극단적으로 묘사한 소설로 보였어요. 이걸 심리 소설이라고 분류하면 될까요?ㅋㅋ
너는 현상기로 가서 필름통을 열고, 필름을 꺼내 현상기 안에 넣고 기다린다. 기계 안에 있는 롤러가 돌아가고 화학약품이 분사된다. 모터가 윙 소리를 내며 돈다. 몇 분이 흐른다. 그리고 사진이 나온다. 사진은 반짝이고 빛나며 새것이다. 사진들이 트레이 속으로 떨어진다. 밝게 물든 나뭇잎처럼.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111
예전에는 소설에서처럼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사진관에 가서 필름을 현상했는데, 요즘은 거의 핸드폰으로만 사진을 찍고 있어요 실물 종이로 된 사진을 좋아해서 인생네컷 등을 자주 찍고 전용 앨범에 모아두곤 해요 인생네컷이 트레이에 인화되어 나오는 장면은 인스타 부메랑으로 남겨두곤 했는데, 이 장면을 읽으면서 사진이 마른 낙엽처럼 떨어지는 그 모습이 생생히 떠오르더라고요
"사진들이 트레이 속으로 떨어진다. 밝게 물든 나뭇잎처럼."이라는 문구를 주목하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며 읽었었네요! 처음에는 반짝이고 빛나며 새것이었던 사진들이 점차 낡고 바래져, 말씀하신 것처럼(또는 실제로는) '마른 낙엽처럼' 떨어지는 것 또한, 포장되고 왜곡되었던 행복 대신 이 책의 제목이 흉흉한 '붉은 낙엽'인 까닭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인스타 부메랑, 처음 들어서 뭔지 찾아봤습니다. 나름 파워 인스타그래머가 목표인데!! 이럴수가!! 챗GPT 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하이라이트에 사용되는 독특한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약 1초에서 2초 정도의 짧은 영상을 만들 수 있으며, 이 영상은 반복되어 재미있는 효과를 줍니다" 라고 알려줬어요. 책 대화는 책에 대한 내용을 나누는 것도 좋지만 대화 중에 이렇게 제가 모르던 단어나 사건, 상식을 알아갈 수 있어 참 좋아요. : )
나는 집에 온실을 갖고 있는데, 내가 특정 씨앗을 주문하면 대개 예상했던 것과 같이 그 씨앗이 옵니다. 장미를 주문했으면 장미가 오는 식이지요. 그러다가 한 번은 내가 주문한 게 아닌 것을 받게 됩니다. 전혀 비슷하지도 않은 것이 온 겁니다. 제라늄이나 뭐 그런 게 온 거지요. 나는 씨앗을 뿌리고 장미를 기대하고 있는데, 결국 나온 것은 제라늄이에요. 그 시점에서 나는 계획을 바꿔야만 합니다. 원래 내가 바랐던 장미인 것처럼 물을 주고 거름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나는 인정해야만 합니다. 좋아, 이건 제라늄이야. 절대로 장미가 될 수는 없지. 하지만 적어도 건강한 제라늄으로 자라도록 가꿀 수는 있어. 제 말뜻을 아시겠죠? 나는 적응해야만 합니다. 주문한 것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요.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p.249-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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