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어렸을 때 읽은 만화책에서 울고 있는 친구 A 옆에 아무 말도 않고 앉아 있는 친구 B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어요. 학교 옥상이었던 것 같고, 둘이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이었던 것도 기억나고, 흔하디 흔한 사춘기 여자 애들 사이의 우정 이야기였던 것도 기억이 나는데 도무지 제목은 떠오르지 않네요. 엉엉 울던 A가 이제 소리 내어서 울 정도는 아닌지 코를 훌쩍훌쩍 하다가 '고마워.'라고 하고 B는 당연하다는 듯, 별 거 아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데 그 모습이 되게 인상 깊었나봐요. 아직도 좋은 친구들을 만날 때면 그 장면들이 떠올라요. 나도 얘네가 앞뒤 설명도 없이 울고 싶을 때 옆에 조용히 앉아있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지. 엉엉 울만큼 무방비할 때 옆에 있어도 두렵지 않은 친구, 말하지 않아도 애정을 전달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지. 그런 다짐을 하게 되는 스위치 같은 기억이 된 것 같아요. 오늘의 시는 '사랑하고 오는 길에' 떠오른 일련의 깨달음: 더 다정해진 나를, 그리고 그런 나를 만들어준 사람을 축하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어요. 배경은 추운 겨울 바다 풍경이지만 따뜻한 내용이라 더 좋네요. 제가 있는 곳은 서너시간 정도 눈이 푹 내렸어요. 가로등 빛이 눈에 반사 되어서 괜히 밖이 어제보다 더 밝아보이네요. 다들 미끄러짐 사고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https://youtu.be/zv8fu8NhCTQ?si=kreqyW71kmCDbIHq 함께 들은 음악 Michael Seyer의 Lucky Love입니다.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은 담백하지만 깊은 애정 표현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싶었거든요. 이런 노래랑 잘 어울리는 사람 같아요.
시인과 닮은것 같은 분위기의 음악이어서 원래 책에 있는 음악이었나하고 다시 들추어보았네요. ㅎㅎㅎ 이렇게 멋진 선곡이라니요~^^ 매일 좋은 음악들어서 너무 좋은데요 하금님이 힘드신것 아닐지? 살짝 걱정이되어요
앗 아니에요! 원래 음악을 틀어두지 않으면 텍스트에 빨리 집중하기가 힘들어서 배경음삼아 틀어두고 있는데, 같이 읽고 있는 텍스트랑 잘 어울리는 곡이 나오면 기록했다가 공유 드리고 있어요ㅎㅎㅎㅎ 또 같이 들어주시니까 저도 재미있구요. 매번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재미있게 생각하시고 나눠주시니 감사하고, 좋아요 그럼 저는 즐겁게 감상하고, 잘 누릴께요~^^
'더 다정해진 나' 라는 표현이 너무 좋아요 하금님이 얘기해주신 만화속 친구, 하금님이되고싶으신 친구이야기를 읽고있으니 저도 저의 삶과 연결지어 생각해보게되어요 힘든 친구옆에 아무말 없이 함께 해주는것이 쉽지만은 않은것같아요 왜그러냐고? 묻게되고.. 도와줄께라는 말로 더 부담스럽게하기도 하는것같아요 때론 말없이 친구가 함께 있다는것만 느끼게 해주는것도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요 옆에 잘 있어주는것도 연습이 필요하지않을까? 생각하게되어요~^^
바다 앞에 어정대다 결국 웅크려서 어깨를 들썩이는 이의 옆에 앉는 사람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나는> p.39, 전욱진 지음
지난 밤은 공유해주신 음악들로 따뜻한 밤이었어요. 이 시간이 위로와 큰 힘이 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시의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이더라고요. '결국 웅크려서 어깨를 들썩이는 이의 옆에 앉는 사람' 사람이 많지 않은 왠지 쓸쓸한 겨울 바다 앞 모래사장에 앉아 울고 있는 사람 옆에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 저도 두 사람의 이미지가 그려졌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jena님 말씀처럼 부담주지 않고 옆에 잘 있어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위로, 큰 힘, 감사가 있는 시간이라하시니.. 저도 너무 좋아지는걸요~^^ 밝은 바다님도 좋은 사람으로 매일 매일 더해가실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마음이 생겨나고 또 몸이 움직여진다는 건 새삼 신비롭습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43 (2월 7일의 편지, 계절 서간-여름), 전욱진 지음
특히 샤워할 땐 난 거의 브루노 마스라 할 수 있는데, 아무도 안 볼 땐 누구나 이소라고 김광석이고 BTS고 뉴진스일 거라 짐작하면, 어떤 사람이든 갑자기 무진장 귀여워집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44 (2월 7일의 편지, 계절 서간-여름), 전욱진 지음
애틋한 마음 같은 건 별로 남아 있지 않지만 아주 가끔 판을 뒤집는 순간, 역시 이상하네, 하고 혼자서 말합니다. 한때 소중히 여긴 누군가가 곁에고. 어리둥절해하다 슬퍼하다 얼마 안 있어 그런 상태에 익숙해진다는 건.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44 (2월 7일의 편지, 계절 서간-여름), 전욱진 지음
2월의 책이지만 여름이어도 괜찮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어릴 때부터 주어진 상황에 덧대어 저만의 규칙 같은 걸 깐깐하게 만드는 편이라는 걸 저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 새삼스럽게 깨닫고 그러네요.. 오늘은 오랜만에 오전에 시간이 나서 아침 햇살 내려오는 책상에서 글을 읽는 사치를 부렸습니다. 오늘의 글이 다행히(?) 시가 아니고 편지라 시간을 들여 평소보다 천천히 읽었어요. https://youtu.be/FJjgsHABLjc?si=Y4hy4cLoO5QJfiON 오늘 아침을 같이 보낸 노래는 가수 ‘민수‘의 타임아웃. 초여름의 이미지는 저에게 항상 로맨스 영화 초입의 상쾌함과 활기참, 막 달아오른 열기와 반짝이는 초록색인데 오늘의 편지에 그런 풍경이 잠시 나와서 반가웠어요. 비록 편지에는 이미 사라진 사람들을 향한 의문 섞인 애정의 잔향 같은게 남아있지만, 외로움에 절절한 느낌이 아니라 뭔가 개운하게.. 운동 후에 흘린 땀을 닦아내는 느낌과 비슷한 글 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과거는 잊고마는 망각의 동물인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지금 사랑하고 있는 너도 시간에 밀려 사라지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네요.
아침 햇살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셨네요~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초여름 이미지와 로맨스 영화를 연결지어 느끼신 것으로인해 저도 따뜻~한 상상을 하게되었네요 오늘같이 추운날 상상하기 좋았습니다~^^ 오늘을 살며 최선의 사랑을 할 수 있기를 저도 바래보아요..
2월 7일 계절 서간ㅡ여름 (편지) '푸짐한 잎'이라는 표현에 혼자 웃음지어보았어요 추워도 너무 추운날인데요~ 푸짐한 잎들이 드리워진 여름이 너무 그립습니다. 저는 추위를 너무 힘들어해서요.. 오늘 아침엔 이렇게 추운 계절엔 따뜻한 기후의 나라에가서 지내다오는건 좋지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해보았어요 '바람 빠진 풍선같이 널브러져 있고 싶고 그렇게 한 이틀 정도 자다 깨고 싶지만,이란 문장을 읽으며 생각했어요 그래그렇지..... 오늘이 나에겐 바람 빠진 풍선같은 날이야하고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싶었는데요 그 다음 문장의 의미는 알지만, 오늘은 거부하고싶었던 문장이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운 내어 일상을 힘껏 붙들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지요' 알아요. 그런데 오늘은 널브러져 있고싶은데요라고 혼자말을 해보며 오늘의 일정이 취소되기를 바래었지요 제 바람데로 되진않아서 집을 나서야했어요ㅎㅎㅎ
오늘의 편지를 받는 사람은 너무 좋겠어요 평범한 하루 이야기를 이렇게 풍성하게 만들어 전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오늘의 글에도 마음과 머리에 담아 다시 되뇌이고 싶은것들이 많아요 '이처럼 맑은 날엔 어쩐지 진실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마음이 생겨나고 또 몸이 움직여진다는 건 새삼 신비롭습니다' '오구작작' 이라는 단어가 내는 소리와 입의 움직임이 재미있어 적어보고있습니다. 뜻도 다시찾아보고요 뜻; 어린이들이 한곳에 모여 떠드는 모양을 뜻하는 토박이말
'아기 고양이 무릎 열리는 소리'는 무엇일까요? 저는 들어본적 없는 소리라 궁금합니다. 오늘 녹지 않은 눈을 뽀드득뽀드득 밟아보았는데요 역시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리로 가득한 겨울입니다. 추운 겨울을 쉽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닌게 아쉬워요 그래도, 작가가 이야기하고있는 여름의 계절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네요~^^
저도 아기 고양이 무릎 열리는 소리 궁금해요😆
저도 소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소리를 모으기도하는데요 이소리는 들어본적도 관심을 가져본적도 없던 소리같아요 ~^^ 이 소리는 무엇일까? 궁금해지네요 아는분 없으실까요?ㅎㅎㅎ
이처럼 맑은 날엔 어쩐지 진실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계절 서간 -여름> p.42, 전욱진 지음
오늘은 11시 넘어 집에 와 하금님께서 공유해주신 음악을 듣는데, (저도 즐겁게 감상할게요^^) 말랑말랑한 느낌이 들었어요. 로맨스 영화 초입 느낌...알 것 같아요:) 2월의 책이라 '여름'이라는 단어가 더 반가웠어요! (아침 햇살 내려오는 책상에서 글을 읽는 하금님이 매우 부러웠고요^^) '푸짐한 잎' 시인의 표현력에 저도 감탄했어요. 초록보다 더 여름이 확 느껴진 듯 해요. 소리(음악)는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지만 느껴지니까 마음이 생기나봐요. '먹어보고 맛있으면, 나중에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들에게 대접할 수도 있겠지요' 전욱진 시인님은 참 다정한 사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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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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