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아주아주 작고 조용해서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을 위해 나직한 노래를 시키며 물이 얼어서 된 얼음 아래 슬픔이 코 고는 소리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142 (2월 24일의 시, 해빙기), 전욱진 지음
얼어 붙은 마음, 이라지만 왠지 살얼음 낀 슬픔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적절해보이는 저수지가 떠올랐어요. 안개도 짙게 끼고, 나무도 하나 없이 오로지 회색빛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갇힌 깊은 물. 그 위에 뽀얀 먼지처럼 내려 앉은 눈, 그 위로 찍힌 수를 헤아릴 수 있을만큼만 많은 발자국들. 사랑을 시작하기 전 단계는 어떤 모습인가 그려보게 하는 시였던 것 같아요. 굳이 다쳤기 때문에 닫혀있다기보다는, 그냥 나눌 사람이 없어서 닫혀있던 아믕도 있지 않나 싶네요. 나누는 법이나 표현하는 법을 잊고 주인인 나도 자주 메만져주지 않아서 먼지가 쌓인 마음이 그려졌어요. 시나 영화, 그림이나 글 등으로 자주 내 마음을 헤아리고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기록하거나 나누는 버릇이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누가 내 마음에 걸어들어와 첨벙 빠졌을 때 어떻게 구조해줄 수 있을지 알지 않을까요. 내가 내 마음의 깊이와 슬픔의 종류를 아는 건 나와 나를 사랑할 타인을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https://youtu.be/s1ANJIYIB6k?si=v27iH6aebntNnMrk 오늘의 시는 아무래도 영화 <윤희에게>가 떠올라서, 차분한 편지 나레이션이 포함 된 플레이리스트 링크를 함께 공유 드려요. <윤희에게>도 내가 묻고 살았던 지난 날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에서 파생되었으나 내가 덮어두느라 잘 살피지 않았던 지금의 내 마음을 돌보는 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분들은 이 영화가 어떠셨을지 궁금하네요. 2월 한 달 내내 제가 좋아하는 노래 부터 영화까지, 시 말고도 다양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부끄럽고 또 뿌듯하기도 하네요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살얼음 낀 슬픔' 같은 저수지- 외롭고 불안하고 슬픈 느낌이에요. 다쳐서 닫힌 마음도, 나눌 사람이 없어서 닫혀있던 마음도, 먼지가 쌓인 마음도 공감가요. <윤희에게> 못 본 영화인데, 보고 싶네요! 노래와 영화, 그림도 나눠주셔서 항상 감사해요:)
글에 등장한 저수지 느낌이 외로움, 불안, 슬픔으로 느끼셨네요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이 아닌 가두어져 있는 저수지의 물을 생각하니 더욱 슬픔이 가득해지는 느낌이에요
나를 헤아리는 마음~~~ 참 중요한것 같아요 나를 헤아리는 마음이 나를 사랑하는 것 뿐아니라~ 그것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뜻으로 얘기하신 하금님의 이야기가 의미있게 다가오네요~^^ 와~~~~그리고, 하금님으로 부터 듣는 영화, 음악이야기가 너무 풍성하네요 조금씩이라도 찾아 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나누어 주신는 것으로 풍성해지고 있어요 많이 뿌듯해주셔도 좋겠네요 ㅎㅎㅎ
2월 24일(시) ‘해빙기’ 흐르는 물과 같고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것 때로 얼음조각처럼 깨질 수도 있는 것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러니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을 몸에 두르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우리의 삶엔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사랑은 너무함과 무모함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은 부드러운 눈으로 덥혀있는 그 마음으로 걸어가기도 하지 하고 생각했어요. 이 움직임을 어떻게 막겠어...라고 생각하는데 작가도 그래서 이렇게 말했나 싶어요 ‘~~~~~사람을 계속 걷게 했구나’ ‘물이 얼어서 된 얼음 아래 슬픔이 코고는 소리’~~~ 표현이 너무 재미있고 멋지네요 저도 얼음 아래 소리가 궁금해집니다
맞아요! 이걸 어떻게 막겠어~~~~
ㅎㅎㅎ 마음의 흐름은 막을 수 없겠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추가로 작성된 계절서간-2월을 메일로 보내드렸어요~^^ 이방에 있으시면서~~~ 계절서간을 쓰고 주고 받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본인의 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메일 주소는 저의 sns- DM으로 받고 있습니다..~^^
좋은 그림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그림책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가만히 들어주었어》보다보니 같이 <나는> 시에 대해 나눈 날도 생각나더라고요. 부담 주지 않고 옆에 가만히 있어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는 얘기 나눴던 기억이 나요:)
밝은바다님도 그림책 좋아하시는 군요 시와 그림책.... 비슷한 분이 있는 것 같아요 옆에 있어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나누셨던 기억이 있으시군요 성인이된 지금 아직도 연습이 필요한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직도 어른이....ㅎㅎㅎ
사랑은 너무하고 무모해서 사람을 계속 걷게 했구나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해빙기>, p.148-149, 전욱진 지음
<해빙기> 저도 사랑을 시작하기 전이 떠오르는 시였어요. 수심도 깊고, 얼음이 깨질 수 있는 저수지 위를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무모하게 계속 걷게 하는, 사랑. 얼음이 깨지면 슬픔이 기다리고 있는데... 깨지지 않더라도...얼음이 다 녹으면 그 아래 자고 있던 슬픔이 깰텐데... 아주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 소설 속 한 구절이 떠올랐어요.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이다.' 사랑 후에 슬픔이 온다는 걸 경험했어도. 또, 그 위험한 길을 걷는 건, 사랑은 하는 게 아니라 빠지는 거라서 인 것 같아요.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이다~~~ 멋진 말인걸요...^^
채소와 달걀과 우유와 생선 무화과랑 올리브가 든 빵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152 (2월 25일의 시, 돌아온 이야기), 전욱진 지음
길을 막 나선 사람에게 말해줄 수 있겠지 다들 얼마나 사랑받고 싶어하는지 모른다고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153 (2월 25일의 시, 돌아온 이야기) , 전욱진 지음
무화과랑 올리브가 든 빵, 이 도대체 뭘까. 배가 고픈 시간대라 그 생각부터 들었어요. 무화과랑 올리브가 들어간 포카치아겠구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역시나 레시피가 여러 개 나오네요. 베이킹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나름 유명한 조합인가봐요. 달달하고 조금 질깃한 무화과, 부드럽게 뭉개지는 식감 속에 은은한 단맛이 숨은 올리브. 그 위에 입자가 굵은 소금을 조금 뿌리고 원한다면 꿀도 뿌려서 흔히 말하는 '단짠'의 밸런스를 맞춘다고 해요. 오븐에서 갓 나온 고소한 빵 위에 얇게 꿀을 뿌리고 소금을 올려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엷은 차도 한 잔 같이요. https://youtu.be/XKW84_vt7b4?si=fCfFDPhLAVUvBbMJ 포카치아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라고하지만, 괜히 이탈리아 음악을 들어야 할 것 같아서, 피에로 피치오니의 'Endless Love'를 틀어놨어요. 낭만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범죄 영화의 OST라고 쓰였다고 하네요. 사랑을 하고 있다기보다는 한 차례 겪고 돌아오는 듯한 시의 분위기에 맞게 약간의 쓸쓸함도 느껴지는 곡이에요. '끝없는 사랑'이라는 제목과 어우러지면 꽤 아이러니한 매력도 있는 것 같네요. 그래도 [누가 시켰는지 이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 오래된 심부름 다녀오는 길]이라는 표현과 참 잘 어울리는 분위기 같아요. 귓가에 노래가 울리고 나도 그 노래에 맞춰 몰래 몸을 흔들지만, 어쨌거나 이제 시작한 이유조차 기억나지 않는 심부름. 그래도 손목에는 묵직하게 [채소와 달걀과 우유와 생선 / 무화과랑 올리브가 든 빵]이 들려있다는 건, 내 마음도 텅 비어있지만은 않다는 뜻 아닐까요? 넉넉하게 사랑 받았지만, 그 사랑을 준 사람을 떠나야해서 쓸쓸한건 아닐까 싶어요. 영화 엔딩 크레딧 같단 생각도 드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나 궁금해요 :)
채소와 달걀과 우유와 생선,무화과랑 올리브가 든 빵이 우리의 많은것을 자극하고, 생각을 다양하게 만드는것같아요 저와는 다르게 또는 비슷하게 느낀 하금님 글을 보면서 생각하게되었어요.. . 음식들이 가져다 준 영감~~~^^ 하금님 글을 보면서 저도 올리브든 빵이 너무 먹고싶네요 소금뿌린 빵도 넘 먹고싶고요.. 저는 빨간후추, 민트맛나는 후추 뿌린 빵도 갑자기 먹고십어지네요.. 너무 늦은시간이라 상상으로만 먹어야겠어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후추를 소개 드리고싶네요ㅎㅎㅎ (사진으로~~~)
앗, 이 예쁜 빨간 후추는 정말 비주얼 때문에라도 한 병 갖고 싶어졌어요! 빨간 후추에서는 무슨 맛이 나나요? 생김새만 봐서는 별사탕 같은데, 후추라니 맛이 상상이 안 가요ㅎㅎㅎ
ㅎㅎㅎ별사탕 같아 보이는 후추..... 빨간 후추는 입안에 넣고 씹으면 과일향~~상큼한 맛이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이 후추를 치즈나 크래커 위에 올려 먹거나 다른 과일과 같이 먹기도 해요~^^ 좀 나눠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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