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2. 희랍어 시간

D-29
말이 흘러나왔던 길에 바늘 자국을, 핏자국이라도 새겨뒀더라면. 하지만 너무 끔찍한 길이었어. 혀와 목구멍보다 깊은 곳에서 그녀는 중얼거렸다.
희랍어 시간 2 침묵, 한강 지음
완전한 어둠 속으로 내가 걸어들어갈 때, 이 끈질긴 고통 없이 당신을 기억해도 괜찮겠습니까.
희랍어 시간 5, 한강 지음
그녀는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했다. 누구나 꼭 자신의 몸의 부피만큼 물리적인 공간을 점유할 수 있지만, 목소리는 훨씬 넓게 퍼진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넓게 퍼뜨리고 싶지 않았다.
희랍어 시간 7 눈, 한강 지음
세계는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캄캄한 암흑 속에서 수많은 변수들이 만나 우연히 허락된 가능성, 아슬아슬하게 잠시 부풀어오른 얇은 거품일 뿐이었다.
희랍어 시간 7 눈, 한강 지음
그 여자의 침묵에는 두려운 데가, 어딘가 지독한 데가 있었어. 오래전, 죽은 삐비의 몸을 하얀 가제 수건에 싸려고 들어올렸을 때...... 우리가 얼어붙은 숟가락으로 파낸 작은 구덩이 속을 들여다보았을 때 느꼈던 정적 같은. 상상할 수 있겠니.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침묵을 본 건 처음이었어.
희랍어 시간 9 어스름, 한강 지음
하지만 그녀는 그것에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다. 그 변화에 대해 언어로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희랍어 시간 11 밤, 한강 지음
질끈 감은 눈꺼풀에 힘을 준다. 눈을 감았으므로 보이지 않는다. 반짝이는 육각형의 커다란 결정들도, 깃털 같은 눈송이들도 보이지 않는다. 짙은 보랏빛 바다도, 흰 봉우리 같은 빙하도 안 보인다.
희랍어 시간 11 밤, 한강 지음
모든 사물의 몸에서 파르스름한 빛이 새어나와, 방금 잠이 씻긴 두 눈 속으로 기적처럼 스며들어오는 새벽. p72
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어떻게 이런 표현이 나올수 있을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A-3. 여자는 언어를 잃어버린 현상(침묵)을 청소년기에도 마찬가지로 겪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명시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는데요. 나름대로 추측해본다면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작대기로 흙바닥에 적어간 문자들. 거기 아슬아슬하게 결합돼 있던 음운들의 경이로운 약속.’ p14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 입을 열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소름끼칠 만큼 분명하게 들린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하찮은 하나의 문장도 완전함과 불완전함,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을 얼음처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혀와 손에서 하얗게 뽑아져나오는 거미줄 같은 문장들이 수치스러웠다. 토하고 싶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p15 경이로운 언어의 세계 속에서 비어져 나와, 현실에 내뱉어지는 말과 언어의 양면성과 위선에 주체할 수 없는 회의감이 몰아쳐 스스로 소리를 삼키게 했던 게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처음의 침묵이 출생이전의 그것에 가까웠다고 하는 것 보면 사건이나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언어 자체에 대한 예민함으로 언어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출생이전이라는 건 어쨌든 생에 가깝기 때문에 세상자체가 자극으로 느껴지듯 주인공에게 언어자체도 자극으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A-4. 이 책에서는 “따옴표”가 쓰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 표는 표현과 감정을 화자의 것으로 객관적이고 제한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은데.. 따옴표 없는 이탤릭체의 문장은 읽는 이에게 제한 없이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희랍어 강의 시간에 강의내용은 또 이탤릭체가 아니더라구요. 나에게 다가오는 언어는 이탤릭체이고, 아직 나를 "변화시키는 말"은 없어서 인걸까.. 싶기도 해요.
인지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어쩌면 발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효과를 통해 책 전체에서 주인공의 상황과 심경을 강조하려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얼핏 살펴보니 <희랍어시간> 뿐만 아니라 한강 작가님 작품에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종종 따옴표가 등장하지 않더라구요. 저도 이유가 궁금해 여쭤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작가님이 답하신 게 있네요.. https://m.khan.co.kr/article/202410161006001#c2b
희랍어 강의는 이탤릭체가 아니던데, 감정의 깊이가 없어서(?) 그랬던 거군요!
저 기사를 읽고나니 따옴표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감정을 열어두는 차원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괴담 좋아하시는 분들 여기로!
[그믐앤솔러지클럽] 4. [책증정] 도시괴담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금지구역』으로 오세요 [책증정] 조선판 다크 판타지 어떤데👀『암행』 정명섭 작가가 풀어주는 조선 괴담[책증정]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함께 읽어요!!
🎵 책으로 듣는 음악
<모차르트 평전> 함께 읽으실래요? [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그믐이 자신 있게 고른 이 시대의 고전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그믐연뮤클럽] X [웰다잉 오디세이 2026]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계속계속 책읽기 by Kiara
2024.01.19. <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2024.01.17. <참 괜찮은 눈이 온다 _ 나의 살던 골목에는> 한지혜2024.01.16. <이 별이 마음에 들어> 김하율2024.01.14. <각자 도사 사회> 송병기2026.01.01. <아무튼, 데모> 정보라2026.01.02. <버드 캐칭>
2026년에도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책 선물] 한강, 『여수의 사랑』 : 미래가 없는 자들을 위한 2026년의 시작
다정한 모임지기 jena와 함께...어느새 일 년이 훌쩍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2026. 1월] '시쓰기 딱 좋은 날'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박산호 작가의 인터뷰집
[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책 증정] <이대로 살아도 좋아>를 박산호 선생님과 함께 읽어요.
<책방연희>북클럽도 많관부!
[책방연희 북클럽] 정보라, 최의택 작가와 함께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 읽기정명섭 작가와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
책으로 하는 세계 여행, 번역가의 가이드로 함께 떠나요.
<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송은주 번역가와 클라우드 아틀라스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조지 엘리엇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 1> 혼자 읽어볼게요.조지 엘리엇 <미들마치1> 함께 읽기[도서증정-고전읽기] 조지 엘리엇의 『고장 난 영혼』
걸리버가 세상에 나온지 3백년이 되었습니다
[그믐밤] 44. <걸리버 여행기> 출간 300주년, 새로운 세상 상상하기 [마포독서가문] 서로서로 & 조은이책: <걸리버 여행기>로 20일간 여행을 떠나요!<서울국제도서전> 함께 기대하며 나누는 설렘, 그리고 책으로 가득 채울 특별한 시간!걸리버가 안내하는 날카로운 통찰에 대하여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