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D-29
나는 강박증이 있다. 손에서 음식 냄새가 나면 그 손으로 책을 넘기지 못해 바로 비누를 이용해 깨끗이 씩은 다음 읽어야 한다.
섞이는 게 낫다 누구라도, 폐쇄 사회는 더 그 주변의 환경과 그에게 영향을 준 사람, 그리고 그가 읽은 책에 의해 영향을 받아 그게 전부인 줄 안다. 가난한 애들은 가난이, 부잣집 애들은 그게 그냥 전부인 줄 알고 크는 것이다. 어릴 땐 남의 가정도 우리 집과 같은 줄 알았다가 안 그런 걸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남과 다른 세상은, 내 그것과 같지 않다. 남들은 또 자기 것이 전부인 줄 알고 사는 것이다. 남의 사정을 몰라도 괜찮지만, 그 정황(情況)이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중에 가선 내가 남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 주변도 정확히 파악해야지 자기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운전하는 것처럼 자기만 잘한다고 교통사고가 안 나는 게 아니다. 사방을 주시하며 교통 흐름도 동시에 살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위상을 아는 것이다. 조선조 말기에 쇄국 정책을 써서 주변 정세에 어두워 조선이 망한 것이다. 지금도 국제 정세를 잘 이용해야 한다. 우방인 미국, 일본과 겉으로는 잘 지내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과도 물밑 교섭으로는 연결을 끊지 말아야 한다. 국제 질서는 가치나 우방이 따로 없고 힘의 논리와 자국 이익만 작용할 뿐이다. 우크라이나가 우방이고 가치를 같이한다고 해서 어디 서방(西方)이나 미국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던가. 그저 손 놓고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뿐이다. 그러니 뭔가 발전하고 진보하려면 나와 다른 외부가 또 있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섞여야 한다. 혼혈이 재능이 뛰어나고 외모에서 더 출중하고 섞인 문화가 더 창조적인 이유가 그래서 그렇다. 내 좋은 것에 내가 아닌 남의 좋은 것을 섞어 새로운 더 좋은 뭔가를 만들어내 그런 것이다. 내륙보다는 인천이나 부산같이 외부 문물을 쉽게 접하는 곳은 더 활기차지만, 내륙은 집성촌(集姓村)이 형성되어 몇백 년이 흘러도 그대로여서 그게 전부인 양 그것만 고수하고 그걸 기준으로 모든 걸 판단한다. 이런 경우, 갈라파고스가 되어 외부 침입이 있을 때 꼼짝없이 당한다. 병자호란(1636년) 때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청군에 버텼지만 결국 삼전도(三田渡)의 치욕을 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대통령 관저도 똑같은 경로를 밟을 것이다. 극우 유튜버 말만 듣고서는 고립을 면치 못 해-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되어-사방에서 공격해 오는 외부(국민)의 힘에 결국 굴복하고 말 것이다. 비참한 말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륙이라도 서울과 직접 연결되고, 간선 도로가 지나는 곳이면 깊숙한 내륙보단 좀 덜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그대로 고여 있는 물보다는 외부와 접촉하며 혼재하고 취사선택하는 것이 더 창조적이고 더 생기 넘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권 안정기보단 춘추전국시대 같은 혼란기에 오히려 예술과 문화, 사상이 발전한 것을 알 수 있다. 뭐든 (한가지 소리만 들리는) 안정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모든 게 정권을 잡은 기득권만 좋고 자기들 기준으로 획일화될 게 뻔하다. 혼란기엔 어떤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도 그것을 제재할 주체가 없어 그런지도 모른다. 정권이 자리를 잡으면(중앙집권화가 완성되면) 사상이든 문화든 자기 정권을 위해 기꺼이 나팔수(Propaganda)가 되길 강제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종교가 전권을 잡은 중세처럼 종교 외엔 모든 게 암흑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비슷한 모습을 지금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을 통해 알 수 있다. 혼란과 변화, 혼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모든 현상엔 장점이 반드시 있으며, 관점을 달리하면 그것도 꽤 쓸모가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종교에 빠진 인간들은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하니 그냥 그렇게 살게 둬야 한다. 어떻게 해도 안 된다. 안 되는 인간들은 그냥 포기하는 게 맞다.
마광수는 자기가 솔직하고자 해서 윤동주 같은 솔직한 시인을 따랐다.
마광수는 뭐든 육체로 향한다.
솔직하게 자신을 발가벗기는 글을 마광수는 가장 잘 쳐준다.
마광수는 또 얄팍하게 시류에만 편승하는 글을 아주 경멸한다.
우리나라 글과 말은 어 다르고 아 다른 게 확실하다.
마광수는 합리나 이성보단 감각이나 감성, 본능을 더 중시 여긴다.
마광수는 인간의 내면적 이중성을 많이 다루고 있다.
마광수는 정치에 안 뛰어들고 지조를 지킨 문인을 존경하는 것 같다.
여자가 심리학 교수처럼 고상한 직업을 갖고 있고 남편이 펀드매니저 같은 속물스러운 직업일 때 서로 싸우게 되면 여자는 남편에게 네가 심리학에 대해 뭐를 아냐며 그걸로 반드시 공격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럼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차근차근 처럼 한국어는 이 부사어가 참으로 발달해 있다.
하던 거 느긋하게 하는 게 낫다 새로운 것을 속전속결로 빨리 처리하는 걸 멋있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개털이다. 차분히 하던 것을 하는 게 빼놓고 않고 철저히 하는 것이니 새로운 것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실은 빠르게 처리할 수도 없고 성급히 하면 빼놓는 것투성이인 게 엄혹한 현실이다.
그리고 오히려 춘추전국시대에 오히려 온갖 사상이 발달했다.
나는 이병철처럼 추운 겨울에도 냉수 마찰을 한다. 정신일도하사불성이라고 깨어나라고 하는 것도 있고, 그냥 단지 버릇이 되어 그런 것이다. 실제 해도 생각만큼 그렇게 차갑지 않다.
모든 발견의 법칙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거 모른다고 사는데 지장없고 나중에 필요하면 자신이 손수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솔직성이 결여되면 작품이 아무리 미사여구를 나열해도 믿음이 안 간다.
마광수는 프롬과 러셀과 카뮈를 좋아한다.
마광수는 한국의 리얼리즘보단 낭만주의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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