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2월 10일(시) '양양' ‘우리 여기 또 오자~~~’ 친구, 지인들과 좋은 공간이나 장소에 가게 되면 하곤 하는 이 말이 참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저기 둘은 그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처럼... 여기 또 오자라는 말은 지켜지기가 쉽지 않은 말이기도 한 것 같아요 ‘밥 한번 먹자’라는 말처럼요~~~ 그래서 그 순간순간 좋은것으로의 느낌을 충분히 만끽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되기도 합니다.
아 맞아요. "여기 또 오자"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근 좋은 공간, 도시, 나라의 경험이 있으신가요?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디이실까요? 오늘은 작가의 공간 양양과 함께 장소에 대한 추억을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주말을 지나고 맞이한 월요일... 좋은 느낌의 공간, 장소를 기억해내는 것이 즐거움을 가져다줄거란 생각을 해보게 되어서요
음.. 저는 작년에 갔던 '부여'가 생각났어요. 9월에 가고 좋았어서 10월에 또 갔거든요^^ 부여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느낌이에요. 밤의 궁남지가 정말 예뻤고, 황포돛배를 타고 고란사가서 젊어지는 약수도 마셨어요^^ 정림사지5층석탑은 왠지 쓸쓸한 느낌도 들기도 했고요. 백제문화단지 걸으면서 백제를 느껴보고, 백제역사문화관에서 역사 공부(?)도 하고, 중앙시장에서 시골 통닭도 먹고😃 아! 송정그림책마을에 가면 마을어르신들이 직접 그리고 쓰신 그림책을 볼 수 있고, 마을 산책이랑 어르신이 직접 그림책을 읽어주시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어요. 짧은 그림책인데...어르신들께서 살아온 긴 세월이 솔직히 담겨 있어서 코끝이 찡하기도 했어요. 올해는 신라를 느끼러 경주에 가볼까 하는데, 경주에 가볼만 한 곳 아신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우와~~부여 저는 경험이 없는 도시인데요 밝은바다님이 얘기해주시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벌써 화요일이네요! 저는 바로 어제(ㅎㅎ) 오사카에 도착했습니다. 꼬박꼬박 시 리뷰를 올리고싶어서 오사카에 있는 5일간의 글은 부득이하게 미리 읽고 리뷰를 비축해두었어요. 그랬는데도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출석을 못했네요. 아침을 먹으러 온 김에 짬이 나서 태그해주신 글도 천천히 함께 읽고 있습니다. 동생과 일본은 두 번째, 오사카는 처음이라 함께 온 동생과 함께 차곡차곡 새로운 추억을 쌓고 있습니다. 제가 허둥지둥하는 부분에선 동생이, 동생이 서툰 부분에서는 제가 보조하며 여행길을 헤쳐나가고 있어요. 서투른 일본어와 임기응변으로 금요일까지 잘 버티다 돌아갈 예정입니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은 그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요. 해외여행이 아무래도 난관을 헤쳐나가는 느낌이 더 강해서 그럴까요ㅎㅎ
오호~ 그러셨군요 하금님 글이 없어.. 아프신가? 하루정도 쉬어가셔도 괜찮지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행을 가셨군요.. 즐거운 여행이 되심좋겠네요 상홤되실때 오사카 여행소식도 들려주셔요~^^
어머 리뷰를 비축해주셨다니. 하금님의 다정함과 세심함이 새삼 확 느껴져요!
오늘 시 <양양>은 맨발로 백사장을 걷고 있는 연인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졌는데요. 화자는 연인에 대한 마음이 식은 걸까요?? 흐린 바다는 흐린 대로 좋다는 연인에게 들키기를 바라는 혼잣말. 끝도 없이 들어오는 겹물결이 화자를 여전히 계속해서 좋아하는 연인이고, 부서진 모래성이 화자라면, 이미 화자는 마음이 떠났지만, 이별을 말하기 어려워서 "막국수 맛없었지"라고만 대답하고. 연인이 마음의 변화를 알아차리길 바라는 상황인건지...다른 분들께서는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지난 11월에 순천에 일 때문에 다녀왔는데요... 자연환경 뿐 아니라 소도시....마을의 문화를 잘 꾸려가는 곳으로 느껴졌어요 작은 동네 책방, 룸서비스가 멋진 작은 호텔, 옛모습을 담은 카페, 철새들이 찾아오는 습지 등등 참 매력적이었어요 올해....부지런히 노력해서 책 친구들과 책읽고 나누는 여행으로 함께 가자고 해보고 싶은 생각을 품고 돌아왔지요.. 이 생각이 구체화되면.... 이곳에 계신 분들도 초대하고 싶어요~~^^
저도 순천에 다시 한 번 다녀오고 싶었는데 ...순천의 동네책방과 룸서비스가 멋진 작은 호텔...꼭 가보고 싶어요!
밝은바다 님과 함께 동행하게 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어요~^^
책 친구와 함께 순천여행! 꼭 이뤄지기를요!
그러면 좋겠어요~^^
풋내기 서퍼들이 자기한테 알맞은 파도를 고르는 동안 모래 위 맨발인 나는 여전히 발아래를 걱정하며 걷습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p.60-61 (2월 10일의 시, 양양), 전욱진 지음
어린애가 짓고 부순 저 모래성이 내가 아닐 리 없듯이 끝도 없이 들어오는 저 겹물결이 네가 아닐 리 없다고 들키기를 바라는 혼잣말도 생깁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61 (2월 10일의 시, 양양), 전욱진 지음
사람은 다 끼리끼리 모인다고들 하잖아요. 저랑 동네 친구들도 딱 그런 모임입니다. 사람 붐비는 건 싫고 여행지의 자유로움, 새파란 바다가 주는 통쾌하기까지 한 뻥 뚫린 상쾌함은 누리고 싶어서 매번 양양 하조대 겨울 바다를 찾았어요. 다들 취직하고 삶이 바빠지면서 최근에는 하조대 겨울 바다를 보지 못했는데, 이번 년도 말에는 다시 여행을 가보자는 말을 꺼냈습니다. 과연 12월의 우리가 이 대화를 기억하고 하조대 캐러반을 예약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어린애가 짓고 부순 저 모래성’을 닮은 나는 왜 ‘모래 위 맨발’인채로 ‘발아래를 걱정하며 걷’고 있을까? 모래 위에 솟았다가 무너진 나, 그리고 모래 위에 발 붙이고 서서 젖은 모래밭을 내려다보는 나의 모습이 상상하기 재미있어서 계속 그 문장들 언저리를 읽고 또 읽은 것 같아요. 여러분은 이 구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 궁금하네요. 감정과 관계라는 성을 내가 쌓아 올리고, 파도를 닮은 너는 끊임없이 밀려와 그 성을 부드럽게 무너트렸을지. 아니면, 나는 나 좋을대로 너와의 관계를 해석하고 단단하다고 생각 되는 집을 지었는데, 다 나의 상상으로 지은 모래성일 뿐이었고, 너는 그저 물처럼 다가왔다가 물러나는 흐름을 타는 사람이라 나에게 다가왔다가 떠났다는 말인지. 관계의 여러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하나도 빠짐없이 남겨진 나의 외로움이 느껴지는 이미지들이긴 하지만요. 시의 끝에 남긴 “아까 먹은 막국수 진짜 맛없었지”라는 문장부호도 붙지 않은 말 때문에 시의 외로움이 더 진한 것 같아요. 물음표도 마침표도 없이, 그래서 그 부호가 가져오는 어조의 변화도 없이 남겨진 말은, 이전에 작가가 말했던 ‘부치지 않을 편지’와 같은 처지라고 생각했어요. 내 감정만 담기고 수취인은 없는, 이제 교류 불가능하다는 속성 때문에 외롭지만, 그래도 내 마음 바깥으로 나왔다는 점에서는 후련한 성질을 가진 그런 말 도막 같네요. 후련하지만 외로운, 곁에 내 마음과 마음의 표현을 온전히 받아줄 사람이 있던 시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각나는 음악도 같이 남겨요. 왠지 오래 연락 안 하던 사람들한테 연락을 해봐야하나, 생각이 드네요. https://youtu.be/3JiSwJKPuy8?si=hGNAH5fWTrdRPDNW
양양~ 글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셨을것같아요~^^ 하조대~ 겨울바다...멋진 풍경이 그리어지네요 꼭 여행으로 하조대를 만나실수 있음 좋겠네요 하금님의 글을 읽으며 바닷가 모래... 발가락 사이를 간질간질이는 상상을 해보게되어요 맨발로 따뜻한 모래의 감촉을 느끼는 상상도 좋으네요 저는 먹은 막국수가 맛없었지라고 얘기하는 그 문장이 페이지를 한장 더 넘겨 덩그러니 남겨진것이 의미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약간 짠한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삼킨다 해도 발목을 적시는 물결의 감촉이 느껴지거나 파도 소리가 귀에 들린다거나 하지는 않는 그러니까 불가능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아닌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65 (2월 11일의 시, 강릉 해변 메밀 막국수), 전욱진 지음
시와 조금 동떨어진 말을 수도 있지만, 슴슴한 맛이 다시 각광 받을 시간이 올까요? 자극이 너무 저렴한 시대가 오면서, 오감이 다 뒤집어지는 것만 같은 ‘존맛’ 음식을 향한 질주가 만연해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너무 속된 말인가요? 바꿔말하자면 미미(美味)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그런 ‘미미’한 음식을 향한 레이스가 과해진 것 같아요. 내가 바로 ‘미미’라고 외치지 않는 이상 시장에 있을 자격이 없는 것 처럼요. 자가용, 자차가 당연한 시대가 와서 시내에 외제차가 많아진 현실과 비슷한 느낌일까요. 고만저만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지니까 ‘우리는 그 중에서도 제일이야!’ ’이런 맛은 어디에도 없을걸?‘하고 고함 치듯 너도나도 광고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선 눈에 띄어야하니까 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정말 아무나 ’미미‘라고 외치니까 정말 ’미미’한 음식을 만나긴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 수많은 가짜 중 진짜를 찾는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에요. 흔하디 흔한 막국수. 딱 재료의 정직한 맛만 담은 한 그릇. 바다의 광활한 상쾌함이나 모래 해변의 반짝임을 담은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먹으면서 기분 상할 정도는 아닌 맛. 그래도 여름에 먹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담백한 아쉬움만 남는 맛. 그런 슴슴함이 문득 그리워지는 시간이 있을거예요. 사람이 뿌링클만으로, 넷플릭스만으로, 시끄러운 음악만으로 살 수 없으니까요. https://youtu.be/7kjjrEZOVHo?si=nkKjNrc-VK83U1We 오늘의 음악은 Su Lee의 Slice of Life. 시의 분위기보다는 메세지와 잘 어울려서 생각 났어요. 단순하게, 내가 좋아한단 사실만으로 충분히 좋은 것들로 가득한 하루를 생각하게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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