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D-29
<붉은 낙엽>은 <더 드레서>처럼 완성도 높은 연극이었어요. 매끈하게 잘 만들어진 정말 웰메이드 연극입니다. 공연장의 컨디션부터 배우들의 연기까지, 저처럼 연극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두 시간을 재미있게 잘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 모임에서도 여러 번 나왔던 이야기 "에이미 가족은 왜 에이미를 체크하지 않았느냐?" 가 연극에서 잘 각색이 되어 특히 좋았습니다. 책에서는 영 납득이 안 되었는데 연극은 끄덕끄덕하게되더라고요. 그리고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불길한 음악을 최소화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히려 절제된 음악 사용이 극의 세련미를 더하고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네요.
늦었지만 관람 후기를 남겨봅니다.^^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인물과 장소가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 이것이 연뮤클럽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활자가 이미지가 되고 다시 실체가 되어 눈앞에 나타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일입니다. 이번 연극은 절제되고 담백하게 진행되어 (특별한 장치라던가 관객의 호응을 유도함 없이)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진지해서 몰입되었습니다. 뒤풀이 모임에서 두 분이 에릭의 사진관이 나오지 않았음을 알려주셨고 공감했는데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하니까 프레임이 있는 무대 자체가 하나의 사진처럼 보였다는 생각도 드네요. 재미있게 이끌어주신 수북강녕 대표님, 김새섬 대표님, 함께 이야기 나누었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럼 당신은 한 사람이라도 그 속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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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정말 당신을 모르겠어요." p.324 책 속에서 메러디스의 이 대사가 연극에서도 바네사를 통해 그대로 표현되더군요 우리는 과연 타인의 속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다 알 수는 없더라도 다 얘기했다고 믿는 관계는 있을 수 있겠죠 말씀하신 대로, 그게 에이미가 보여주는 희망이고요 워렌의 죽음에 에릭이 상당히 직접적인 트리거가 되었다는 데 동의합니다 워렌을 잃음으로써 에릭은 가장 마지막까지 그를 떠나지 않았을 가족에게 버림받은 셈이기도 하네요
"저는 스티븐에게 모든 얘기를 했어요." 그녀가 말을 시작한다. "스티븐은 제 약혼자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얘기했어요. 최소한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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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고 나서 책의 뒷 부분을 다시 한번 읽었어요. 새로 시작하는 이 가족은 다를 것이라는 희망을 작가님이 주시네요. 이마저도 없었다면 독자와 관객들이 정말 너무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릭) 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지미) 물어봐! 아빠가 하는 건 맨날 그것뿐이잖아!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붉은 낙엽> 연극, 지미의 대사 中
https://youtube.com/shorts/taRiDvP057E?si=OzpRzsrh-Z9epW6R 정우 배우님이 이 대사 연습하는 장면이에요 감정을 완전히 뱉어낸 것은 아니고 절제하는 듯한 모습인데, 더 와닿는 느낌입니다
'모든 독자는 문학작품에서 자기가 일상에서 느껴온 것들을 찾고 싶어 한다. 작가나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자기가 느껴온 것 말이다. 문학의 신비로운 힘은 여기서 나온다. 모든 작품은 누군가가 읽기 전까지는 단지 하나의 작품일 뿐이지만, 천 명이 읽으면 천 개의 작품이 된다. 만 명이 읽으면 만 개의 작품이 되고, 백만명 혹은 그 이상이 읽는다면 백만 개 혹은 그 이상의 작품이 된다.' - 2007년 위화 연뮤클럽에서 연극과 책에 대해 얘기하는 순간이 떠오르는 문장이라 공유합니다. 각기 다른 소감을 듣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의미있었습니다.
모두의 소감이 다르듯, 각각 찍은 사진의 구도와 포커스도 달라 재미있어요! 위화의 좋은 문장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인생작가 위화에 따르면 이 작품은 '사람이 어떻게 엄청난 고난을 견뎌내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199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인생'의 원작으로도 잘 알려진 장편소설로, 국내에서는 <살아간다는 것>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다. 원제는 '活着'.
의심은 산이다. 의심은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고, 오랜 신뢰와 헌신의 수준을 차례차례 부식시키며 더 낮은 수준으 로 내려간다. 의심은 언제나 바닥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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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파멸에 직면 하면 희망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된 기계에 불과하다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고통 없는 죽음과 영광스러운 부활이라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자네는 믿음을 가져야 하네”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내 말은 종교적인 믿음을 뜻하는 게 아니야.” 레오가 덧붙였다. “자네가 키이스를 믿어야만 한다는 뜻이라고.”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나는 많은 아버지들과 마찬가지였어요, 내 아들을 위한 거창한 계획을 갖고 있었죠.” 프라이스가 말했다. “문제는, 내 계획이 그 애의 계획은 아니었다는 거죠.”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그리고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
원작에서 프라이스의 '제라늄 vs 장미' 이야기를 연극에서는 고든의 '튤립 vs 장미' 이야기로 바꾼 것이, 적절한 각색이었다고 여겨지면서도 원작의 깊은 맛을 그대로 나타내지는 못한 듯하여 조금 아쉬웠어요 제가 생각해본 막장 결말은 ㅋㅋ 에릭이 의심을 거듭하다, 지미가 바네사의 혼외자인 것까지 의심을 하게 되어, 지미의 범행 여부와 자신의 가족력?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해 썩소를 지으며 끝나는...? 조반니님이 만족하신 에릭의 '성장' 결말 해석에 상당히 누가 되는 상상이네요 :)
모든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다양하게 해석되니깐요ㅋㅋㅋ 하지만 그런 결말은 왠지 소시오패스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데요ㅋㅋㅋㅋ 요즘 <일리아스>를 쭉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요. 극중 필멸의 인간이 불멸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저마다의 서사극을 보여 주지만요, 지금껏 이름이 회자되는 영웅들도 불멸이라는 신들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거에요. 특히 감정적인 부분이요. 자신의 전리품을 빼앗겼다고 분노하여 어머니를 이르는가하면, 자신이 아끼는 인간이나 후손에게 더욱 애정을 보이며 도와주기도하죠. 전자로 인해 전세는 역전되고 후자로 인해 죽을 사람이 살기도 하죠. 이렇듯 영웅과 신들 조차도 도덕나 규칙에 상관 없이 자신들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표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요. 그에 반해 우리는 이러한 감정들을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꽁꽁 싸서 말 그대로 바닥을 향해 감금해버리려고하죠. 남들에게 보기에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는 생각때문에요. 그러다보면 에릭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문장[부식이 일어난거죠]처럼 되어버리게 되는거죠. 부식이 일어나면서 저 바닥 깊이 이성이 얇게 덮고 있던 감정은 기형적으로 ‘폭발’해 나오고 수많은 에릭들이 실제보다 더 나쁜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때 그때 적당히 감정을 표출해주는게 좋다고 하더라고요ㅋㅋ 끝으로 제가 좋아하고 즐겨 쓰는 표현인데요.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을뿐.] 아참~ 연극에 대한 평은요, 짧은 시간안에 소설을 내용 잘 살린 점은 좋았지만, 역시 결말 부분을 비극적이게 그려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가족 사진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게 연출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가족사진이 이 작품에서 결말까지도 이어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에릭의 생각과 감정에 따라 사진속 모습이 달리 그려지는 부분이 주요하다고 봤거든요. 이상 대단원 마무리합니다!!
막장 결말 ㅋㅋㅋ 정말 의심의 끝이 없네요. 이번 5기도 좋은 작품을 선별해 연뮤클럽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6기는 또 어떤 작품과 함께 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
가족/커뮤니케이션/신뢰라는 개념은 제가 굉장히 관심이 있는,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주제여서, 책과 연극 모두 저를 돌아보는 거울(^^)의 역할로 만났던 듯 합니다. "지미가 돌아왔을 때 들렸던 차소리는 그래서 누구의 차인가", "소설과 달리 연극에서 에릭은 그 집을 떠났을까" 등의 디테일한 부분들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더 의미있고 중요한 질문들에 집중하다 보면 그 궁금증은 굳이 몰라도 괜찮겠다 생각도 드네요. 사람은 거의 대부분 모순된 존재라고 생각하는 저이기에, 이 책/연극에 나온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에게 연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상황이 묘하게 어긋날 때는 모두가 최선을 다했을 때도, 이 책처럼 불행한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반대의 경우도 발생하겠지요). 그럼에도 모든 걸 운명으로 내놓기는 그렇고, 여러 변수들을 곱했을 때 조금 더 높은 가능성이 나올 수 있도록, 튤립과 장미의 고유성을 잘 존중할 수 있도록 - 물론 그 전 단계로 튤립과 장미를 구분하는 역량도 쉽게 가지기는 어렵지만 - 노력하며 살았으면 좋겠네요. 중간중간 감상을 나누더라도 발제가 기본이 되는 독서 모임에 익숙했는데, 주별로 나누는 그믐의 방식은 어색함과 신선함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늦게 가입해, 매 주 나오는 질문에 답하면서 참여하지는 못했지만요^^) 여전히 그믐 프로세스를 전부 숙지한 것 같지는 않으나(ㅎㅎ), 다음에 그믐 모임에 참여할 때는 이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
가족/커뮤니케이션/신뢰라는 개념은 제가 굉장히 관심이 있는,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주제여서, 책과 연극 모두 저를 돌아보는 거울(^^)의 역할로 만났던 듯 합니다. "지미가 돌아왔을 때 들렸던 차소리는 그래서 누구의 차인가", "소설과 달리 연극에서 에릭은 그 집을 떠났을까" 등의 디테일한 부분들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더 의미있고 중요한 질문들에 집중하다 보면 그 궁금증은 굳이 몰라도 괜찮겠다 생각도 드네요. 사람은 거의 대부분 모순된 존재라고 생각하는 저이기에, 이 책/연극에 나온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에게 연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상황이 묘하게 어긋날 때는 모두가 최선을 다했을 때도, 이 책처럼 불행한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반대의 경우도 발생하겠지요). 그럼에도 모든 걸 운명으로 내놓기는 그렇고, 여러 변수들을 곱했을 때 조금 더 높은 가능성이 나올 수 있도록, 튤립과 장미의 고유성을 잘 존중할 수 있도록 - 물론 그 전 단계로 튤립과 장미를 구분하는 역량도 쉽게 가지기는 어렵지만 - 노력하며 살았으면 좋겠네요. 중간중간 감상을 나누더라도 발제가 기본이 되는 독서 모임에 익숙했는데, 주별 나눔 등 그뭄이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 어색함과 신선함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네요. (늦게 가입해, 매 주 나오는 질문에 답하면서 참여하지는 못했지만요^^) 문장 수집하는 방법과 책 꽂기를 이 대화를 작성하면서야 알게 된 것처럼 그믐 프로세스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ㅎㅎ) 다음에 그믐 모임에 참여할 때는 이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 p.s) 뭘 잘못한 건지, 저는 수정을 눌렀다고 생각했는데 원글과 수정한 글이 별도 포스팅으로 둘 다 보이네요. 이렇게 그믐 플랫폼에 적응 못 한 걸 티를 내는 건지 ㅎㅎ 삭제 메뉴를 못 찾아서, 위에 글과 이 글 둘 다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다양하게 해석되니깐요ㅋㅋㅋ 하지만 그런 결말은 왠지 소시오패스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데요ㅋㅋㅋㅋ 요즘 <일리아스>를 쭉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요. 극중 필멸의 인간이 불멸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저마다의 서사극을 보여 주지만요, 지금껏 이름이 회자되는 영웅들도 불멸이라는 신들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거에요. 특히 감정적인 부분이요. 자신의 전리품을 빼앗겼다고 분노하여 어머니를 이르는가하면, 자신이 아끼는 인간이나 후손에게 더욱 애정을 보이며 도와주기도하죠. 전자로 인해 전세는 역전되고 후자로 인해 죽을 사람이 살기도 하죠. 이렇듯 영웅과 신들 조차도 도덕나 규칙에 상관 없이 자신들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표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요. 그에 반해 우리는 이러한 감정들을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꽁꽁 싸서 말 그대로 바닥을 향해 감금해버리려고하죠. 남들에게 보기에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는 생각때문에요. 그러다보면 에릭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문장[부식이 일어난거죠]처럼 되어버리게 되는거죠. 부식이 일어나면서 저 바닥 깊이 이성이 얇게 덮고 있던 감정은 기형적으로 ‘폭발’해 나오고 수많은 에릭들이 실제보다 더 나쁜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때 그때 적당히 감정을 표출해주는게 좋다고 하더라고요ㅋㅋ 끝으로 제가 좋아하고 즐겨 쓰는 표현인데요.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을뿐.] 아참~ 연극에 대한 평은요, 짧은 시간안에 소설을 내용 잘 살린 점은 좋았지만, 역시 결말 부분을 비극적이게 그려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가족 사진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게 연출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가족사진이 이 작품에서 결말까지도 이어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에릭의 생각과 감정에 따라 사진속 모습이 달리 그려지는 부분이 주요하다고 봤거든요. 이상 대단원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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